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승체험기]타이칸보다 부족한게 뭐지…아우디 RS e-트론 GT
[동승체험기]타이칸보다 부족한게 뭐지…아우디 RS e-트론 GT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6.04 09:00
  • 조회수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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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입을 시작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e-트론을 국내 출시한 바 있다. 거울이 달린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로 도어 트림 좌우에 마련한 LCD 화면을 통해 후방 시야를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버추얼 사이드 미러가 특징이다. 이번에 시승한 e-트론 GT는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에 이어 아우디가 국내 선보이는 두 번째 순수전기차 다. 기본형 e-트론 GT에 이어 고성능을 발휘하는 RS e-트론 GT까지 출시한다.

 

아우디코리아는 고성능 e-트론 GT 시승을 위해 인제 스피디움을 빌렸다.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는 아우디 RS 여러 차종이 선보였다. RS는 BMW M, 메르세데스-AM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일산 고성능 브랜드다. 아우디 R8, RS7, RS6 아반트, RS Q8 등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직접 시승하며 진면목을 확인했다. 그 중 가장 관심이 간 모델은 단연 e-트론 GT다. 프로 드라이버가 운전하고 동승하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단 1랩만을 도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e-트론 GT의 매력을 확인하기는 충분했다.

우선 전시 모델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먼저 외관 디자인이다. e-트론 GT는 전장 4990mm, 전폭 1960mm, 전고 1410mm, 휠베이스 2900mm로 긴 전장과 넓은 전폭에 비해 낮은 전고와 긴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이런 비율은 스포티한 룩을 완성한다. e-트론 GT는 포르쉐 타이칸과 형제 모델이다. 동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J1을 공유한다. 부품의 60%를 공유한다. 

이런 이유로 e-트론 GT는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낮은 차체와 플랫 배터리 구조를 채용한다. 50:50의 가장 이상적인 무게 배분은 물론 지금까지 아우디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기존 내연기관 시대의 아우디는 전체적으로 말끔하고 모던한 게  특징이다. 선과 면을 사용해 단정한 매력을 지닌 기존 아우디 모델과 달리 e-트론 GT는 보다 다이내믹하고 장식적 요소가 많이 사용됐다. 길을 지나는 행인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엔진의 삭제로 보닛의 높이가 한껏 낮아졌다. 또한 프런트와 리어 오버행의 길이를 최대한 줄여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아우디 상징과도 같은 육각형 그릴은 흔적을 남기고 공기구멍은 최대한 막았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설계로 e-트론 GT의 공기역학계수는 0.24다. 포르쉐 타이칸(0.22Cd)보다는 소폭 떨어진다. LED를 디자인 요소로 적극 활용하는 아우디 모델답게 전후면 램프를 모두 LED로 구성했다. 차량의 잠금을 해제하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LED가 춤을 추듯 움직이며 운전자를 반긴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단연 측면이다. 공기 역학을 고려한 휠 디자인과 더불어 루프 라인이 트렁크 끝 단까지 매끄럽게 이어진다. 후면에는 운전 모드에 따라 공기의 흐름을 다스리는 스포일러가 가변으로 움직인다. 좌우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와 밑으로 누른 듯한 트렁크가 자리한 후면부는 시선을 멈추게 한다. 

운전석은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10.1인치 와이드 센터 디스플레이다. 그 아래로 터치와 물리 버튼이 혼용된 공조기 조작부가 있다. 시동 버튼은 전원을 켜고 끄는 듯한 UI가 적용돼 전기차임을 단 번에 알 수 있다. 굉장히 작게 마련된 기어 노브는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내 대부분의 소재가 친환경 재질이다. 더불어 고성능 버전인 RS e-트론 GT의 경우 알칸타라와 카본으로 실내를 마감해 고급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편의안전장비도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에 손색이 없다.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하는 1열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포함했다. 다양한 편의장비를 접목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운전자의 몸을 충분히 지탱해주는 버킷 스타일의 시트다.

아우디 e-트론 GT
아우디 e-트론 GT
아우디 e-트론 GT
아우디 e-트론 GT

타이칸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 만큼 2열 공간은 엇비슷하다. 신장 179cm의 기자가 착석했을 때 여유롭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패스트백 디자인을 사용한 다른 모델(아우디 A7, 벤츠 CLS 등)과 비교해보면 크게 뒤떨어진다는 느낌은 없다. 장거리를 타고 가도 크게 무리는 없을만한 공간이다. 트렁크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 아우디 A4와 동일한 450L의 트렁크 공간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은 보닛 아래에 위치한 100L의 추가 수납 공간이다.

