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칼럼]'정체 싫어' 자동차 지붕에 드론 장착한 항공택시 등장
[이경섭칼럼]'정체 싫어' 자동차 지붕에 드론 장착한 항공택시 등장
  • 이경섭 에디터
  • 승인 2017.11.17 07:40
  • 조회수 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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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선 항공택시 시대 


자동차 지붕 위에 드론을 단 에어택시 개념도. 올해 두바이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했고 2030년부터 실제 운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차를 타고 가다 정체가 이어지면 하늘로 날아가고 싶다는 상상을 누구나 한 번 쯤은 해봤으리라. 그런데 이러한 상상은 누구든 할 수 있지만 실현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허황된 상상이 곧 실현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항공업체인 유럽 에어버스(Airbus)가 장기 프로젝트인 에어택시(Airtaxi)의 프로펠러 구동시스템과 채널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완료하고 실험용 시티에어버스(City Airbus) 제작에 나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항공사 에어버스가 개발하려는 시티에어버스는 일정한 지점에서 목적지까지 상황에 따라 지상에서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항공 택시 개념이다. 에어택시는 지상의 도로만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하늘로 날아다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3월초 제네바 모터쇼에 유럽 항공업체인 에어버스가 자동차 디자인회사인 이탈디자인(Italdesign)과 협동으로 ‘팝.업(Pop.Up)’이라는 컨셉을 들고 참가했다. 팝.업은 컴퓨터에 익숙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생경한 단어이기도 하다. 에어버스가 발표한 팝.업은 자동차에 필요에 따라 드론(Deron)을 장착해 언제든지 하늘로 날아 오르는 에어택시의 기본 컨셉이다.

자동차 차체(승객 캐빈)를 새시에 얹으면 자동차가 되고 그 자동차의 지붕에 드론 모듈을 붙이면 에어택시가 된다. 이 컨셉이 에어버스사의 팝.업이다. 팝업 컨셉은 하드웨어 '커넥티드 자동차'의 완결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자율주행 자동차에 드론을 장착해 지상과 공중을 마음대로 다니는 새로운 수직 이착륙(VTOL :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 가능한 교통시스템이다. 작동방식으로 보면 기존 헬리콥터나 사람이 탈 수 있는 유인 드론과 매우 비슷하지만 사용면에선 전혀 다른 개념의 대중 교통시스템이다.

올초 첫 선을 보일 당시만 해도 에어버스의 Pop.Up 실현은 불투명했다.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독일의 지멘스(Siemens)와 협력하여 에어택시의 프로펠러 구동시스템을 완성하고 파일럿 테스트 모델인 데몬스트라토어(Demonstrator) 완성을 위한 동력 계통의 파워업(Power Up) 단계로 들어갔다. 2018년말 완성해 본격적인 파이롯 테스트에 돌입한다.


뮌헨의 디자인 회사 제네시스가 디자인 한 시티에어버스. 단어 그대로 새로운 탄생이다.


시티에어버스의 데몬스트라토어의 디자인은 독일 제네시스가 맡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네시스가 아니라 뮌헨의 제네시스 디자인 회사다. 물론 올초 제네바모터쇼에 pop.up 개념을 함께 선을 보였던 이탈디자인도 함께 참가한다.

공중택시개념은 에어버스의 시티에어버스만 있는 게 아니다. 독일엔 이미 몇 년전부터 준비해온 업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뮌헨의 릴리움 애비에이션(Lilium Aviation)과 메르세데스가 후원하고 있는 볼로콥터(Volocopter)사가 만든 볼로콥터 모델(Volocopter 2x)이 있다.

독일이 만든 에어택시 볼로콥터는 올해 10월말 아랍 에미레트 수도인 두바이시에서 1차 운행 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2030년부터 대부분의 일반 택시를 공중 택시로 바꾼다는 두바이 정부의 정책에 독일,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에어택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볼로콥터는 18개의 모터가 달린 안전 다중화장치로 두바이 시범 운전에서 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도심을 커버할 수 있는 항속거리 27km에 속도는 시속 100km다.


독일 뮌헨의 릴리움사는 지난 4월 시제품 파이롯 테스트를 마치고 영국 투자사인 아토미코(Atomico), 중국 텐센트(Tencent) 그리고 리히텐슈타인 은행과 유럽 은행에서 9000만 유로(한화 약 1170억원) 펀딩에 성공했다.

