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BMW 출신 환영받는 이유..도요타는?
현대차에 BMW 출신 환영받는 이유..도요타는?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3.23 07:00
  • 조회수 20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1일  현대자동차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하고 BMW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를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토마스 쉬미에라는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맡았다. 모터스포츠에 정통한 인사를 영입해 자사 모터스포츠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


사실 현대자동차의 BMW 인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0월에는 BMW 출신 파예즈 라만을 플랫폼 전문가로 영입했고 2015년 부사장으로 현대차에 합류한 알버트 비어만 BMW M 개발담당은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이 BMW 출신 인재를 속속 영입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임원 사관학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BMW 출신의 여타 자동차 브랜드에서 활약은 두드러진다.  2014년 닛산 인피니티의 새로운 수장으로 BMW 수석부사장 출신인 롤란드 크루거가 선임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던 경력을 살렸다. 같은 해 12월 BMW의 R&D 총괄 사장이었던 헤르베르트 디이스는 폴크스바겐 브랜드 CEO가 됐다. 디이스는 특히 X시리즈와 I시리즈 개발을 총괄했던 상품전문가다.

2015년 3월에는 BMW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부사장이었던 안드레아스 샤프가 GM의 캐딜락 유럽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BMW코리아도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BMW코리아 이윤모 세일즈 및 A/S 총괄 상무는 2014년 볼보코리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BMW 출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전쟁은 BMW의 경쟁력을 잘 보여준다. BMW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로서 뛰어난 영업력과 브랜드 마케팅 능력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해온 생산 기술이나 노하우 덕분에 신차 개발은 확실한 선두주자로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게다가 BMW에는 세계 각국 출신의 인재들이 함께 어울려 일하고 있으며, 인사 양성 제도에 있어서도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권역에 상관없이 여러 자동차 브랜드로 옮길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비해 판매와 생산에서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출신은 다른 브랜드로 영전하는 경우가 드물다. 도요타도 BMW와 견줄 만큼 오래된 역사와 노하우,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도요타 성공 사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하버드 경영대학원 등 유수의 대학에서 수 많은 관련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도요타웨이’라고 불리는 도요타의 경영 철학은 미국 이외 수 많은 대학과  MBA 과정에서 좋은 사례연구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 도요타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일은 드물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이런 인재 배출을 가로막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도요타는 특이한 인사관리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인간성 존중’이라는 도요타웨이의 핵심 키워드는 ‘한 번 도요타의 직원이 되면 끝까지 함께 간다.’는 철학을 대변한다. 안정적이고 정년도 길다. 33명의 임원 평균나이가 60세다.  65세 이상인 임원도 4명이나 된다. 다른 곳을 가기 보단 은퇴할 때까지 도요타에 그대로 남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임원진의 80% 이상은 일본인으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인재가 많지 않다. 영어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에서, 소통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도요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으로 IT와 다양한 산업들이 융합하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인사 영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다른 자동차 업계의 인재 영입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및 IT 업계의 인재를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으로 미래 모빌리티 방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업계의 인재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강글솜 에디터 gs.kang@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