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탄 트레일블레이저 120% 만족..완성도는 왜 이래ⓛ
한달 탄 트레일블레이저 120% 만족..완성도는 왜 이래ⓛ
  • 엄휘용 에디터
  • 승인 2020.06.06 09:00
  • 조회수 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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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 RS 이비자블루
기자의 애마..트레일블레이저 RS 이비자블루

<오너로 한 달 타본 트레일블레이저 시승기 ⓛ>

소형 SUV 시장이 뜨겁다. 잇단 신차 대열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올해만 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캡처가 추가됐다. 기존 강자인 기아차 셀토스, 쌍용차 티볼리는 경쟁 모델 합류로 타격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현대차 코나 부분변경까지 가세한다.

상반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다. 소형 SUV의 왕으로 군림하던 셀토스를 압박한다. XM3는 셀토스를 가볍게 눌러 버렸다.

필자는 지난해말 10년 가깝게 운행하던 현대차 아반떼(2011년형) LPG 모델과 작별했다. 새차로 사서 초보 시절부터 험하게 몰았다. 전국 방방곡곡을 안 돌아 다닌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 결과 LPG 엔진에 수동 모델이었지만 내구성이 모두 떨어져 잔 고장을 달고 다녔다. 9년 반동안 34만km를 주행했더니 파워트레인 계통이 여기저기 고장이 났다. 아쉽게 해외 중고 수출차로 보냈다. 2번째 차로 고민끝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선택했다.  

큰 맘 먹고 지난 3월 18일 계약, 27일에 트레일블레이저 RS를 출고했다. 색상은 당시만해도 길거리에서 만날 수 없던 이비자블루다.

풀옵션은 사치라는 생각에 프리미어 트림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통풍시트를 비롯한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같은 기능을 넣다보니 금세 3천만원에 육박(2915만원)한다. 프리미어 트림에는 운전석 통풍시트만 가능하고 상위트림으로 올라가야 조수석 통풍시트가 적용된다. 1열 통풍시트와 후방카메라, 무선 카플레이의 부재가 마음에 걸렸다. "이번에도 10년쯤 탈텐데" 하는 생각에 RS 풀옵션으로 마음을 돌렸다. 결국 가격은 3205만원. 그랜저 시작가(3172만원)보다 비싸다. 다행히 영업사원이 이것저것 빼줬다.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한 이유는 이렇다. 

첫번째,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동급 유일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테일게이트다. 무슨 소리냐고? 재즈 밴드와 레저를 즐기는 기자에게 큰 짐을 싣고 내릴 때 겪은 고통 때문이다. 현악기 중에 가장 큰 콘트라베이스의 경우 아반떼 트렁크에는 아예 넣을 수 없다. 결국 조수석에 꾸겨 넣었야만 했다.얼마나 힘들던지..이 고통은 경험하지 않고는 모른다.

두번째 쉐보레 특유의 고속에서 안정적인 주행감각이다. 시속 100km에서 2,000rpm을 넘지 않는다. 장거리를 다녀도 운전자의 피로감이 상당히 적다. 9단변속기는 큰 장점이다.

세번째, 소형차에서 기대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질감이다 . 우리나라에서 소형차는 개성이 없고 싸구려 마무리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차임에도 프리미엄급 차에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급스럽다. 기자는 동급 최초 파노라마 선루프는 선택하지 않았다. 정말 소형 SUV가 맞나 싶을만큼 다채로운 옵션을 두루 갖췄다.

이밖에 트레일블레이저를 구입한 이유를 나열하라면 10분 동안 스피치를 할 수 있을 정도다. 한 달 이상 탄 현재 만족도는 120%다. 세상에 단점이 없는 자동차는 없다. 과거 쉐보레가 올란도를 출시했을 때 트렁크 적재 용량과 LPG의 실용성, 넓은 실내공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확실한 단점도 존재했다. 무거운 차체와 높은 무게중심으로 타이어 편마모가 극심했다. 완벽한 차는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트레일블레이저도 마찬가지다. 눈에 콩깍지가 벗겨지니 단점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2L 가솔린 터보와 1.35L 가솔린 터보로 나뉜다. RS트림에는 1.35L 가솔린 터보가 오른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다. 동급 르노삼성 XM3보다 115kg 정도 무겁지만 터보가 열일을 해서일까? 특히나 오르막이 잦은 시내주행을 마치고 엔진룸을 열어보면 엄청난 열기가 올라온다. 에어컨을 끄면 엔진 열이 운전석까지 들어온다. 10년 타던 아반떼와 비교해서인지 유난히 신경이 쓰인다. 봄날 차가운 밤공기를 마시며 달려도 뜨겁다. 더워지는 날씨에 '혹시, 오버히트..'라는 걱정이 앞선다.

좁은 골목길 저속에선 잡음이 꽤나 부각된다. 출고 1주일 지났을 때 미세한 악셀 조작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마치 병아리 한마리를 태우고 다니듯, 미세한 소음이 엔진룸에서 들린다. '삐약~삐약'하며 골목을 누빈다. 며칠 후 가까운 정비소에서 들렀다.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계적인 결함이 아니라는 답변이다. 단지 설계에 의한 물리적 결과라고 한다. 스로틀 밸브에 공기가 유입될 때 발생하는 소리라는 진단이다. 정상이란 소리에 마음은 한결 편해졌지만 역시나 찝찝하다. 의식해서일지 자꾸만 소리가 들린다. 혹시나 해서 성북 직영센터에 입고했다. 정비소에 4대의 트레일블레이저가 있었다. 다른 입고차량 차주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언급한다. 단지 정비사는 기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트레일블레이저 RS 1열 인테리어
트레일블레이저 RS 1열 인테리어

실내 인테리어는 만족스럽다. 가죽 시트 착좌감도 나쁘지 않다. 다른 차량대비 푹신해 안락하다. 주행 중 핸들은 묵직하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이 꽤 좋다. C필러와 B필러 두께는 상당하다. 대신 사각지대가 꽤 많다. C필러가 특히 답답하다. '후방주의'가 떠오른다. 2열 공간은 여유롭다. 운전자가 편하게 앉더라도 2열은 여유롭다. 뒷좌석에 누군가가 타더라도 미안할 필요가 없다. 2열 열선시트도 자랑할만 하다. 소형 SUV에 너무 많은걸 바라면 안 되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래저래 마음이 놓인다. 

현재 5300km 주행했다. 깡통 수동모델을 너무 오랫동안 타서인지 통풍시트부터 후방카메라까지 남들에겐 이미 익숙한 옵션이 너무 맘에 든다. 정말 잘 만들었다. 안전하고 정숙하고 실용적이다. 오너의 입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또다른 매력과 잔고장을 다음 편에 다뤄본다.

엄휘용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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