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트랙스, 디자인 변화로 매력 회복
[시승기] 트랙스, 디자인 변화로 매력 회복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1.26 00:41
  • 조회수 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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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티볼리와 상품성 비교



트랙스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경쟁차인 티볼리와는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SUV로서 기본기가 탄탄하고 주행성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QM3와 비교하면 기본형은 조금 저렴하고 최고급형은 조금 비싸다.



티볼리는 뒤쪽 독립식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네바퀴굴림 옵션을 갖췄다. 게다가 적재함이 넓은 컨버전스 모델까지 있다. 2017년 모델에는 LKAS를 적용해 가격 경쟁 구도를 넘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트랙스도 추가적인 상품성 개선과 가격 인하 방법을 찾아야한다. 특히 마이링크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마이링크는 애플카플레이를 지원하고 브링고 앱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강동훈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쉐보레 트랙스는 투박하고 밋밋해 소형 SUV다운 매력이 부족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소형 SUV다운 다부지고 귀여운 멋을 풍긴다. 디자인 변화가 소형 SUV 본연의 매력을 이끌어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 영역은 매우 작은 시장을 형성한다. 배기량에 상관없이 수입차까지 포함해 5종이 판매 중이다. 1.4~1.6L 엔진으로 제한하면 국산차 업체가 생산하는 4개 모델만 남는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기아 니로다.

실내는 말 많았던 계기반이 변하고 센터모니터 부근 구성이 일부 바뀌었다.



소형 SUV란?

기아 니로는 일단 제외 하려고 한다. 제조사 주장과 달리 니로를 SUV로 인정하려면 일반 SUV의 개념에서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3개 모델이SUV의 정의를 완벽하게 충족하지도 않는다.

쌍용 티볼리는 외관 스타일과 험로 주행에 대비한 하체보호(스키드 플레이트 등), 네바퀴굴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SUV라고 할 수 있지만 최저지상고가 세단에 가깝다. 최저지상고와 외관 스타일, 하체 보호 부분에서 SUV에 가까운 르노삼성 QM3는 엔진 출력과 토크가 낮아서 도심 주행용으로 적합하다.

이렇게 SUV의 특징을 하나씩 뒤집어 보니 애초에 이 논의에서 제외한 차가 생각난다. 지프 레니게이드는 외부디자인부터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굳이 오프로드를 달리지 않아도 도심주행만으로 ‘오프로더’임을 알 수 있는 이 차야말로 소형 SUV의 교과서적 모델이다.

소형 SUV 중 SUV에 가장 근접한 차를 고르라고 한다면 지프 레니게이드가 그 기준이다. 이렇게 세 종류 국산차를 비교해보고는 쉐보레 트랙스가 가장 소형 SUV라는 정의에 가깝다고 판단을 했다. QM3가 이 기준에 맞는지는 의심스럽지만 가격 경쟁력과 수리 서비스 조건이 국산 차에 근접하기 때문에 인정하기로 한다.

LED 주간등으로 멋을 부렸다.



트랙스 국내 도입 이후 소형 SUV 역사

쉐보레 트랙스는 한국에 소형 SUV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한 차다. 특히 1.6L 디젤 모델은 트랙스의 물리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통상적인 SUV의 기준에 근접한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도입 초반에 국내 소비자들이 1.6L디젤 모델을 더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1.4L 가솔린 터보 모델만을 도입했다.

이어서 르노 삼성이 사실상의 수입차인 QM3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국내에서 판매하면서 트랙스는 경쟁력을 잃었다. 뒤늦게 1.6L디젤모델이 나왔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었고 뒤이어 쌍용 티볼리가 등장하면서 국내 소형SUV 시장은 티볼리가 선도하게 된다.

현재 티볼리는 소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 뒤를 QM3와 트랙스가 조금 멀리서 쫓아가는 상황이었다. 트랙스가 2017년형으로 페이스리프트를 하면서 판매량이 소폭 상승해 2016년 11월 판매량에서는 QM3보다 조금 앞서 나갔다.

테일램프는 이전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7년형이 달라진 점

트랙스는 2013년 도입 후 2016년까지 줄곧 외관 디자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국 시장에 선보인 후 형제차인 뷰익 앙코르, 오펠 모카의 디자인과 비교가됐다. 이후에도 디자인에 대한 개선 요구가 계속 있었다. 이전 모델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졌던 탓에, 2017년형 트랙스의 전면부 디자인은 넥스트 스파크나 아베오와 닮았지만 환영 받는다.

디자인은 트랙스의 변화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리어램프 디자인은 이전과 동일하고 약간의 변화에 그쳤다. 같은 섀시를 사용하면서도 모카와 앙코르의 리어램프 디자인이 더 세련되 보인다. 아주 작은 차이 때문이라고 보는데 그 차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운전석 계기반은 오토바이 테마 스티어링 훨 부착 형태에서 일반적인 매립형으로 변경됐다. 이 변화는 스파크와 아베오도 겪었는데, 계기반 내 클러스터가 하나에서 두 개로 늘어나면서 운행정보를 더욱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됐다. 시각적으로도 훨씬 균형 잡혔다. 독특한 발상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아쉽기도 하다. 계기반 디자인은 개선 요구가 많았던 부분인데 3개 차종 중에서 특히 트랙스의 계기반 디자인이 가장 평이 좋지 않았다.

쉐보레는 애플 카플레이 도입률이 꽤 높다. 트랙스에도 도입했다.


