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도 위기 온다?..순항 속 제네시스 강적 등장
볼보도 위기 온다?..순항 속 제네시스 강적 등장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3.30 09:00
  • 조회수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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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 B5
볼보 S90 B5

국내 신차 시장에서 판매가 순항 중인 브랜드는 몇 개로 압축된다. 국산차 브랜드에서는 현대와 기아,제네시스다. 수입차에선 벤츠, BMW ,포르쉐 등 독일차와 볼보 정도 뿐이다. 그 가운데 볼보는 최근 3년간 가파르게 판매가 상승 중이다. 볼보의 인기 비결은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이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더 명확해졌다. 거액의 투자를 바탕으로 안전의 대명사로 다시금 자리를 잡으며 소비자 신뢰도를 끌어 올렸다. 고리타분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았던 이전 모델들과 달리 XC90을 시작으로 새로운 디자인 테마를 적용해 나갔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볼보의 아이언 마크를 조합한 전면부 그리고 단정하지만 세련된 디자인은 소비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볼보자동차 XC90 B6 AWD 인스크립션
볼보자동차 XC90 B6 AWD 인스크립션

국내 시장에서도 볼보는 입지를 늘려가고 있다. 2014년 연간 3천대도 팔지 못하던 마이너 브랜드에서 매 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 10570대를 팔며 사상 최초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20년에는 1만2798대를 팔아 전년 대비 21% 성장을 기록했다. 볼보코리아가 설립 된 이후 사상 최대 판매량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1만5000천대로 지속 성장을 하겠다는 의미다. 볼보의 동력이 올해 지속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볼보는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플랫폼을 공용한다. 파워트레인이 소형부터 대형까지 똑 같다. 이런 방식은 생산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 효율적인 생산을 가능케 한다. 단점도 분명하다. 소형 모델부터 대형 모델까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과급기를 이용해 출력을 세분화하긴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에겐 불만 요소다. 

파워트레인과 플랫폼뿐 아니라 실내 디자인도 전 모델이 유사하다. '크기가 다른 쏘시지'라는 악평이 나오는 이유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어느 모델을 타도 조작이 동일하다. 이런 통일성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데는 좋지만 충성 고객을 만들어 내긴 쉽지 않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구성은 유사하지만 차급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크기나 버튼의 배치 그리고 소재를 조금씩 달리한다. 이런 구성은 차급의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다음 차의 구매를 고려할 때 다시금 우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성을 가져올 수 있다.

볼보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디자인이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른다. 현재 볼보의 디자인 완성도는 정점을 찍었다는 찬사를 받을 만큼 모난 곳이 없다. 앞으로가 문제다. 볼보는 최근 신차 출시 3~4년차가 된 모델들에 대해 부분변경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다른 브랜드들이 부분변경을 거치며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것과 다르게 볼보의 부분변경은 굉장히 소극적이다.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차이가 없을 만큼 바뀐 점을 찾기 어렵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구성은 이전과 동일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구성을 쓰기 편리하게 손 본 정도다. 볼보의 라인업은 향후 2~3년 사이에 대부분 세대 교체 시기가 도래한다. 이 때가 관건이다. 1세대를 뛰어 넘지 못하면 다시 군소 브랜드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사례를 기아자동차 1세대 K5에서 찾아 볼 수 있다. K5는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이 호평을 얻으며 판매에 날개를 달았다. 2세대 K5는 1세대와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형 만한 아우가 없다는 속담처럼 2세대 K5는 1세대 K5의 그늘에 파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

볼보 C40 리차지
볼보 C40 리차지

볼보는 위기감을 타개하기 위해 전동화 전략을 택했다. 모든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을 단종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접목했다. 또한 2030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제조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첫번째 순수전기차 XC40 리차지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 C40 리차지를 선보이며 전기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50%를 순수 전기차로 나머지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향은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이 가지고 있던 약점을 해소할 수 있다. 

고객들에게 불만 사항으로 지적되던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탈바꿈한다. 구글 지도는 물론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지난해 라인업을 보강해 '수입차 킬러'로 올해 등장했다. 볼보와 엇비스한 가격대에다 라인업도 튼실하다. 더구나 디자인과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볼보보다 제네시스가 훨씬 더 세련됐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수입차에 없던 제네시스라는 강적을 만난 셈이다.

볼보는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다. 서비스 및 품질 불만이 거세다. 서비스센터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내외관 디자인도 너무 구식이라는 평도 나오기 시작한다. 완전변경때는 이번 세대를 뛰어 넘는 혁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볼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원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에서 볼보가 올해도 지속 성장이 가능할까?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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