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전기차 아닌 이거 팔아 이익 낸다는데...
테슬라,전기차 아닌 이거 팔아 이익 낸다는데...
  • 최경헌
  • 승인 2020.08.17 09:00
  • 조회수 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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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3개 자동차회사 줄줄이 벌금..테슬라, 탄소배출권 팔아 막대한 수익
2021년 상위 13개 자동차 그룹사 탄소배출량 전망(출처 PA컨설팅)
2021년 상위 13개 자동차 그룹사 탄소배출량 전망(출처 PA컨설팅)

테슬라는 매년 10조원 내외의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 당장 수익보다는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확장하고 신차 개발, 신규 공장 확대에 투자한다. 테슬라가 사실상 매년 적자를 내는 이유다.

지난 1년간은 테슬라가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4분기 연속 흑자다. 가장 큰 이유는 모델3 및 모델Y 판매가 대박이 나서다. 또다른 이면에는 탄소배출권을 기존 자동차 업체에 팔아 수천억원의 영업외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는 전 세계적인 이슈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관련 환경 규제 벌금이 자동차에 본격 적용된 건 약 10년 전부터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판매된 신차 65%를 기준으로 평균 CO2 배출량이 130g/km을 넘기면 벌금을 물어야 했다. 이 규제는 매년 강화됐다. 벌금액은 1g/km 초과마다 5유로가 부과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제로 배출차량 프로그램(ZEV, Zero Emissions Vehicle program) 규제까지 등장헀다. 자동차 기업은 총 판매액 중 일정 숫자의 전기차를 반드시 판매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2018년 말 유럽연합은 파리 기후협정 이행을 위한 규제 강화 차원에서 신규 판매 승용차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차례로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내년부터 자동차 업체들은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는다. 기존 대당 평균 130g/㎞에서 95g/㎞에 맞춰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량과 판매량을 토대로 대당 95유로의 벌금을 물게 된다.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량은 최근 3년간 증가세다.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정부는 내연 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발표했거나 검토 중이다. 늦어도 2040년부터는 유럽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될 전망이다.

영국컨설팅 업체 PA컨설팅이 상위 13개 자동차 그룹사가 2021년 유럽에 신차를 팔면서 내야할 벌금 규모를 예상했다. 총액은 약 147억 유로(약 20조원)이다.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이상을 친환경 차량으로 생산하겠다는 토요타가 가장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탄소배출량 평균 95.1g/km으로 2,000만 유로(약 278억)의 벌금을 내야 한다. 폭스바겐은 탄소배출량 평균 109.3g/km으로 약 45억 유로(약 5조 8천만 원),다임러는 9억9천만 유로(약 1조 3278억 원), BMW 7억7500만 유로(약 1조 395억 원)의 엄청난 벌금을 부담하게 된다. 독일 자동차 제조 3사가 전체 벌금의 절반가량을 내야하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평균 배출량 101.1g/km로 약 8억 유로(약 1조 원) 규모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대기아차는 코나 EV 등 전기차 수출을 통해 수익성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토요타, PSA, 르노닛산연합에 이은 4위의 성적표다. 현대차는 “유럽 환경 규제에 따른 시장 우려는 알고 있다. 판매 확대보다는 전기차 출시를 통한 규제대응 전략으로 수익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 얻은 연간 수익
테슬라가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 얻은 연간 수익

테슬라는 오히려 이런 규제 덕분에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이 단 한 대도 없고 모두 전기차만 판매해 판매 대수마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게 된다. 당장 지난해만 보면 무려 5억9400만 달러(약 7100억원)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이를 벌금을 내야 할 자동차 회사에 되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다. 당장 테슬라는 지난 2분기에  4억2800만 달러((약 5000억원)의 탄소배출권을 판매했다. 탄소배출권 거래는 자동차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력한 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이루어졌다. 총 21억 달러의 탄소배출 벌금을 피하고자 피아트크라이슬러(Fiat Chrysler)가 테슬라에 수억 달러를 지불했다. 수년간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업체에 매년 수백억~수천억원의 탄소배출권을 판매해왔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혁신이 있는 기업에게 위기가 기회가 됐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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