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K5, 중국서 '엔진 결함' 리콜 요구에 곤욕
기아 스포티지·K5, 중국서 '엔진 결함' 리콜 요구에 곤욕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5.10 08:00
  • 조회수 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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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시와 함께 중국서 재기를 모색했던 기아자동차가 뜻밖의 위기에 부닥쳤다.

지난 4월 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비 106.2%나 증가한 3만 3102대를 기록했다. 특히 K2, K3가 도합 1만 7801대로 전체 판매를 이끌었으며, 4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중국 전략형 신형 즈파오(국내명 스포티지)도 4836대로 선전했다. 신형 즈파오는 사전계약 개시 3주간 9000 대 가까운 계약이 이뤄지는 등 출시 초기 딜러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자동차 결함 및 불만 전문 사이트인 처지왕(車質網)에 기아차의 엔진 실린더 결함을 들어 리콜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엔진 결함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대다수 자동차업체들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하지만 제보 분석 결과 기아차 엔진 문제의 대부분이 실린더 벽 마모 현상 때문으로 밝혀졌다. 접수된 실린더 벽 마모 현상은 주로 2.0L 엔진을 장착한 구형 즈파오와 K5에 집중됐다. 결함 차량의 평균 주행거리는 4만 km에서 8만 km 사이다.

커넥팅 로드 베어링에 금속파편이 들어가게 되면, 커넥팅 로드 베어링에 공급되는 오일을 막게 돼 베어링 마모가 발생한다. 이것이 결국 엔진 소음 및 손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기아 즈파오의 엔진 실린더 마모 현상 [출처:치처즈자(汽车之家)]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기아차의 결함은 주로 2011~2014년형 K5(옵티마), 2012-2014년형 쏘렌토, 2011~2013년형 스포티지의 2.4L GDI 및 2.0T T-GDI 엔진에 집중됐다. 기아의 해외리콜 대상도  대부분 이런 엔진에서 발생했다.

반면 중국에서 문제되는 차량은 대부분이 2.0L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에 언뜻 보면 이전 리콜 사례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기아의 GDI 엔진은 MPI 엔진을 기반으로 두었기 때문에, 두 엔진의 기본 구조 및 외형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즉, 기아의 근본적인 기술 문제가 의심된다고 처지왕은 분석했다 .

닝샤후이족 자치구의 한 2013년형 즈파오 차주는 주행 4년 차에 엔진 소음이 너무 커 중국의 공식 서비스센터인 4S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4개의 엔진 실린더 벽에 마모 현상이 발생했음을 확인하고 수리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존과는 다른 엔진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기존 부품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하지만 4S점은 결함 차주들에게 실린더뿐 아니라 크랭크축 커넥팅로드, 베어링 등의 기타 부품의 교체 비용까지 요구하여 더욱더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현재 4S점에서 엔진 실린더를 교체하거나 관련 부품을 수리하는 비용은 약 1만~3만 위안(한화 169만~509만 원)이다.

중국에서 기아의 리콜 횟수는 많지 않지만 주로 최근 2년 내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신설한 중국 제품개발본부와 빅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향후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국 전용 차종 투입을 대폭 확대해나가는 한편, 부진 딜러 교체와 우량 딜러 집중 육성, 딜러점 환경 개선 등을 통해 판매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형 하이브리드카 니로(중국명 지루이:極睿)의 엔진오일 증가 문제,  K3의 차체 부식 문제에 이어 이번 스포티지 및 K5의 실린더 마모까지 결함 제보가 속출한다는 사실은 기아가 올해 중국 판매량 목표인 45만 대를 달성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무엇에 신경써야하는 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지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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