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러면 반칙 아니야...랜드로버 디펜더 90
[시승기]이러면 반칙 아니야...랜드로버 디펜더 90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8.10 09:00
  • 조회수 3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랜드로버 디펜더 90 D250 SE
랜드로버 디펜더 90 D250 SE

오프로드를 포함해 각종 레저 활동을 즐긴다면 랜드로버 디펜더 90 만한 선택지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기존 랜드로버 디펜더 110에 비해 길이를 대폭 줄여 날렵해졌다. 휠베이스만 435mm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극강의 오프로드 성능을 갖췄다. 도어가 두 개로 줄어 불편함은 있지만 정통 디펜더 팬이었다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랜드로버 시작을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년대 등장한 디펜더는 랜드로버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글로벌 자동차 라인업에서 정통 오프로더를 지향하는 모델은 몇 없다. 대표적인 오프로더로 지프 랭글러 루비콘,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 정도를 꼽는다. 몇 가지 단점도 존재한다.  랭글러는 데일리로 타기에는 승차감이 꽤 불편하다. G바겐을 선택하자니 2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디펜더는 이 틈을 정확히 파고 들었다. 8천만원대 가격과 안락한 온로드 승차감 그리고 풍부한 편의안전장비까지 부족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에 더해 막강한 오프로드 성능까지 갖췄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멋진 스타일은 덤이다.

2020년 출시된 디펜더는 오리지널 정통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네모난 각진 차체를 둥글게 다듬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디펜더 110이 일반적인 SUV에 가깝다면 디펜더 90은 오프로더에 가깝다. 110에 비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짧다. 디펜더 90의 상세 제원은 다음과 같다. 전당 4583mm, 전폭 1996mm, 전고 1974mm, 휠베이스 2587mm다. 전장은 485mm, 휠베이스는 435mm씩 짧다. 전면만 보면 디펜더 110과 차이가 없다. 범퍼는 위로 들려있고, 동그란 주간주행등은 1세대 디자인을 계승했다. 측면 차이는 꽤나 크다. 짧은 앞뒤 오버행 덕분에 접근각과 이탈각이 각각 31.5°와 35.5°나 나온다. 덕분에 더욱 막강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갖추게 됐다. 짧은 휠베이스 덕에 줄어든 회전 반경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후면은 디펜더를 상징하는 스페어 타이어가 자리한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도 매력 포인트다.

센터페시아 구성은 110과 차이가 없다.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피비 프로가 대표적이다. 10인치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OTA 서비스를 이용해 16개의 개별 모듈을 서비스 센터 방문 없이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T-map 적용이다. 불만 사항으로 지적되던 순정 네비게이션 불편을 말끔하게 해소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인테리어 수준도 상당하다. 레인지로버를 만들며 갈고 닦은 실력과 디스커버리 특유의 실용성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손으로 만져지는 소재의 감각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일부러 겉으로 드러낸 볼트와 대시 보드 곳곳에 마련한 수납 공간은 디펜더의 성격을 대변하는 듯 하다. 양 쪽 끝단에 마련한 핸드 그립은 차량을 오르내리거나 험한 오프로드를 위해 마련했다.

예상보다 놀란 부분은 2열 공간이다. 보조석 개념이 아닌 성인 2명이 넉넉하게 탑승할 수 있을 정도다. 2열을 위한 별도의 도어가 없는 대신 110에 비해 1열 도어의 길이를 200mm 늘렸다. 덕분에 2열 탑승이 한결 원활해졌다. 1열 시트 위에 있는 레버를 제겨 등받이를 앞으로 넘긴 후 시트 옆에 붙은 버튼을 누르면 1열 시트가 앞으로 이동하며 2열로 탑승할 공간이 나온다. 다만, 차체가 높아 오르 내리기 쉽지 않다. 막상 2열 시트에 앉으면 일반적인 SUV와 공간 차이가 없다. 시트가 전체적으로 위로 솟아 있어 천장에 머리가 닿을 것 같지만 실제로 넉넉하다. 무릎 공간도 여유가 있다. 성인 4명이 탑승해도 무리가 없다. 2열을 위한 편의장비도 꼼꼼하게 챙겼다. USB 포트는 물론 열선 시트와 공조기까지 마련했다. 2열 창문이 개방되진 않지만 천장 부근에 알파인 라이트 윈도우를 마련했다. 꽤 넓은 면적의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달아 개방감이 뛰어나다.

트렁크 용량은 넉넉하지 않다. 2열을 사용하면 트렁크 공간은 297L에 불과하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1263L까지 확장할 수 있다. 110 모델이 2열 시트의 방석 부분을 들어 올려 완전히 플랫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달리 90 모델의 2열은 방석 부분이 들리지 않는다. 넉넉한 적재 공간이 필요하다면 90보다는 110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승 모델은 D250으로 l6 3.0L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58.1kg.m의 강력한 출력이다. 여기다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성능과 연료효율까지 챙겼다. AWD가 적용된 점은 110과 동일한 구성이다.

시동을 걸면 예상보다 조용해 가솔린 모델이 아닐까 하는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은 가속 상황에서도 느껴진다. 밟는 데로 튀어나가는 성격은 아니지만 진중하게 이끌어나가는 매력이 있다. 두둑한 토크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앞 코를 살짝 들며 매섭게 달려나간다.

계속되는 주행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단연 N.V.H.다. ATM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타이어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110과 달리 에어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나긋나긋하다. 정통 오프로더는 온로드 승차감이 나쁘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프레임 보디를 버리고 모노코크 방식을 선택한 것이 승차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랜드로버가 디펜더에 모노코크 방식을 사용했을 때 디펜더 골수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디펜더 90을 타보면 랜드로버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프레임 방식보다 차체 강성이 3배나 좋아졌고 승차감까지 챙겼으니 두 말 할 것 없는 성공이다.

코너에서는 차체가 높은 SUV의 주행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당한 롤이 느껴지지만 멀미가 날 정도는 아니다. 일반적인 도심형 SUV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감각이다. 디펜더 90 진가는 오프로드에서 나타난다. 오프로드를 즐기기 위해 많은 지식을 쌓을 필요가 없다. 디펜더를 탄다면 버튼만 눌러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가령, 로우 기어를 넣는 별도의 버튼을 마련한 것과 지형에 알맞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터레인 리스폰스 기능이 그렇다.

최신 차답게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담았다. 대표적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장치가 그렇다. 아쉽게도 차선 중앙 유지 장비는 빠졌다.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아쉽게 느껴지는 구성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는 있다.

디펜더 90은 매력이 확실하다. SUV 전성시대 속에서 굳건히 자시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있다. 오프로드와 온로드 모두에서 빛이 나는 디펜더 90은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완벽한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 정통 오프로더가 맞나 싶을 만큼 안락한 온로드 승차감

단점 : 몇몇 편의장비의 부재가 아쉽다…차선 중앙 유지, 통풍 시트 등

랜드로버 디펜더 90 D250 SE

엔진

L6 3.0L 디젤

변속기

ZF 8

구동방식

AWD

전장

4583mm

전폭

1996mm

전고

1974mm

축거

2587mm

공차중량

2380kg

최대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58.1kg.m

복합연비

10.2km/L

시승차 가격

929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