국산 소형 SUV 3개 차종의 실내에서 공통 특징은 마감소재의 낮은 품질이다. 어떤 차에 대한 총괄적인 평가에서 실내에 사용한 소재의 종류와 품질(원가)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다. 상품성 개선과 판매 가격 사이에서 적당한 수준을 맞추기가 더욱 어렵다.

소형 SUV가 다양한 마감소재를 사용하고 소재의 품질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는 포지션이 불명확한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상품성 개선이 곧바로 판매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원가상승 부담도 크다.

실내 공간은 넓다. 2열 머리공간은 충분하지만 무릎공간은 여유가 별로 없다. 그물망이 아닌 등받이 수납공간은 특별하다. 대시보드에서는 특별한 가니시가 눈에 띈다. 상부에는 여전히 딱딱한 우레탄을 사용하고 하부에는 플라스틱으로 마감을 했지만 그 사이에 컬러 스티치로 멋을 부린 가죽 마감 부분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시트와 색을 맞출 수 있는데 확실히 대시보드를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소형 SUV 정의에 잘 들어맞아

트랙스는 다른 두 경쟁차에 비해 소형 SUV에 더욱 적합하다. 앞에서 디자인, 지상고, 차고, 차체 하단 보호를 위한 장치들, 출력과 토크 등에 대한 언급 했는데 SUV로서 가져야 조건은 사실 더 많다. 전후방의 진입 각, 좌석배치 높이, 네바퀴굴림 지원 등이다.

트랙스의 1열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특징은 탑승자의 좌석이 높다는 점이다. 지상고, 차고 그리고 좌석의 높이는 서로 연관이 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SUV는 좌석 배치가 높고 이에 따라 패널이 대형화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SUV가 특유의 1.5박스 디자인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상고와 차고가 높다고 해도 실제 험로 주행, 급경사등판 등에서 적절한 성능을 발휘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이런 능력을 포기하고 편안한 주행성과 넓은 실내공간 및 적재공간을 강조하는 차가 도심형 SUV다.

트랙스를 SUV로 불러도 될지 확인해보기 위해 급경사와 약간의 험로 환경인 산길을 올라갔다. 1.6L 디젤은135마력, 32.8kg·m 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이런 성능으로 산길을 올라가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지만 우려였다. 트랙스의 작은 체구는 제원상의 출력과 토크를 능가하는 시원한 등판능력을 보였다. 폴크스바겐 티구안과 비슷한 느낌이고, QM3와 티볼리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등판 능력이다. 심한 경사로를 10분 이상 내려오면서 거친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기대 이상으로 묵직하게 받아냈다. 차의 후반부가 미끄러지거나 튀는 현상은 극히 적었다.

이런 특성은 섀시의 강성, 서스펜션의 설정 등 차의 전반적인 특징에 기인한다. 극히 짧은 차체가 가진 장점이기도 하다. 다만 브레이크의 답력이 초중후반에 골고루 분배되기 때문에 중소형 승용차의 브레이크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불안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브레이크 특성 역시 중대형 SUV의 특징 중 하나다.



급경사 언덕에 차를 정지시킨 후 변속기 레버를 D에 놓고 가속 페달을 밟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AS)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4초 정도 차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여유 있게 밟아도 밀림현상 없이 출발한다.

한편 HSA의 동작이 해제될 때까지 모든 페달에서 발을 뗀 후 차가 미끄러지는 순간에 가속 페달을 밟기도 했다. 약간의 타이어 슬립이 있지만 이 부분 역시 만족스럽다. 국도에서는 쉐보레 특유의 묵직한 주행 질감과 탄탄한 스티어링을 느끼며 다양한 방법으로 주행성을 확인했다.

쉐보레 얘기를 할 때면 스티어링 휠의 반발력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회전구간에서는 조금 묵직하다 싶을 정도 수준인데,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하고 회전할 때 차를 차선 안쪽에 안착시키고 차안 중앙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U턴을 한 후에 이 특성이 극적으로 느껴지는데 대체로 남성들이 이 특성을 좋아한다.


빼놓을 수 없는 티볼리와 상품성 비교

트랙스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경쟁차인 티볼리와는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SUV로서 기본기가 탄탄하고 주행성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QM3와 비교하면 기본형은 조금 저렴하고 최고급형은 조금 비싸다.

티볼리는 뒤쪽 독립식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네바퀴굴림 옵션을 갖췄다. 게다가 적재함이 넓은 컨버전스 모델까지 있다. 2017년 모델에는 LKAS를 적용해 가격 경쟁 구도를 넘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트랙스도 추가적인 상품성 개선과 가격 인하 방법을 찾아야한다. 특히 마이링크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마이링크는 애플카플레이를 지원하고 브링고 앱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김태진_ 이 전 모델은 디자인이 밋밋했는데 페이스리프트는 소형차다운 개성을 잘 살렸다. 고 브링고 앱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계기반의 변화도 환영할 만하다..

강동훈_ 도심은 물론 가벼운 오프로드도 가뿐히 소화해낸다. 스티어링의 안정적인 반응이 만족스럽다.

박인준_ 패밀리 SUV로 타기에는 좀 작지만 혼자 탈 용도나 어린 아이가 있는 소가족용으로는 충분하다.

※ 국내에서 모호하게 사용하는 명칭인 SUV에 대해서는 <모빌리스타>테슬라 편 ‘SUV인가, CUV인가, 칼럼을 먼저 읽어보면 본 시승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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