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저임금? 55조 주식 도박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저임금? 55조 주식 도박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1.30 08:00
  • 조회수 2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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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돈 버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연봉 체계를 밝혀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연봉은 전적으로 테슬라를 경영하는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테슬라의 주식 가치를 올리고 수익을 내면 그의 연봉이 급등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테슬라가 최고의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머스크는 미국 월가처럼 스톡옵션으로 연봉을 받기로 했다. 이 스톡옵션은 10년에 걸쳐 12번의 분할 발행된다. 각 주식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려면, 테슬라의 시장가치가 상승하고 안정적인 수익과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그가 12번으로 나눠 받는 스톡옵션을 모두 히트시켜 현재 590억 달러에 해당하는 테슬라 시장가치를 6500억 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는 무려 550억 달러(약55조원)의 주식가치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머스크는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테슬라의 가치가 80~90% 상승한다면 연봉의 실제 액수는 '제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주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식 가치가 서너배 정도 뛰어야 그의 스톡옵션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Elon Musk, Chairman of SolarCity and CEO of Tesla Motors, speaks at SolarCityÕs Inside Energy Summit in Manhattan, New York October 2, 2015. REUTERS/Rashid Umar Abbasi/File Photo


뉴욕타임즈는 그의 연봉을 보며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대담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망상'이라고 단정했다. 테슬라가 지난 몇 년 동안 주식 시장에서 17배 성장했지만 아직도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작년에는 주가 폭락으로 매 분 8000 달러씩 주식 가치를 잃은 적도 있었다. 스스로 고객에게 약속한 딜리버리 마감 기한을 놓치는 테슬라의 오래된 습관(?)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모델3에 대한 생산을 미뤘다. 벌써 두 번째다.


주주들은 그의 연봉체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머스크의 활약으로 테슬라가 가장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도 있고, 계속 적자가 날 경우 CEO에게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돼 주주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회사에서 스톡옵션이나 자사주를 받는 직원들 역시 회사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회사의 정체성이 CEO의 정체성과 동일한 경우, 이런 연봉 체계는 미래에 대한 도박일 수도 있다. 머스크 혼자 빠른 시일 안에 테슬라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성공의 전제 조건은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전기차) 제조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머스크의 활약으로 테슬라는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해 왔다. 수 십 만명의 사람들은 모델3 사양이나 인테리어, 최종 가격에 대한 정보 없이도 단지 모델3 출시 사전 발표에 1인당 1000 달러씩 투자했다. 테슬라는 VC 펀딩이 중단되고 판매가 급감했던 2008년 금융위기도 헤쳐 나왔다. 골프 카트로만 생각했던 전기차를 스포츠카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던 것도 테슬라다. 최초의 반자율주행차를 내놓았고 이미 팔렸던 차량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무선 통신망을 이용한 over-the-air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많은 업적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주주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테슬라의 경쟁 자동차 업체들은 복잡한 공급 체인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수익성을 어느 정도 맞추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테슬라처럼 자신들만의 첨단 전기차나 반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기에 이런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궁극적으로 테슬라는 ‘에너지 회사’가 되고 싶어 한다.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남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배터리를 팔고 싶어 한다. 2017년 2월 기점으로 머스크는 테슬라 사명에 motors를 제외했다. 자동차 기업에 한정되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테슬라가 어떤 수직적 통합을 할 것인지는 명확히 드러난 것은 없다.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시대가 왔다.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차를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폭 줄이거나 중단하는 흐름은 명확하다. 자동차 업계 CEO들은 이런 흐름을 안다. 또 자신의 회사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혹은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심한다.

이 세상의 자동차, 에너지, 모빌리티가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미래에 가장 근접한 회사로 전문가들은  테슬라를 지목한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에너지 회사로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55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와 설득력, 통찰력을 가진 머스크의 리더십 아래 있기 때문이다.

강글솜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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