아우디의 설명에 따르면 그란 투리스모(장거리 여행)의 두 가지 특징인 스포티함과 편안함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런 사실을 방증하듯 e-트론 GT는 독일 네카쥴름에 위치한 볼링거 호페 공장에서 생산된다. 해당 공장에서는 e-트론 GT뿐만 아니라 고성능 스포츠카인 R8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R8의 레이스카 버전인 R8 GT3, R8 GT2 등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한 곳에서 생산되는 전세계 유일의 공장이다. 유연한 생산 공정으로 혼류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우디 측의 설명이다.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93.4kWh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타이칸과 동일한 스펙이다. 충전 시스템 역시 타이칸에 적용된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채택했다. 최대 270kW의 충전속도를 받아 들일 수 있다.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도달하는데 2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WLTP 기준 1회 완전 충전시 주행거리는 e-트론 GT가 488km, RS e-트론 GT가 472km다.

두 모델 모두 전후방에 전기모터가 장착된 것은 동일하지만 버전 별로 출력은 상이하다. 기본 e-트론 GT는 최고출력 435마력(부스트 모드 530마력), 최대토크 64.3kg.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45km/h로 제한되지만 가속력은 남다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1초(부스트 모드 사용시), 시속 200km까지는 13.2초만에 도달한다. 공차중량 2276kg의 무거운 차체를 순식간에 이끌어 나간다. RS e-트론 GT는 최고출력 598마력(부스트 모드 646마력), 최대토크 84.7kg.m의 어마무시한 성능을 자랑한다. 최고속도는 e-트론 GT보다 소폭 높은 250km/h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3초(부스트 모드 사용시), 시속 200km까지는 10.9초면 충분하다. 공차중량은 e-트론 GT보다 소폭 무거운 2347kg이다.

택시 드라이빙에 나선 모델은 고성능 버전인 RS e-트론 GT다. 조수석에 앉아 인제 서킷의 A코스를 한 바퀴 돌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RS e-트론 GT 가속력과 코너링 등 스포티한 드라이빙 실력을 간접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폭발적인 가속력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풍경이 빠른 속도로 스쳐 사라진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코너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바디 강성이다. 테슬라의 느낌과는 한 차원 다른 세계다. 가속력은 테슬라 모델S가 한 수 위일지 몰라도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e-트론 GT의 압승이다. 지난해 시승한 포르쉐 타이칸과 매우 흡사하다. 코너에서는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주고 앞과 뒤의 구동배분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시승하기 전 폭우가 내려 노면이 젖어있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폭발적인 주행 성능이 짜릿했다면 역동성을 더한 것은 단연 스포츠 사운드 시스템이다. 가속을 진행 할수록 차량 내외부에 각각 두 개씩 마련된 라우드 스피커가 전기 모터의 회전 속도, 부하, 차량 속도 등을 분석해 섬세한 사운드를 구현해낸다. 마치 엔진음과 배기음 그리고 우주선(들어 본 적은 없지만)의 소리를 섞은 듯한 묘한 소리가 차량 내외부를 울린다. 무감각할 것 같던 전기차 시대에도 오감을 자극하는 모델들의 등장을 기대케 하는 상징적 모델이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주행 감각과 머리카락 쭈뼛 서는 가속감 모두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포르쉐 타이칸과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디자인 차별화에 성고한 e-트론 GT의 국내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다만 독일 출시가격을 토대로 예상이 가능하다. e-트론 GT는 9만9800유로(한화 약 1억3600만원)부터 RS e-트론 GT는 13만8200유로(한화 약 1억8800만원)부터 독일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에는 대략 1억원대 중후반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줄 평

장점 : 포르쉐 타이칸보다 뒤질게 없는 아우디 디자인의 고성능 전기차

단점 : 1회 완전 충전시 주행거리가 300km는 넘겠지?

RS e-트론 GT

모터방식

영구 자석 동기식 모터

배터리

93.4kWh

전장

4,989mm

전폭

1,964mm

전고

1,396mm

축거

2900mm

공차중량

2,347

최대출력

598마력(부스트모드 646마력)

최대토크

84.7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72km(WLTP)

가격

13만8200 유로

(한화 약 1억8800만원)부터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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