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프리우스 대결...외나무 다리서 만난 도요타 현대차
아이오닉 프리우스 대결...외나무 다리서 만난 도요타 현대차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7.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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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프리우스와 현대차 아이오닉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관록의 프리우스와 후발주자 아이오닉이 막상막하 실력을 보인다. 하이브리드의 입지를 키우는 일은 두 차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강병휘 모빌리스타 기자> bh.kang@globalmsk.com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도요타와 현대자 동차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데뷔와 함께 친환경 아이콘으 로 떠올랐다. 차세대 동력 기술의 대명사로 자리잡아 4세대에 이르렀다.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처럼 현대차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와 EV 전용 라인업을 아우르는 별도 브랜드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오랜 기간 숙성 과정을 거친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현대차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의 처녀작인 아이오닉. 그 둘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간극이 존재할까?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차의 특징을 다뤄본다.



1. 하이브리드는 왜 보통 차와 다르게 생겼을까?


프리우스와 아이오닉 모두 한 눈에 봐도 일반 차와 실루엣이 다르다. 연료 소비율을 낮추기 위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만큼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도 최대한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런 디자인 흐름은 프리우스가 선도했다. 차체 뒷 유리나 트렁크리드에서 높낮이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주행중에 와류가 발생하고 기압이 낮아지며 저항이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 지붕부터 뒷유리, 트렁크 라인이 하나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물방울 모양의 해치백 형태를 고안했다. 이후 많은 친환경 차들이 이런 디자인 흐름을 자연스레 따르기 시작했다. 이런 디자인은 하이브리드가 아닌 차에도 저항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2열 공간 확보나 단가 상승, 스타일링 등의 이유 때문에 일 반화되지는 않는다. 루프 라인이 비슷한 두 대의 차는 공기 저항계수가 0.24로 똑같다. 전면 투영 면적까지 고려한다면 제원상 좁고 높은 프리우스가 아이오닉보다 고속주행시 조금 더 나은 공기역학 성능을 보여주리라 예상할 수 있다. 디자인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아이오닉은 현대 차의 패밀리룩을 따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이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프리우스는 복잡한 헤드램프 형상과 다각 표면 처리, 많은 캐릭터 라인을 써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자동차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요소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게 아니라 프리우스를 더 프리우스답게 튀어 보이려는 의도다



2.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달린다?


하이브리드가 우수한 연비를 내는 원리는 이렇다. 엔 진 외에 하이브리드 배터리와 모터를 추가해 주행 중 버려지는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그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엔진 작동 시간을 최대한 감소시킨다. 전기 모터로만 주행을 하는 상황을 EV 주행이라 부른다. 이 때에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달린다. 차체 무게를 이 끌 만큼 여유로운 모터 출력과 배터리 전력량, 충방전 효율이 EV 모드 사용 빈도를 좌우한다. 아이오닉은 충방전 효율이 우수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쓴다. 용량은 1.56kWh다. 프리우스는 폭발 안정성이 우수한 니켈수소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용량은 아이오닉의 절반 수준이다. 아이오닉이 하나의 모터로 충전 또는 구동을 하는 동안 프리우스는 두 개의 모터가 역할을 나눠 작동하기 때문에 재충전 속도에서 유리하다. 전기 모터의 출력은 프리우스가 72마력으로 아이오닉을 한참 앞 선다. 일반 주행 상황에서 50마력 이상 사용하는 빈도는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오닉의 모터도 실용성 면에서 뒤진다고 볼 수 없다. 시승 중 아이오닉은 시속 80km 정속주행시 EV 모드로 2.5km 정도 주행할 수 있었다. 차체 무게를 고려할 때 30마력 안팎의 출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EV로 달린 구간을 계산하면 대략 0.75kWh의 전기를 사용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완충된 상황은 아니었고 최소 전력을 남기기 전에 재충전이 시작되므로 아이오닉 배터리 용량의 50%가량을 쓴 셈이다. 같은 정속 주행 조건이라면 프리우스는 배터리 용량 문제로 더 짧은 시간 동안만 EV 주행이 가능하다. 반면 시속 100km 이상 속도이거나 오르막 구간이라면 아이오닉 의 모터는 출력이 부족해 아예 EV로 전환할 수 없다. 프리우스의 72마력 모터는 더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EV 유지가 가능하다. 프리우스는 폭 넓은 주행환경에서 짧더라도 EV 주행이 가능하고 아이오닉은 힘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저속 또는 정 속 주행에서 긴 시간 EV 로 달릴 수 있다. 시승 결과 부드럽고 여유 있게 운전하면 두 차 모두 비슷한 연비(1L에 23km 이상)를 기록한다. 급가속이 많거나 속도를 높이면 프리우스의 연비가 좀 더 우수했다. 운전 성향에 따라 연비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좌) 프리우스 인테리어 (우) 아이오닉 인테리어

