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ATA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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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8.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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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도요타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하이브리드에 거센 도전장을 던진다.
합리적인 가격 + 높은 연비 ... 넉넉한 공간을 뽑아낸 수작

현재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갖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는 많지 않다. 시장도 미국ㆍ일본에 국한됐을 정도로 크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핵심기술은 도요타의 특허로 보호돼 진입장벽이 높다. 현대차는 도요타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하이브리드에 거센 도전장을 던진다.






2014년 하반기부터 예상하지 못한 저유가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고유가 시대에 연비를 좋게 하라는 각국 정부의 압박에 마음 고생을 해왔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연비기준을 만드는 CAFE다.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이런 구시대적 연비 기준을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자동차 메이커에서 나올법 하다.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연비를 강조하는 하이브리드나 디젤 차량의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아직 어떤 전문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유가 시대에도 연비가 좋은 차량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내놓을 뿐이다. 더구나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소비국의 경제성장은 저성장에 들어선지 오래다. 20년 넘게 두 자릿수 경제성장을 해오던 중국마저 지난해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에서 디젤과 가솔린 수입차의 중고 잔가를 분석해보면 상대적으로 연비가 나쁜 가솔린차들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차는 어떨까? 신차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아직 시들하지만, 그래도 증가 추세는 이어진다.

디젤에 맥을 못 추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올해 초부터 희소식이 전해진다. 정부는 2015년 1월부터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97g/km 이하의 신차를 구입할 때 100만원의 친환경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차량 가운데 보조금 혜택이 가능한 것은 하이브리드 차 뿐이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91g/km),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87g/km), 도요타 프리우스(77g/km), 렉서스 CT200h(91g/km) 정도다. 현대차는 때마침 올해 1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 시장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차 시장은 3만1077대로 처음으로 3만대를 넘어섰다. 소비자가 신차를 구매할 때 하이브리드 모델을 장바구니에 넣는 것을 고려해볼 만큼 대중화됐다. 현대차는 2014년 쏘나타 하이브리드 4644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1만3468대 등 1만8112대를 판매했다. 전년 1만3980대(아반떼 582대, 쏘나타 1만3398대)보다 30%나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가 ‘의미 없는 하이브리드 전쟁이 뛰어들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평도 나오지만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분명하다. 디젤이 강한 유럽에는 하이브리드 시장은 ‘0’에 가깝다. 북미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자체만으로 ‘친환경’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하이브리드는 아직도 대중들에게 생소한 파워트레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전기모터와 엔진(내연기관)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결합된 구동시스템이다.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에서는 가솔린 발전기와 제동을 할 때 발생하는 열을 전기에너지로 만들어 모터용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배터리 충전 상태가 충분하면, 시동을 끄고 전기모터으로 움직이는 간단한 원리다. 하이브리드의 흥미로운 점은 급가속을 할 때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이 동시에 구동계에 전해져 훨씬 뛰어난 가속력을 발휘한다.

더 흥미로운 점은, 하이브리드 차를 만드는 제작사가 많지 않아 하이브리드차의 완성도를 일반 소비자가 운전을 해보면서 평가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갖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는 많지 않다. 시장도 미국ㆍ일본에 국한됐을 정도로 크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핵심기술은 도요타의 특허로 보호돼 진입장벽이 높다.

현대차는 도요타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하이브리드에 거센 도전장을 던진다. 아반떼(2014년 단종), 쏘나타, 그랜저까지 이어지는 소ㆍ중ㆍ대형 세단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유지한 전 세계 몇 안되는 글로벌 메이커다. 하이브리드 기술개발에 수천 억원의 투자가 이어졌다.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대차는 올해를 하 이브리드 대중화의 원년으로 본다. 쏘나타가 YF에서 LF로 진화하면서 내외장이 상당히 커진데다 기능도 보강돼서다.

LF쏘나타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적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견주어 어떤 차이가 있을지 모빌리스타 시승 평가단이 직접 타보고 점검해봤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경쟁 모델은 전 세계에 몇 대 없다.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셋 뿐이다. 국내에서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두 차종이 판매중이다. 우선 현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가늠하기 위해 해외 제작사들의 하이브리드와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디젤보다 우수한 연비





▎가속능력은 우수하고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공인 연비로 따져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 퓨전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가 각각 18.2, 17.9, 16.4km/L 순이다. 단순히 공인 연비로 보면 쏘나타가 가장 뛰어나다. 다만 도심 연비 기준으로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가장 좋다. 그 다음이 쏘나타ㆍ퓨전으로 이어진다.