독일 항공 파이오니어인 오토 릴리엔탈(Otto Lilienthal: 이하 릴리움)의 항공 교통컨셉은 도심지와 도심지, 그리고 도심지와 도로교통 인프라가 없는 산간 벽지 간의 개별 및 대중 교통을 목적으로 한다. 항공시스템이 기본이다. 하지만 에어버스 팝업은 자동차에 항공기 기능을 하는 드론을 엊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드론시장 세계점유율 1위인 중국의 항공택시업체 이항(Ehang)사가 개발한 에어택시 이항 184모델. 이미 독일 볼로콥터처럼 두바이에서 에어택시로서 모든 파이롯트테스트를 마쳤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선  우리보다 뒤쳐졌는지 모르지만 에어택시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




이들 에어택시의 공통점은 모두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수직 이착륙시스템(VTOL)이라는 점이다. 우버(Uber)와 같이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을 하는 등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대중 교통 시스템이라는 게 매력이다. 쉽게 말하면 미래의 항공택시 개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과 운영비용이 기존 일반 택시에 비해 저렴하다. 당장 실용화 해도 경쟁력이 있는 게 장점이다.  시스템에 장애나 기능이상이 발생해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예견된다면 순간적으로 대체 가능한 별도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중복 구성 혹은 다중화(Redundancy) 설계라고 부른다.  3차원 공간에서 이동하는 항공기에는 필수 장비다.  에어택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안전에 대한 다중화(Redundancy)가 자동차보다 월등해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항공교통 사고가 일반 자동차 교통사고보다 훨씬 적은 것과 같은 원리다. 안전 다중화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항공네트워크에서 미리 정해진 코스를 자율운행하는 항공택시의 안전성은 이론상 100%다.

릴리움의 모델은 36개의 전기모터로 작동되는 회전자에 의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독창적인 자동차다. 다른 드론 기반의 에어택시 모델 항속거리가 100km 미만에 시속도 120km인데 비해 릴리움은 항속거리 300km에 속도도 시속 300km로 대도시에서 산간 지역까지 이동이 가능히다. 실내 공간도 더 넓고 속도도 빠르다.



모든 정보가 인터넷 안에서 디지털화 하는 세상이다. 드론과 전기로 구동하는 자율주행자동차와  연계해 항공과 지상을 이어주는 하이브리드교통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팝업창으로 뜨고 있는 중이다.

기존 우버는 단순히 택시사업을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우버가 에어택시와 접촉해 전혀 새로운 대중교통시스템으로 진보하고 있다. 실제로 우버와 메르세데스 그리고 항공회사 에어버스 등이 에어택시 혹은 항공택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이저 자동차회사들은 지금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든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하지만 자율운행의 모든 기본기와 수 많은 경험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항공회사가 움켜쥐고 있다.

뉴욕 JFK 공항에서 맨해튼까지 26킬로미터를 일반택시로는 약 55분에 56에서 73달러의 택시비가 나오는데 비해 릴리움제트 에어택시는 5분에  6달러에서 36달러의 요금으로 ,거리 및 소요시간 그리고 비용면에서 지상 일반택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자율비행시스템이라 택시기사 팁 같은 추가비용도 없다.




자율운행의 기득권을 갖고 있는 항공회사들과 자동차회사. 그리고 디자인 회사와 관련 스타트업이 협력해 다양한 개별 및 대중 에어택시 컨셉을 들고 나타나는 건 당연하다.

조만간 항공택시를 운영할 사회적 인프라와 운행 네트워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서울 같은 경우, 도심지 빌딩 옥상과 아파트 옥상마다 에어택시 정류장을 설치해 운영하면 교통체증이 현저히 완화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도 김포에 사는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항공택시를 아파트 옥상으로 부르고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 빌딩 옥상까지 약 30km를 단숨에 날아가 10분 안에 출근할 수가 있다. SF공상과학 영화가 현실이 된다.

자동차보다 에어택시부터 전기모터 및 디지털화가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 교통시스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목의 구조가 하늘을 볼 수 없는 돼지처럼 땅바닥만 쳐다보며 동전 줍는 쌈박질에만 온 정신이 팔려 있는 한국의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드높고 광할한 하늘의 길은 전혀 모르거나 까맣게 잊고 있거나!

베를린 이경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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