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기능이 뭐임..역대 수입차 멍미급 오역 톱3
'떨림' 기능이 뭐임..역대 수입차 멍미급 오역 톱3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6.15 09:00
  • 조회수 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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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아우디 A7, 링컨 에비에이터
(위에서 아래로)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아우디 A7, 링컨 에비에이터

수입차를 타다 보면 아리송한 번역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웃음을 떠나 어이없을 경우도 많다. 말투가 딱딱하거나 문법이 안 맞는 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허투루 한 오역이다. 기능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차량의 완성도를 낮아 보이게 한다. 한국을 우습게 본다는 오해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몇 가지 경우를 꼽아 봤다.

시트로엥 C3 Aircross가 가진 매력으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트로엥 C3 Aircross

먼저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다. 시트로엥이 출시한 소형 SUV다. 차급을 뛰어넘는 안락한 승차감과 손가락으로 누르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귀여운 외모가 매력이다. 트림에 따라 최대 14가지의 주행보조시스템도 장착된다. 여기서 재미난 오역을 발견할 수 있다.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차량은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Close’는 ‘닫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가깝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C3 에어크로스는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차량을 닫으십시오’라는 경고 문구가 뜬다. 헹 뭔 소린가?

여기선 제대로 나온다
센터디스플레이로 조작하면 메시지로 나온다

시트로엥은 대중 브랜드인데다 귀엽게 봐 줄 수도 있다. 아우디 2세대 A7은 '이건 멍미' 급이다. 패스트백 스타일과 스포티한 외모와 정반대인 안락한 승차감 등이 매력 포인트다. A7에는 1열에 마사지 시트가 장착된다. 마사지 시트를 켜는 방법은 두 가지다. 시트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시트 옆에 있는 버튼으로 마사지 모드에 진입하면 정상적인 번역이 나온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하면 오역을 마주할 수 있다. ‘마사지’가 ‘메시지’로 번역이 되어 있다. ‘Massage, 마사지’와 ‘Message, 메시지’의 철자가 한 끝 차이다. 무언가 기계가 번역한 냄새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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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스포일러를 수축하라는 문구가 나온다

오역은 트렁크 끝에 달린 스포일러를 열고 접을 때도 발견할 수 있다. 스포일러를 접기 위해 버튼을 꾹 누르면 화면에는 ‘수동으로 리어 스포일러를 수축하려면 길게 누르십시오’라는 문구가 나온다. 무슨 소리일까. 외계인이 한국어를 구사한건가?  이때는 당황하지 말고 ‘스포일러를 접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링컨 에비에이터
링컨 에비에이터
링컨 에비에이터의 스포츠 모드는 '떨림'이다
링컨 에비에이터의 스포츠 모드는 '떨림'이다

마지막으로 링컨 에비에이터다. 이것도 역대급 허투루다. 에비에이터는 9천만원대 대형 SUV다. 3열을 갖추고 있다. 트림별로 6인승 혹은 7인승으로 나뉜다. 플래그십 세단 못지 않은 화려한 편의안전장비를 누릴 수 있다. 버튼이 너무 많아 조작이 어려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에비에이터에는 4가지 주행모드가 있다. 안정, 편안, 미끄러움 그리고 떨림이다. 주행모드 번역이 모두 어색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면 되는지 감이 온다. 문제는  ‘떨림’이다.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가 떤다는 건지.. 춤을 춘다는 건지.. ‘떨림’ 밑에 나오는 설명을 읽으면 ‘스포츠 모드’를 의미하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기자는 겁이 나서 아예 누르지 못했다. 미국에 판매되는 에비에이터에는 ‘Excite’모드라고 나온다. ‘Excite’는 ‘흥분시키다’, ‘초조하게 만들다’, ‘불러일으키다’ 등으로 번역된다. ‘떨림’으로 번역된 데는 ‘초조하게 만들다’라는 의미 때문인가 보다. 초등학생 번역 수준이다. 아니 초등학생을 너무 얕잡아 본 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대중화는 이미 오래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수입차는 24만6298대로 2018년(26만705대)에 비해 6.1% 감소했다.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다. 특히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7만8133대를 팔았다. 법인 설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판매량은 증가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수입차 판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는 2만3272대로 지난해 동월(1만9548대) 대비 19.1% 증가했다. 올해 1~5월 10만886대로 지난해 동기(8만9928대) 대비 12.2% 증가했다.

수입차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과거와 달리 실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글화가 적극 진행된다. 과거 수입차에선 영어를 못하면 차량 조작이 힘들 정도로 한글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음성인식이 영어만 인식하는 차량도 대다수였다.

적극적인 한글화는 환영이다. 영어보다 쉽게 인지가 가능하다. 최신 차량을 타보면 너무 많은 기능이 탑재돼 정신이 혼미할 정도다. 과거에는 에어컨, 라디오, 카세트 테이프 CD 등 단순하게 켜고 끄기만 하는 기능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소비자에게 다가서려면 한글화는 필수다. 제대로 번역을 하는 것 역시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척도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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