서울 시내에서 약 200km 시승한 결과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리터당 13km/L가 나왔다. 도심 주행에서 이 정도의 효율성은 디젤 세단도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다. 디젤과 비교했을 때 하이브리드가 가장 앞서는 정숙성은 어떨까. 우선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정차 시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 서행을 할 때도 엔진은 정지하고 전기모터로 구동돼 디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정숙성으로만 따지면 하이브리드 세 모델 가운데 쏘나타에 가장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디자인은 LF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범퍼와 테일램프 및 휠 디자인이 한층 고급스럽다. 휠 디자인은 바람 저항을 줄여, 연비를 한 층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전면부에 LED 램프는 위아래에 위치해 더욱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뒷 LED 테일램프도 한층 더 미래지향적이다. 실내 디자인은 대부분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계기반은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용량과 기름 탱크가 하단 양쪽에 위치한다. 전기모터로 주행을 하면 전기차임을 나타내는 ‘ EV’표시가 들어온다. 일반 가솔린 모델의 RPM 계기반 대신 파워 게이지가 위치해 0~100%로 표기된다. 대략 20% 안쪽에서 주행하면 가장 효율적인 연비 주행을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일반 가솔린과 큰 차이점은 없다. 전체적인 가속 능력은 우수하다. GDI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훌륭하게 전해진다. 다만 충전 배터리로 인해 중량이 증가해 주행시 차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런 느낌을 ‘묵직하다’고 좋아하는 소비자도 꽤 있을 법 하다. 단점은 빠른 코너링을 할 때 좌우 무게이동으로 인해 휘청거리면서 어떤 때는 순간적인 롤링으로 이어진다. 이런 롤링이 거북할 경우 해결할 방법이 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 된다. 댐퍼가 단단해져, 롤링은 현저히 줄어든다. 고급 세단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코너링이 가능해진다. 쏘나타에서 이런 다이내믹한 성능을 경험해보리라고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포츠모드는 시동을 걸 때마다 따로 켜줘야한다는 점이다. 메모리 기능이 있었으면 편할 것 같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그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오토 홀드’ 기능 역시 메모리기능이 없다. 자주 사용하는 운전자에게는 불편할 수 있겠다.

가속 성능은 상당히 좋다. 현대가 경쟁업체에 비해 파워트레인이 강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중형 하이브리드에서 만은 예외다. 유일하게 직분사(GDI) 엔진까지 장착돼 출력ㆍ효율 및 반응성에서도 경쟁 모델을 능가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제동시 생기는 열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시스템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이 일반 가솔린차와 다소 다르다. 민감한 운전자의 경우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회생제동시스템의 완성도는 현대 하이브리드 개발팀을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실내는 현대의 패키지 기술로 넓은 공간을 뽑아냈다.
넉넉한 실내와 풍부한 편의장비





▎직분사 엔진은 경쟁 모델과 대비되는 강점 중 하나다.





▎LED 테일램프도 한층 더 미래지향적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트렁크 공간에 대형 배터리를 설치해야 돼 적재공간이 줄어드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스페어 타이어 공간으로 옮겨 380L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기존 모델보다 5% 늘어났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이게 하이브리드 차 맞아?’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반 가솔린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다.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2세대로 진화하면서 배터리 저장 공간을 최적화한 ‘정답’을 보여줬다.

실내 역시 최적화의 정답이다. ‘현대의 패키지 기술력’을 느끼게 한다. 실내 공간이 세 차종 가운데 가장 넓다. 차량 사이즈 대비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드는 것은 모든 제작사의 큰 도전 과제이다.

이는 1 960년대 영국 로버의 미니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오늘날 이 분야의 세계 최고로 현대ㆍ기아차를 꼽을 만한다. 안전 및 편의 장비는 LF 쏘나타의 것을 그대로 공유한다.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같은 것들이다.

가격은 매력적이다. 기존 YF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 인상 폭이 적거나 오히려 인하됐다.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친환경 차량 등록에 따른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기본 모델인 스마트 2870만 원, 모던 2995만 원, 프리미엄 3200만 원이다. YF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오른 게 거의 없다. 그동안 현대차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매번 10% 이상씩 올리면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현대차가 한국소비자의 호주머니를 털어간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적어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듯 하다.

단점은 오디오다.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숙성이다. 정숙하기 때문에 오디오 음향 수준은 더욱 부각된다. 이 점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오디오는 전체적으로 아쉽다.

결론적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고속주행보다는 도심주행이 잦고, 디젤의 진동과 소음 대신 정숙함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해외 경쟁사의 어떤 하이브리드 모델과 견주어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여기에 조립품질과 마무리는 세계 최정상급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을 접해본 소비자라면 ‘대단히 잘 만든 차’라는 점을 손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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