[시승기] 싼타페 구입전 비교..푸조 5008 4천만원대 유일한 수입 SUV
[시승기] 싼타페 구입전 비교..푸조 5008 4천만원대 유일한 수입 SUV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3.11 07:47
  • 조회수 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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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08이 처음 나온 2000년대 초 만해도 개발 콘셉은 SUV가 아니라 미니밴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으로  SUV 광풍이 불면서 5008은 2세대 모델부터는 SUV 콘셉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말 푸조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가 한국에 선보인 5008은 넉넉한 공간, 정말 디젤인지 모를 정도의 정숙성과 합리적 가격대로 조용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승 차량은 3개 트림 중 중간 사양인 1.6리터 디젤이다. 120마력을 내는 엔진이 장착됐다. 5008을 첫 눈에 보고 내린 판단은 이렇다.  "느리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

시동을 걸고 스티어링휠 조작을 했을 때는 딴판이다. 생각보다 한발 빠른 초반 가속력에 놀란다.  장난감 같은 조그만 스티어링휠에 과장을 조금 보태 람보르기니를 연상케 하는 실내 디자인 등 5008만의 독특한 가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미니밴 콘셉을 지녔던 푸조 1세대 5008의 모습


무모(?)했던 외관 디자인..이제는 차분하게

2000년대 초중반 푸조 차량 디자인을 살펴보면 너무 난해하거나 과감했다. 심각한 경우에는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푸조가 대중적인 차량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6년에 공개된 준중형 SUV 3008은 2017년 제내바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 201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다양한 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2세대 5008은 푸조 최신 패밀리룩을 충실히 반영했다. 3008에서 길이만 조금 늘린 모습이다. 앞모습은 같은 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와 코나를 보는 듯하다.

날렵한 헤드램프는 요즘 유행하는 SUV 요소를 제대로 품고 있다


푸조는 언제나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디테일한 기능이 숨어있다. 날렵하게 다듬은 헤드램프 사이에 들어간 LED며 밖에서 안으로 스르륵 켜지는 방향 지시등은 트랜디한 감각이 묻어 난다. 또 차 문을 열었을 때 어두운 바닥에 푸조의 트레이드 마크 사자 한 마리가 그려지는  사소한 기능도 숨어있다. 운전자 배려도 탁월하다. 트렁크 뒤로 가서 아래 단에 발을 넣어 흔들면  트렁크 문이 열린다. 두 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편리한 기능이다. 잠금 장치를 풀면 손잡이 부분에서 웰컴 라이트가 켜져  어두운 곳에서 손잡이를 찾는데  편리하다.  세 가지로 선택할 수 있는 방향제 역시 특별하다. 글로브 박스를 열면 향수 카트리지가 들어있다. 센터페시아 터치 스크린의 방향제 기능을 조작해 원하는 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향수는 '하모니 우드', '에어로드라이브', '코스믹 퀴르'  세 가지다.



리어램프는 간단하다. 직선을 사용해 간결함을 강조했다.  양 옆의 테일램프와 검정 플라스틱을 연결해 높이 배치됐다. 또 배기구를 양쪽에 하나씩 배치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다만 이는 멋내기용 장식으로 실제 배기구는 아랫쪽을 향하고 있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이러한 요소들이 미니밴보다는 SUV에 가까운 느낌을 전달하는 요인이 된다.

미래지향적인 실내디자인 차급대비 작은 핸들  




스티어링 핸들부터 기어봉까지 이 차는 매우 특이하다. 작고 각진 스티어링휠은 포뮬러1 레이싱 머신을 떠올리게 한다.  날렵한 형태의 센터페시아는 평범함을 거부한다. 실외 디자인에서 정제된 모습이 실내에도 같은 콘셉으로 적용됐다. 실내에는 스포츠카를 떠 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몇 있다. 센터페시아에 모여있는 금속 버튼이 대표적이다. 람보르기니에서 봤을 법한 이 금속 버튼들 덕에 SUV를 잠시 잊게 한다.  개인적으로 작고 두툼한 핸들을 선호하는데 핸들을 잡고 코너를 돌 때 만족감이 배가 된다.

1열은 철저하게 운전자를 감싸는 형태로 디자인 됐다. 센터페시아 위에 달린 터치스크린은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있고, 비대칭 구조로 설계된 센터터널 역시 운전석을 감싸듯 높이 솟아있다. 센터터널 위 우똑 솟은 기어봉도 특이함을 강조한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7인승 미니밴  



3열 시트는 짧은 시간의 이동거리는 가능하겠지만 긴 시간을 타기엔 불편함이 따른다. 3열 시트의 진정한 매력은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시트를 따로 떼어 보관하고 빈 공간을 짐칸으로 쓸 수 있다. 물론 접고 펴는 것도 가능하다.

푸조 5008의 기본 적재 공간은 236.8L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952L, 3열 시트를 떼고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으면 최대 2,150L까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5008은 다른 7인승 SUV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실내는 알차다. 차체 길이가 4,640mm, 너비는 1,845mm, 높이는 1,650mm다. 준중형급 크기지만 실내는 중형 이상이다.

'이거 정말 디젤 맞아?' 정숙하면서도 날렵한 동력 성능 




엔진 출력도 경쟁 모델에 비해 낮다. 1.6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이 120마력, 최대토크는 30.61 kg.m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답답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초반 가속력은 수준급으로 진행돼 100km/h까지는 힘이 넘친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앞 차를 추월할 때는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 이상의 속력을 내야할 때는 더디게 올라간다.  가족용, 도심형 SUV 차량의 성격을 인정한다면 수긍이 간다.

가격은 기본 트림인 알뤼르가 4,290만원, GT라인은 4,650만원이다. 7인승 수입 SUV 중 4,000만원대 모델은 푸조 5008이 유일하다. 최상위 모델 GT(5,390만원)는 5,000만원대다.  2.0리터 엔진과 알칸타라 가죽시트가 적용된다.

너무 흔하지 않는 차를 찾거나, 가족과 나들이 또는 출퇴근 전용 SUV로는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 핫한 현대차 신형 싼타페의 상위 옵션대와 가격이 겹친다. 푸조의 할인 가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싼타페를 사기 전에 꼭 한번 검토해볼 차로 푸조 5008을 강추한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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