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하이브리드 SUV를 평정하러 온 혼다 CR-V 하이브리드
[시승기]하이브리드 SUV를 평정하러 온 혼다 CR-V 하이브리드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2.07 10:00
  • 조회수 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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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 하이브리드 투어링
혼다 CR-V 하이브리드 투어링

지난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혼다가 제대로 칼을 갈았다. 자사의 대표 중형 SUV인 CR-V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조합한 모델을 선보였다. 인기 세그먼트인 SUV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앞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조합해 꽤나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CR-V 하이브리드는 혼다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AWD가 매칭된 모델이다. 국내 판매되는 CR-V는 지난 2017년 출시한 5세대 모델이다. 2020년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에 국내 출시한 모델은 부분변경에 더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만의 디테일이 숨어있는 전면부
범퍼하단의 형상이 일반 모델과 차이
안개등이 인라인으로 자리한다

전면부 디자인부터 살펴 보면 하이브리드 전용 LED 안개등이 눈에 띈다. 기존 모델과 달리 한 줄로 길게 이어져 보다 또렷한 인상을 완성한다. 크롬으로 장식한 그릴과 범퍼 하단부는 보다 세련된 미를 더한다. 여기에 그릴 안 쪽을 블랙 도장으로 마감해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측면으로 돌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 수 있는 레터링이 프론트 펜더 뒷 쪽에 붙는다. 가장 높은 트림인 투어링에 적용되는 19인치 휠은 노면을 탄탄하게 지탱한다. 후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 리어 범퍼 가니쉬를 더했다. 후면 역시 측면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레터링이 오른쪽 트렁크 하단에 붙는다.

전체적인 실내 구성 역시 일반 모델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혼다의 버튼식 기어는 사용성이 좋은 편

실내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하이브리드 모델만의 특징은 기어봉 대신 버튼식 기어가 적용된 점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구성이다. P, R, N, D 버튼의 크기가 각각 상이하고 ‘R’ 버튼은 뒤로 당기는 방식으로 배치해 보다 안전한 드라이빙을 돕는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계기반에는 파워플로우 메뉴를 적용했다. 배터리와 엔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뒷 편에는 패들시프트를 적용했다. 무단변속기가 적용된 만큼 변속 대신 회생 제동의 양을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어버튼 왼쪽으로는 기존 ECON과 SPORT 모드에 더해 EV 모드가 추가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고용량의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한 만큼 순수 전기모드를 운전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센터디스플레이는 애플 ㅍ카플레이에 더해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한다. 최신 폰커넥비티 시스템의 적극 적용은 환영할 변화다.

성인 남성 두 명이 앉기에도 넉넉한 2열
2열을 위한 송풍구와 충전포트
3단계로 조절되는 열선시트가 2열에도 있다

CR-V의 실내공간은 차급을 뛰어넘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기어노브의 위치를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올려 운전자와 등승자 사이의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납함 커버를 활용해 노멀, 수납, 대용량 등 세가지 형태의 센터 콘솔 박스를 이용할 수 있다. 2열 공간 역시 성인 남성 두 명이 앉기에 충분한 구성이다. 무릎과 머리 공간에 신장 180cm의 성인이 앉아도 무릎이 각각 두 개씩 세워서 들어간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음에도 트렁크 공간의 활용도는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다이브 방식의 시트가 적용된 2열은 폴딩했을 때 완전히 평평하게 접힌다. 최대 1945L의 넉넉한 수납공간은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충분히 가능한 구성이다.

혼다가 자랑하는 파워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차량 둘러보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먼저 경험한 곳은 영암인터네셔널서킷의 2코스다. CR-V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세 가지 주행모드(스포츠, 이콘, EV)를 순차적으로 경험했다. CR-V 하이브리드에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된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2.1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7.8kg.m의 힘을 내는 2.0L 앳킨슨 싸이클 가솔린 엔진이 결합된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형태였다면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이 전기모터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모터의 동작 빈도가 높아 결과적으로 더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두 개의 전기모터와 2.0L 가솔린 엔진의 조합으로 시스템 총출력이 무려 215마력에 달한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배터리가 충분하다는 가정하에 시속 40km 이하에서는 순수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물론 어느정도 속도가 붙은 시점에서도 항속 주행 중이라면 전기모터만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ECON이라는 이름 붙은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유기적인 작용으로 최대의 엔진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전기모터로 구동하다가 엔진의 도움이 필요할 때 비로소 시동이 걸린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4.5km로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도심연비는 이보다 높은 15.3km/L다. 작심하고 연료효율 주행을 한다면 리터당 20km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트랙 주행의 마지막은 스포츠 모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성능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기술의 혼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최고속도인 시속 171km까지 쉬지않고 앞자리 숫자를 바꿔 나간다. 초반부터 모든 출력을 쏟아내는 전기모터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혼다 최초로 적용된 하이브리드 AWD 시스템은 서킷의 복합 코너에서도 주저함이 없다. 전고가 높은 SUV의 특성상 어느 정도 좌우의 움직임이 느껴지지만 불안함은 없다. SUV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코너를 빠른 속도로 진입해도 버텨주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CR-V 하이브리드의 고속 주행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서킷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움 움직임을 선사했다.

남해 바다도 푸르다

트랙 주행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도 시승에 나섰다. 왕복 150km의 긴 거리를 주행하며 중점적으로 확인한 사항은 고속 추월 가속력과 혼다가 자랑하는 운전자 보조 장비인 혼다센싱이다. 90km/h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순간적인 가속 페달 전개로 앞 차를 추월할 때도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고속 주행 중에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을 유지한다. 바닥에 낮게 갈린 배터리 덕에 고르지 않은 노면을 주행할 때도 안정감이 상당하다.

CR-V 하이브리드 전 트림에는 혼다센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약 30km/h 이상의 속도부터 설정이 가능하다.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해 막히는 도심이나 장거리 주행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차선 중앙을 인식해 주행하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꽤나 쓸만하다. 굽이진 도로에서도 차선을 놓치지 않고 주행해 나간다. 다만, 주행 중 차선 인식이 갑자기 안될 경우 운전자에게 아무런 경고를 보내주지 않는다. 소리나 진동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 상황을 전달하는 기능이 추가된다면 더욱 완벽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차선 중앙을 인식하는 기능은 약 72km/h 이상의 속도에서만 동작한다. 최근 출시되는 경쟁 모델들이 모든 속도 범위 내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상반된다.

이 외에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 오토 하이빔 등이 적용돼 안전 운전을 돕는다.

기본 용량도 넉넉한 트렁크
2열 폴딩시 풀플랫되는 공간 역시 일반모델과 동일

CR-V 하이브리드는 완성도가 높다. CR-V 특유의 실용적인 공간 활용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로 연료효율까지 챙겼다. 가족을 위한 패밀리 SUV와 출퇴근용 도심 모빌리티로써 역량이 충분하다. 혼다코리아는 2024년까지 국내 판매 모델의 30%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울 계획이다. 선봉장으로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지난 몇 년간 판매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혼다 CR-V 하이브리드 출시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한 줄 평

장점 : 동급 대비 넉넉한 실내공간과 파워풀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단점 : 1열에 비해 2열의 소음유입이 도드라진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 투어링

엔진

L4 2.0L 가솔린

변속기

CVT

구동방식

AWD

전장

463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

축거

2660mm

공차중량

1710kg

엔진출력

145마력

전기모터출력

184마력

시스템총출력

215마력

전기모터최대토크

32.1kg.m

엔진최대토크

17.8kg.m

복합연비

14.5km/L

시승차 가격

477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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