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차의 독일 다임러 최대주주 등극 속내는
중국 지리차의 독일 다임러 최대주주 등극 속내는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2.27 07:17
  • 조회수 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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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지리자동차(吉利汽车)는 1986년 설립된 중국 자동차 회사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위 ‘저품질 저가’의 자동차를 생산하던 지리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리는 이미 말레이시아 자동차 업체 프로톤(Proton)의 지분 49.9%와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Lotus Cars)의 지분 51%, 스웨덴 볼보(Volvo) 승용차 부문인 볼보AB 지분 8.2%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어 미국 플라잉카 스타트업인 테라푸지아(Terrafugia)를 인수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구글, 우버, 바이두 등 IT업체의 스마트자동차 시장 진출에 맞서기 위해 IT기업과 합작을 통한 자율주행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리자동차는 이제 중국의 3위 자동차 업체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도약의 발판을 중국 경쟁 업체보다도 확실하게 마련한 셈이다.

지리그룹 인수 및 합작 기업


2010년 지리가 스웨덴의 볼보를 약 18억 달러(약 1조 9,318억)에 인수하면서 중국의 해외 자동차 인수 사상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다. 볼보가 지리에 인수된 후에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2010년 3만대, 2015년 8만 1000대, 2016년 11만 1000대, 2017년 11만 4000대가 팔렸다. 직원 수 또한 2010년 188명, 2017년 7000여명으로 급증했다. 5년 동안 볼보는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지리와 볼보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리가 볼보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데에 이어, 24일(한국시간) 저장지리(浙江吉利)그룹이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AG의 지분 9.69%를 약 90억 달러(약 9조 6,606억 원)에 공개 매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최대규모다.  2017년 하반기부터 돌던 지리의 다임러 최대주주 인수설이 현실화한 것이다. 다임러는 그동안 지리의 지분 매입에 대해 완강히 거절해왔지만 지리가 증시에서 주식 매입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다임러 주식 지분 〔출처: Bloomberg〕


이번 공개 주식 매수로 지리는 쿠웨이트 정부펀드로부터 최대 주주자리를 넘겨받고 1대주주로 발돋움했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은 "이번 주식 인수로 다임러의 벤츠 브랜드와 제휴를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한다.이어 "21세기 세계 자동차 산업에 도전하고 있는 경쟁자들은 기술적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생존해 성공하고 첨단 기술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지분인수뿐 아니라 파트너 및 제휴 관계를 확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


지리의 지분인수 목적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다임러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신에너지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전문가들은 "다임러의 경영권 확보 목적보다 전기자동차 개발에 힘을 기울여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주자를 선점하겠다는 게 인수의 속내"로 보고 있다. 즉, 다임러의 주식 매입을 통하여 전기차 관련 첨단 기술을 사들이겠다는 취지이다. 지리자동차 관계자는 "당분간 다임러 지분을 더 늘릴 계획은 없으며 다임러와 제휴를 강화해 테슬라와 구글, 우버 등에 대응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리자동차가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이어오면서 앞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와 대형 인수합병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자동차가 다임러와 손잡고 전기차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 중국 1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설 경우 2020년대 미국이 주도하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강혜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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