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토요타 사장이 테슬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
세계 1위 토요타 사장이 테슬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
  • 조희정
  • 승인 2021.05.07 09:00
  • 조회수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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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도래에 엇박자

일본 내의 순수 전기차 보급률은 미국,중국,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유럽 국가의 전기차 보급률은 2020년 기준으로 독일 8.0%, 영국 6.7%, 프랑스 5.9%이다. 일본은 0.7%에 그치고 있다. 작년 한 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40% 이상 성장했다. 이런 상승에는 테슬라가 절대적이다.최근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토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재미난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토요타 자동차의 '분기 결산 설명회’에 깜짝 참석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테슬라에 대해 평가했다. 미국 미디어인 'CleanTechnica’는 도요다 사장이 테슬라의 미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요다 사장은 "테슬라의 약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토요타의 전기화 전략은 무엇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다소 엉뚱한 답변을 늘어놨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

다음은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발언 내용.

•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약 40조 엔(한화 약 411조 8,320억 원).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기업 7개사를 합친 시가총액이 약 33조 엔(한화 약 339조 7,614억 원)으로 테슬라는 엄청난 기업가치를 만들어냈다.

• 특히 재생 에너지 및 CO2 삭감 대응은 배워야 할 점이 많다.

• 토요타도 환경 문제와 CASE(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공유차량, 전동화) 대응에는 선행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토요타 주가 움직임이 다른 자동차 세그먼트와 달리 상승 추세인 것은 기존 자동차 기업 중에서 그러한 대응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 우리에게는 있고 테슬라에 없는 것은 바로 1억 대 이상 존재하는 토요타 차량이다.

•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테슬라의 사업은 주방과 요리사가 없는 상태에서 레시피를 거래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의 레시피가 미래의 세계 표준이 될 것이다’라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 토요타에는 주방도 있고, 요리사도 있고, 요리를 잘 사먹는 까다로운 고객도 있다.

• 전동화의 경우도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있는 토요타가 선택되리라고 본다.

• 전동화 풀 라인업을 갖춘 기업을 찾는다면 테슬라보다 토요타가 한발 앞서 가고 있다.

이상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미디어 CleanTechnica’ ‘‘토요타 사장은 테슬라와 테슬라의 미션, 아니면 레스토랑 업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Toyota's President Clearly Does not Understand Tesla, Its Mission, Or The Restaurant Industry)"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사양화 산업과 성장하는 산업을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사양화하는 산업은 화석연료에 의존한, 즉 토요타와 같은 기업이 속한 산업이다.

• 테슬라가 토요타와 같은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도요다 사장의 비유도 일리가 있지만, 테슬라는 토요타와 똑같은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 토요타 사명은 ‘미래의 모빌리티 사회를 선도하고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책임 있는 방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이고 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회로의 변화를 가속화한다’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토요타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이지만, 테슬라는 그렇지 않다.

• 테슬라는 레시피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메뉴 전체를 재설계한다. 

결국 기사의 요점은 이렇다. 도요다 사장이 토요타와 테슬라를 식당에 비유한 점에 대해, 테슬라는 ‘요리 그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고 빗댄 것은 도요다 사장이 자신만의 잣대로 ‘우리 회사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어리석다는 지적이다. 전기 자동차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적일지도 모른다. 최근 일본 기업들의 전기차 계획이 앞다퉈 발표된 가운데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도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40% 이상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의 누적 보급과 수출이 2016년에 각각 24만 대, 7.8만 대에서 2020년에는 각각 82만 대, 28만 대로 약 3.5배까지 증가했다. 전기차 수출 세계 4위, 보급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전기차 시장과 해당 산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희정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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