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테슬라 혁신 가속도..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분석] 테슬라 혁신 가속도..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 최경헌 에디터
  • 승인 2020.11.19 10:00
  • 조회수 2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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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오히려 혁신의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CleanTechnica]
테슬라는 오히려 혁신의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CleanTechnica]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혁신 속도가 테슬라가 가진 전부”라고 말했다. 혁신이 테슬라의 경쟁력이기도 하지만 혁신을 못하면 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혁신은 기본이고 혁신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요즘 같이 혼돈의 세상에서 대기업의 생존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혁신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혁신은 더는 혁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소한 차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혁신의 속도란 종국에는 생존을 가를 최고 우위 요소다. 많은 전문가들이 테슬라의 혁신에 대해 놀라워한다. 하지만 그 속도에 대해 분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혁신의 속도가 다른 경쟁자들을 제칠 가장 강력한 무기인데도 말이다. 

대부분 위기 상황에서 혁신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든 경쟁사가 같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오히려 혁신의 속도를 더 높인다. 가속도를 붙여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혁신은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여부를 떠나서 시간이 지나면 경쟁자들에게 복제를 당한다. 역사가 이것을 보여준다. 혁신의 속도를 빠르게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가장 앞선 혁신을 보여주는 상태를 유지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사람들은 테슬라의 혁신에 열광한다. 거의 완성된 완전자율주행(FSD), 전례 없는 모델 Y의 헤파필터를 이용한 공기정화 HVAC 시스템, 차체 제작에 최초로 적용된 거대한 다이캐스팅 공정, FSD 칩 기술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혁신은 테슬라 기업구조에 있다. 부서, 사람, 의사결정 구조를 비롯한 기업의 DNA가 혁신에 가장 가깝다는 것. 이런 DNA가 혁신을 가장 빠른 속도로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코로나 19로 촉발한 위기 훨씬 이전부터 테슬라에 내재해왔다. 대담할 뿐 아니라 당장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다.

그러나 진짜 혁신은 테슬라의 기업구조에 있다. 부서, 사람, 의사결정구조를 비롯한 기업의 DNA에 혁신이 있다는 것이다. [CleanTechnica]
테슬라의 진짜 혁신은 기업구조에 있다. 조직원과 의사결정 구조 등 기업 DNA가 혁신 그 자체다. [CleanTechnica]

이는 현재 내연기관 최강인 독일 자동차 업체와 기업구조와는 180도 다르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는 뛰어난 점이 많다. 하지만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일에는 절대 도전하지 않는다. 배터리 기술, 전기차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시스템을 비롯한 전기차 산업은 테슬라보다 수 년 뒤처져있다. 지금 수 년은 과거 수 십 년에 해당한다.

친환경차 전문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는 “테슬라 기업구조를 따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R&D부서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새롭고 효율적인 결정을 빠르게 하려면 기업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회사의 잠재력을 똑똑한 몇몇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 조직원에서 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R&D 부서는 개발 속도를 늦출 수 밖에 없었다. 물리적인 업무 환경을 보장받지 못해서다. 테슬라는 달랐다. 가장 큰 경쟁력은 차량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어서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물리적 업무환경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반드시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아도 된다. 재택근무가 용이하다. 이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다.

테슬라 FSD 베타버전이 좋은 예다. FSD는 100만 테슬라 사용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테슬라 자율주행 연구팀이 개발하면 즉각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폭스바겐그룹과 비교해보면 테슬라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오프라인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한 폭스바겐은 코로나 여파로 ID.3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 상황 중에도 테슬라에 수집된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자율주행팀이 만나서 회의할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점은 테슬라의 어떤 경쟁사도 따라 할 수 없다. 도로를 달릴 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100만대의 차량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주행량이 줄었지만,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위기 상황에서 테슬라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테슬라의 구독경제, OTA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사는 현재 없다. 기업 운영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허버트 디에스(Herbert Diess) 폭스바겐그룹 CEO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타임라인을 고수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 발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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