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캠리 하이브리드..'고장 신경 안쓰고 기름 냄새로 굴러간다'
[시승기]캠리 하이브리드..'고장 신경 안쓰고 기름 냄새로 굴러간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6.16 09:00
  • 조회수 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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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SE
2022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SE

실리주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적절한 균형을 맞춘 승차감, 적재적소에 위치한 버튼과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편의안전장비 그리고 스타일리쉬한 외관까지..바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다. 이런 모든 걸 갖췄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까지 겸비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오래 타야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있다.

캠리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외관에 공격적인 변화를 입었다. 기존 LE와 XLE에 더불어 지난해 한정 판매했던 XSE를 새로운 트림으로 추가했다. 가장 높은 최상위 트림으로 외관에 스포티한 디자인 요소를 대거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패들 시프트까지 추가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캠리는 중형 세단으로 현대 쏘나타, 기아 K5 등과 같은 세그먼트다. 다만 국내에서 4천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현대 그랜저, 기아 K8과 같은 준대형 세단과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크기만 놓고 보면 캠리는 사이즈가 다소 작은 편이다. 전장 4895mm, 전폭 1840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2825mm로 가장 강력한 맞상대인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작다. 그러나 숫자를 제외하고 눈으로만 보면 꽤 작아 보인다.

외관을 먼저 살폈다. 기존 모델과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한 눈에 봐도 변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차이가 난다. 먼저, 전면부를 보면 기존에도 대담한 디자인이라는 기존 평가에서 살짝 디테일을 더했다. 과감하게 벌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하게 그려낸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룬다. 더불어 크롬 가니시를 덧대 과감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이다. 부분변경인 만큼 측면은 거의 찾을 수 없다. 새로운 디자인의 18인치 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후면부는 테일램프에 힘을 줬다. 검은색 디테일을 더한 것은 물론 테일램프 내부 LED 배치를 손봤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좀 더 말끔해진 인상이다. 트렁크 리드에 일체형 스포일러를 달고, 범퍼 하단에 동그란 형태의 듀얼 테일 파이프를 마련해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스포티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다소 과격한 인상의 외관과 달리 실내는 한층 차분해졌다. 다소 보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필요한 버튼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눈에 띄는 기능은 없지만 그렇다고 부족함이 느껴지지도 않는 구성이다. 최신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쓰기 쉽고 직관적이라는 면에서는 칭찬 할 부분이다. 가령, 공조기 조작부는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 터치식을 사용한 경쟁 모델에 비해 트렌디함은 떨어지지만 사용성은 높다. 처음 차량을 마주한 소비자도 마치 내 차처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첨단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다.

기존에 사용하던 8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 대신 9인치로 크기를 키웠다. 더불어 기존 센터페시아 정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상단으로 끌어 올려 플로팅 타입으로 배치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아틀란 내비게이션은 불만이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유선 기능으로 지원해 아쉬움을 상쇄한다. 이 외에 편의장비는 다소 아쉽다. 가장 큰 경쟁 상대로 꼽히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헤드업디스플레이, 1열 통풍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무선 충전 패드, 동승석 전동 시트, 메모리 시트, 2열 열선 시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있지만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빠진 기능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열은 열선 시트를 지원하고 2열에는 별도의 송풍구와 USB 충전 포트를 마련한 점이다.

2열 시트에 앉아 보면 공간의 부족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릎 공간은 대략 주먹 두 개에서 두 개 반 정도 들어간다. 헤드룸은 다소 좁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 앉아 보면 머리 윗 공간을 파 놓아 성인이 앉아도 여유롭다. 아쉬움은 실내 편의장비다.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송풍구와 두 개의 USB 충전 포트를 마련한 점은 칭찬할만 하지만 열선 시트가 빠져있다. 2열 시트의 헤드레스트가 일체형이다. 편의 사양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트렁크는 넉넉하다. TNGA 플랫폼을 사용한 덕분에 배터리가 2열 시트 아래로 숨었다. 덕분에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트렁크 용량(524L)을 가지게 됐다. 더불어 2열 시트의 폴딩이 가능해 긴 짐을 수납하기 유리하다.

넉넉한 힘을 내는 2.5L 엔진에 전기모터가 부드러움을 더한다

내외관 변화를 거친 페이스리프트 모델답게 파워트레인 변화는 없다.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엔진과 무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전기모터가 조합된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는 22.5kg.m다. 주목할 부분은 연료효율 상승이다. 이전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했음에도 연료효율이 기존 16.7~17.5km/L(17~18인치 휠)에서 17.1~18.5km/L(17~18인치 휠)로 대폭 개선됐다. 이에 대해 토요타코리아는 엔진의 열효율을 41% 끌어 올리고,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도록 핀을 배치한 결과라고 답했다.

캠리를 타보면 내 집 같은 안락함이 느껴진다. 나긋나긋한 승차감과 더불어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때 정숙성이 렉서스에 비견될 정도다.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한 범위가 상당하다. 가령, 배터리의 잔량이 충분한 상태에서 EV 모드를 활성화 시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보면 엔진과 전기모터가 유기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이 과정이 매끈하다. 엔진은 존재감을 최대한 숨긴다. 전기차를 제외한다면 4천만원대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정숙한 모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심에서 빛이 난다. 대부분의 충격을 최대한 걸러낸다. 고급스러운 세단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가속력은 평이하다. 펀치력 넘치는 가속감과는 거리가 있다. 꾸준하게 차체를 이끌어나간다. 예상보다 코너에서 차체를 떠받드는 느낌이 좋다. 서스펜션의 세팅이 부드러워 '뒤뚱거리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기우였다. 선을 그어 놓은 듯 차체를 잘 잡아낸다. 탑승객이 불안함을 느낄 틈이 없다. 생각보다 핸들링이 깔끔하다.

토요타의 모델을 타면 항상 불만 사항으로 지적되던 부분이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다. 경쟁 모델에 비해 보수적인 세팅으로 적극적인 활용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진화한 주행보조 장비는 다르다. 기존에 적용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더불어 기존에 적용되던 차선이탈 경고는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장비로 거듭났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앞 차를 추적하는 기능과 커브 구간에서 감속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이전보다 한층 발전했다. 막히는 구간이나 장거리 주행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 외에 긴급 제동 보조(교차로 긴급 제동, 긴급 조향 어시스트 포함)와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후측방 경고 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경쟁 모델에 비해 편의장비는 빈약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외관과 긴 시간 쌓아온 높은 신뢰도 만으로도 선택할 가치가 충분하다. 높은 연료효율과 안락함까지 더해진다면 두 말할 것도 없다. 아울러 중고차 잔존가치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4천만원대 하이브리드 세단을 찾고 있다면 캠리 하이브리드를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해도 후회없는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 엄청난 연료 효율과 안락한 승차감..잔고장 없는 내구성

단점 : 한 세대 이전의 것처럼 느껴지는 편의장비 구성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SE

엔진

2487cc 4기통 가솔린

전기모터

영구 자석식

변속기

무단(CVT)

전장

4895mm

전폭

1840mm

전고

1445mm

축거

2825mm

시스템총출력

211마력

(엔진 178마력, 전기모터 120마력)

최대토크

22.5kg.m

복합연비

17.1km/L

시승차 가격

4357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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