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해외선 '왕창' 국내선 '찔끔', 한국 신차 할인의 두 얼굴
[칼럼]해외선 '왕창' 국내선 '찔끔', 한국 신차 할인의 두 얼굴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4.29 08:00
  • 조회수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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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자동차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 달의 판매혜택을 찾아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할인폭이 커서가 아니라 반대인 할인이 너무 박해서다. 수 천만원 할인하는 수입차에 비교하면 현대차 할인은 '해도 너무 짜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그나마 5% 넘는  할인 폭을 자랑(?)하는 모델은 연식이 지나거나 단종을 한 재고 상품이 대부분이다. 신차는 정말 할인이 한 푼도 적용되지 않는다. 할인이 적용되는 재고 상품들을 봐도 100 만 원 정도다.  1000 만원은 기본이고 육박하는 수입차의 할인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차의 할인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현대기아차는 할인을 하지 않아도 잘 팔린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할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현대기아차의 국내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어마어마한 수치다. 이렇다면 현대기아차가 할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만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미 해외 시장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심각하다. 미국, 중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당연히 할인을 할 수 밖에 없다. 중국에서 현대차는 2700만원 정도 하는 투싼을 30%가 훨씬 넘는 최대 1200 만원 까지 할인해 판매할 정도다.




현대기아차가 안방인 한국에서만 할인을 거절하는 횡포를 부리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한 마디로 한국의 어마어마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갑질이다. '현대기아차 아니면 살 차가 있냐'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경쟁에 따른 가격 할인이 독과점 업체에는 '해당 사항 없음' 이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월 8000대 정도를 팔고 있는 수입차의 쌍두마차, 벤츠와 BMW의 할인 공세를 보면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수입차 업체는 수입차 업계에서 판매 1,2위를 다투는 데도 할인이 가장 많은 업체로 꼽힌다. 지난달 벤츠의 판매량은 8000대에 육박했고, BMW 역시 7000대를 넘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국산차들보다 더 많이 팔렸다.(사실상 기아차도 수입차에 없는 세그먼트인 경차, 택시 등을 빼면 벤츠 판매와 차이가 없을 정도다). 이들 업체는 판매 1위를 해도 할인을 많이 하면  소비자들이 추가로 구매로 이어진다는 시장의 논리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할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할인을  많은 하는 수입차업계의 모습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할인을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싸게 살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벤츠,BMW 같은 자동차 회사들은 많은 판매를 위해 무조건 할인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검증이 된 회사들이다. 할인을 많이 한다고 그들의 기술력을 의심할 바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업체들이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 할인 경쟁을 한다면 소비자로선 환영할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A/S를  문제삼기도 한다. 너무 많은 할인을 해줘서 A/S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할인을 많이 해주지 않을 때에도 수입차의 A/S에 대해서는 여러 불만이 있었다. A/S는 할인과 별개의 문제다. 이는 수입차를 들여오는 딜러사들이 바뀌어야하는 문제다.


또한 후에 차를 중고차로 팔 때, 가격이 폭락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신차를 사면서 후에 차를 팔 생각을 하고 그때의 중고차 가격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동차 한대를 사기 위해서 소비자들은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무슨 차를 사야할지 고민해야 하고, 수입차의 경우 여러 딜러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딜러사에서 무슨 혜택을 주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할인은 나쁜 것이 아니다. 업체들의 경쟁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국산차 시장처럼 한 업체의 독점으로 인해서 할인이 없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또한 이는 해외에서도 극히 드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국산차도 딜러제를 시행해서 수입차에 버금가는 할인을 하고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해서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이  행복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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