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중국서 회복세 청신호..현지 시각은?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지난 4월 판매량은 10만 3109대로 전년동기비 2배에 달했다. 현대차의 3월 중국 판매량도 6만7006대로 전년 같은 때보다 88%나 늘어났다. 현대·기아차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의 사드 파동 이후 침체에 빠졌던 현기차가 정말 본격적인 판매 회복세에 접어든 것일까.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회복세에 대해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이맘때 판매부진이 워낙 심각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투싼 등 주력 차종을 최대 1000만원 이상 대폭 할인판매한 덕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V) ix35와 엔씨노(한국명 코나)를 출시하면서 신차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중국의 사드 제재가 완화된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 현지 언론의 반응은 그다지 탐탁지 않다. 과연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다시 선호하게 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사드 사태 이전의 중국 자동차 시장 판세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에서의 판매 실적도 상당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北京汽车)와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北京现代)’를 출범했다. 그 후 중국에  4개의 제조공장을 만들고 기술 연구개발센터를 세우면서, 불과 10년 만에 총 800만 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중국인들 사이에 ‘현대차 속도(现代速度)’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빠른 발전을 보여줬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 중국에서  179만 2000대라는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이후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나 하락했다.  신랑치처(新浪汽车)등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들은 현대기아차가 안고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뒤쳐지는 브랜드 파워와 구식 판매전략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东风悦达起亚)가의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현대기아차가 저가차로 되고 있는 것은 현대기아차에게 큰 핸디캡이다. 현대기아차의 엔진 성능은 일본차에 뒤지면서 가격은 중국 토종차보다 높다는게 중국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견해다.

 

외제차는 어떨까. 일본 혼다나, 독일 폴크스바겐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저렴한 값과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진 제품을 갖고 있는가 하면, 반대로 럭셔리한 브랜드 파워를 뽐내는 고가 차량도 보유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국 소비자의 성향과 선호도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츠라오번(吃老本·옛날의 경험이나 지식에만 의존하는 이를 일컫는 말)’이라고 불릴 정도로 과거의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서 현대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北京现代)

 

부담스런 가격

중국에서 생산하는 현대·기아차의 상당수 부품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된다. 이런 이유로 중국 현지 언론은 비슷한 사양과 등급의 두 차량을 놓고 비교해 봤을 때, 현대기아차 모델이 크게는 10만위안(한화 약 1600만원)까지 더 비싸다고 지적한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 보니 중국인들이 점점 현대·기아차를 멀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저가 차량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추격을 허용했고 중고가 차량은  독일 폴크스바겐이나 일본차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뒤진다.

한발 늦는 브랜드 대응

한국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 모델 중 상당수가 중국에는 찾아 볼 수 없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대·기아차 구매가 생각보다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런 틈을 노리고 현대·기아차보다 더 저렴하고 유사한 사양을 갖춘 타 브랜드 신차가 중국 시장에 재빨리 진출한다. 지난 4월 출시된 베이징현대의 엔시노가 대표적이다.  엔시노 같은 소형 SUV는 이미 2016년부터 중국 토종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브랜드까지 10개가 넘는 신차를 내놓은 바 있다. 현대기아차 신차가 중국 현지형으로 출시되는 데 따른 2,3년의 갭이 결과적으로 핸디캡이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졌을 때는 이미 한 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자동차는 4월 25일(현지시간)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Lafesta)’를 세계최초로 공개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서서히 회복을 하고 있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2,3년 전부터 중국 신차 시장의 핵은 SUV다. 전체 판매의 절반이 넘을 정도다. 하지만, 언제 또 다른 아이템이 새롭게 나타나 붐을 일으킬지 미지수다. 현대기아차의 경쟁 업체- 일본 차와 폴크스바겐, 그리고 중국 토종브랜드-는 이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관심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위기를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고 빠른 신차 대응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해야 한다.

 

방대연 에디터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