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주행거리를 럭셔리로 만회...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시승기]주행거리를 럭셔리로 만회...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7.17 10:00
  • 조회수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단촐했던 라인업은 SUV가 추가되며 제대로 갖춰졌고 더불어 판매도 급증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5월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했다. 출범 5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다만 50만대 중 국내 판매량이 37만 9천여대에 달해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우선 중국 공략이다. 현대차는 과거 몇 년간 중국에서 죽을 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앞세워 재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시승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역시 중국 공략을 위한 모델 중 하나다. 당초, G80e라는 이름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굉장히 직관적인 G80 전동화 모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국 시장 내에서 제네시스의 인지도 등을 고려했을 때 G80e라는 이름은 내연기관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현대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아닌 기존 G80이 뼈대다. 때문에 곳곳에서 아쉬운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다만,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G80 그대로라 시각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전면부는 다이아몬드 패턴이 반복되는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내연기관 모델과 차이는 그릴 구멍이 막힌 점이다. 공기역학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선택이다. 그릴 한 켠에 충전 포트를 숨겨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다. 다만, 충전기의 위치에 따라 전면 주차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라리 기존 주유구의 위치를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측면 차이는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휠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디자인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기존 전기차와 달리 G80 전동화 모델의 휠은 내연기관에도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다. 후면은 기존 모델과 더 차이를 찾기 어렵다. 배출가스를 내뿜던 오각형 모양의 배기구가 사라진 것 외엔 사실상 동일하다.

실내 역시 큰 차이는 없다. 12.3인치 계기반과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모두 동일하다. 이 외에 버튼 구성이나 편의안전장비 구성 역시 내연기관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충전과 관련된 정보를 추가한 정도다. 차이는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닥에 배터리가 깔려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시트 포지션이 위로 올라왔다. 신장이 크지 않다면 문제될 것은 없지만 낮게 깔린 느낌을 선호한다면 불만이 될 수 있겠다. 2열에 탑승하면 그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신장 179cm 기자가 방석 끝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허리를 곧게 펴면 머리가 천장에 닿는다. 바닥이 위로 솟아 올라왔기 때문이다. 득을 본 부분도 있다. 2열 다리 공간 중간에 불쑥 솟은 센터 터널의 높이가 낮아졌다. G80 전동화 모델은 AWD만 선택할 수 있다.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차체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빠지면서 센터 터널 높이가 낮아진 것은 물론 바닥에 배터리가 깔리면서 전체적인 시트 높이가 상승했다.

후륜에 전기모터를 달면서 공간 확보를 위해 트렁크 공간을 손해봤다. 기존 모델에 비해 트렁크 용량이 70L 줄었다. 트렁크 안쪽을 보면 마치 LPG 차량의 봄베처럼 볼록 솟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G80 전동화 모델에는 앞 뒤에 각각 전기모터가 장착된다. 특이한 점은 각각의 전기모터 출력이 최고출력 136kW, 최대토크 350NM로 동일한 점이다. 시스템 합산 총출력은 370마력, 최대토크는 71.4kg.m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뒷바퀴로만 구동한다. 급가속을 전개하거나 트랙션이 필요한 경우 앞바퀴를 굴려 출력을 보강한다.

가속 페달을 밟아 보면 금세 출력이 넉넉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로 나뉜다. 각 모드마다 차이가 꽤 느껴진다.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휠의 감각이 부드럽거나 혹은 묵직하게 변화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머리가 헤드레스트로 파묻히는 가속 경험을 수 있다. 제네시스의 발표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단 4.9초가 걸린다. 2.2톤을 넘어가는 무거운 차체지만 스포츠 세단 버금가는 가속력이다.

G80 전동화 모델에는 제네시스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전방에 위치한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조절해 최적의 주행 환경을 완성한다. 다만, 주행모드를 바꿀 때마다 승차감 변화의 폭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질감은 프리미엄 이미지에 걸맞게 부드러운 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없어 엔진 소음이나 진동을 느낄 수 없다. 반면,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부각되는 단점이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은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했다. 고속 주행 시에도 신경을 거스를 만한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편안한 승차감과 최대한 억제한 소음 등이 어우러져 최적의 N.V.H. 성능을 뽐낸다.

G80 전동화 모델에는 기존 제네시스 모델과 동일한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와 더불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속도로 주행보조2가 적용된다. 방향 지시등 점등 만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속 단속 카메라나 곡선로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인다.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작동 조건이 까다로워 답답하긴 하지만 느긋하게 주행한다면 써볼 만한 기능이다.

전기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 중 하나가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다. G80 전동화 모델은 87.2kW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 통틀어 가장 큰 용량이다. 주행가능거리는 427km로 다소 아쉽지만 무난한 수준이다. 19인치 휠 기준 복합 전비가 4.3km/kWh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5~6km/kWh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수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기존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다 보니 무게가 증가해 주행거리를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주행에선 공인 전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 대략 80km를 주행하고 난 전비는 kWh 당 5km 중반을 기록했다. 공인 전비보다 좋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i-pedal의 공이 크다. G80 전동화 모델은 스티어링휠 뒷 편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회생 제동의 양을 결정할 수 있다. 왼 편에 위치한 패들 시프트를 끝까지 당기면 가속 페달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i-pedal)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때 회생 제동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전비를 높인다. 이 외에도 솔라루프를 선택해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격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V2L 기능도 제공한다. 사실 어떤 전기차나 인버터를 구매하면 손쉽게 V2L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제조사의 배터리 보증을 받을 수 없다. 순정 V2L 기능이 필요한 이유다. G80 전동화 모델의 경우 최대 3.6kW까지 전력 사용이 가능하다. G80을 타고 캠핑을 가는 이들은 많지 않겠지만 급하게 고용량의 전기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글로벌 시장의 진출을 노리는 제네시스가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는 보수적인 소비자가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아울러 전동화 모델로 넘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차량 곳곳에서 느껴진다.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에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GV60의 출격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춘 제네시스가 국내뿐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의 가격은 8281만원부터다. 6천만원을 넘겨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50%만 받을 수 있다. 실 구매가는 7천만원 중후반에서 8천만원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줄 평

장 점 : 보수적인 변화..기존 내연기관을 타던 소비자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겠다

단 점 :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적용으로 캐빈과 트렁크 공간의 손해..너무 무거워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87.2kWh

전장

50054mm

전폭

1925mm

전고

1475mm

축거

3010mm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71.4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27km

시승차 가격

9651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