3. 두 차의 단점은?


프리우스는 타이어가 빈약하다. 외관상 너무 작아 보이는 바퀴도 문제지만 연비 향상을 위해 접지력이 떨어지는 타이어를 끼운 탓에 몸놀림이 둔하다. 앞 맥퍼슨과 뒤 더블 위시본으로 구성했지만 코너를 향해 운전대를 돌리면 차체가 기울어지며 타이어가 금방 접지 한계를 드러낸다. 아이오닉과 비교해 급격한 회피 동작은 쉽지 않기 때문에 여유있게 운전하는 게 낫다. 17인치 타이어 옵션이 생기면 좋겠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약한 제동시 브레이크 대신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 속도를 줄여 전기를 만든다. 프리우스는 정차 직전이 시스템이 브레이크로 제동력을 넘겨줄 때 제동력의 크기가 변해 브레이크 페달 밟는 힘을 조절해 줘야 할 때가 있다. 아이오닉은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드가 없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부피가 상당해서 2열 승차 공간의 높이가 여유롭지 못하다. 프리우스 신형이 모터 작동 소음을 상당 부분 걷어낸 반면 아이오닉은 지하철 소음 같은 모터의 구동·충전 소음이 실내로 제법 들어온다. 충방전 싸이클이 일정 회수를 넘어가면 효율이 떨어지는 배터리의 교환 비용도 적지 않다. 프리우스는 10년/20만km 보증을 지원한다. 아이오닉은 최초 구매 고객에 한해 파격적으로 평생 보증을 시행하고 있다.


(좌) 프리우스 (우) 아이오닉

4.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프리우스를 겨냥해 만든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지만 후발 주자의 이점을 살려 완성도를 높였다. 하이브리드는 오로지 연비에만 초점을 두기 쉬운데 핸들링 성능과 운전의 재미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잘 잡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걸맞는 미래 지향 적인 인터페이스의 부재가 아쉽지만 충분히 사용하기 편리하고 직관적이다. 프리우스는 개성으로 선택해야 할 차다. 이미 완성도가 검증된 도요타 입장에서 다른 하이브리드와 구별되는 프리우스만의 입지를 구축하 려 했고 디자인에 그대로 표현했다. 넉넉한 모터 출력을 바탕으로 가혹하게 몰아대도 유럽산 디젤 모델 이상의 뛰어난 연비를 낸다. 엔진 소음이나 진동에서도 자유로워 실내는 고요하다. 두 모델 모두 잘 만든 수작이지만 최근 유가 안정세와 동급 가격대의 소형 SUV 열풍에 밀려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소유욕을 크게 자극하지 못하는 디자인도 개선해야 한다. 하이브리드가 주는 낯선 이미지 때문에 구매하려면 많은 용기기 필요하다. 아이오닉은 차기 모델 또는 가지치기 모델을 통해 조금 더 스포티한 디자인을 시도해도 좋겠다. 프리우스는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와 균형감이 좋은 17인 치 휠을 조합한 모델을 도입하면 어떨까? 평가 절하된 두 모델이 길거리에서 더 많이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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