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일서 첫 포착.. 현대차 i30 5도어 패스트백 튜닝 등장

 

BMW, 벤츠같은 메이커가 신형 모델을 내놓으면 독일 튜닝 회사들은 곧바로 신중하게 시장 조사에 들어간다. 튜닝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만약 튜닝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 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한다. 대상은 항상 포르쉐, BMW, 벤츠, 폴크스바겐 같은 프리미엄 메이커 모델이었다. 엄밀히 말해 지금까지 일본 차나 현대, 기아 모델차들은 독일 튜닝 시장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변이 생겼다. 현대 그것도 최신형 i30 5도어 쿠페 패스트백(Fastback) 모델을 튜닝한 업체가 나타났다. 패스트백 스타일과 해치백 스타일은 얼핏 비슷하지만 단어가 다르듯 디테일에서 구별된다.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뒷트렁크 공간의 차이와 뒷면 경사, 그리고 뒷도어 형태의 차이다.

시장에 막 나온 최신형 i30 패스트백을 튜닝한 곳은 시시한 업체가 아니라 진짜 레이싱만 11년째 하고 있는 독일 전문 업체다. 그것도 ‘초록의 지옥’이라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그 링을 매일 자기집 앞마당처럼 사용하며 공력과 명성을 쌓아온 업체다.

메이커가 야심을 갖고 내놓은 최신형 모델을 곧바로 튜닝해서 업그레이드 시켜버린다면 메이커입장에선 엄청 기분이 상할 것 같지만 그건 옛날 이야기다.

메이커는 항상 대중들의 평균값에 맞춰 차를 세팅해 출시한다.

차량이 갖고 있는 한계치에 이르도록 몰아쳐서 출력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위해서 혹은 개인 운전특성과 개성에 따른 외형 및 서스펜션, 휠과 바퀴 등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거나 빼서 다시 세팅을 해주는 것으로 튜닝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성복을 샀는데 몸에 딱 맞지 않고 길거나 혹은 짧아서 각자 자기 몸에 맞춰서 길이를 더 내거나 줄이는 거와 같다고 보면 된다.

튜닝은 패션(Passion)이자 훼션(Fashion)이다.

무턱대고 단순히 출력이나 올리는 것이 아닌 타는 스타일에 대한 열정(passion)과 나만의 훼션(fashion)추구인 셈이다.

기성복 그대로 입어도 되는 평균적인 몸매의 사람도 있지만 특성있는 자기 몸에 잘 맞춰서 혹은 취향대로 다시 재단해 입는 센스쟁이라고나 할까?

해서 요즘엔 메이커가 새 모델을 내놓자마자 튜닝업체가 업그레이드모델을 내놓으면 메이커담당자들이 튜닝모델이 나온 자동차매거진 기사을 책상 서랍속에 숨겨 두고 안 보는척 하며 좋아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증거니까…..

그런 면에서 현대 i30 패스트백 모델이 레이싱 전문 유명 독일 튜닝 업체에게 튜닝을 당했다(?)는 것은 좋은 징조일 수도 있다.

현대 i30 페스트백모델을 튜닝한 곳은 독일 뵈스 모터스포츠(Boes Motorsport)팀이다. 11년 레이스 경력의 서키트레이스 전문팀답게 엔진은 기본이고 서스펜션과 스프링 및 하체구조 튜닝이 전문이다.

“왜 하필 현대 i30 모델을 튜닝했느냐”는 질문에 뵈스 모터스포츠 사장인 호르스트 뵈스(Horst Boes)는 “현대 i30 5도어 쿠페 페스트백 신형은 독일서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며 “주행 성능과 핸들링이 독일 젊은층 수준에 더 잘 맞도록 좀 더 최적화 했다”고 말한다.  달리 해석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곧이 곧대로 전달하자면 아우토반에서 혹은 레이스 스포츠를 즐기는 독일의 젊은층 공략을 위해 개발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현대 i30 패스트백 모델에 대한 그런 소비 층(시장)이 있다고 본 것이다.

i30의 하체를 25mm 낮추고 스프링과 서스펜션을 다시 세팅해 코너링 능력을 향상시켰다. 험하기로 유명한 초록지옥 뉘르부르그링의 레이스뿐 아니라 편안한 시내 주행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참기름처럼 미끄러지다가도 찰떡처럼 찰싹 붙는다고 할까.

기름 위를 미끄러지는 꼬소롬의 극치와 전두엽의 피가 좌우로 쏠리며 눈알이 빠지는 코너링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면 이거야 말로 진짜 양수겹장이다.

25mm 낮췄지만 일반 도로주행에는 전혀 장애가 없을 정도의 지상고다.

 

뿐만 아니라 1,4리터 엔진은 단지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존 140마력에서 190마력으로 무력 50마력이나 높였다. 토크는 280Nm로 20% 향상됐다. 1,4리터 엔진으로 일반 2.0리터 엔진 성능을 능가한다.

단순히 마력수 비교가 아닌 마력당 중량 혹은 1.4리터라는 엔진배기량 대비로 계산해보면 그야말로 골리앗을 한방에 골로 보내는 다윗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그러면서도 토크 대비 연료소비를 20%정도 낮췄다는 사실이다.

보통 출력을 높이면 연비가 나빠지는데 오히려 연비가 좋아졌다니 기존 통념을 깬 대단한 기술이라고 말하기 전에 ‘뻥친다’는 소리를 듣기 딱이다.

진정한 에코 튜닝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1.4리터 엔진 ECU 프로그램은 직접 건드리지 않고 플러그앤 플레이(Plug & Play) 시스템으로 조율한다.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플러그앤 플레이시스템을 빼면 원상태로 복구가 가능하다. OBD 배출가스값도 항상 원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배기가스 인증과 메이커보증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참고로 독일에서 현대자동차의 보증기간은 5년에 운행거리는 무제한을 준다.)

 

OZ 경량 휠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약 2,5킬로정도 무게를 감량해 가속력과 핸들링과 동적 운동성을 높인 것도 놀랍다.

전세대 구형에 비해 대시보드와 인스트루먼트 판넬이 바뀐 신형 현대 i30, 때문에 이제 현대가 유럽에서도 무난하게  ‘현대스러워졌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이 모든 튜닝 프로그램을 모두 합해도 2650유로(한화 약 350만원)정도다. 1.4리터 엔진(140마력)을 190마력으로 올리는 엔진 튜닝만 할 경우 약 500유로(우리 돈으로 67만원)라니 1.4 가솔린 터보엔진의 출력은 물론 토크대비 연비까지 높이는 에코 튜닝은 독일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매력이 있을 것 같다.  벤츠 같은 프리미엄 모델에 OZ휠 하나 값 만해도 벌써 이를 훌쩍 넘으니 말이다.

벤츠나 BMW 등 다른 프리미엄급 모델을 비슷한 수준으로 튜닝할 경우 가격은 통상 서너배 이상 차이가 난다.

치열한 독일 튜닝 시장에서 이 세그멘트 튜닝으로서는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좋다.

독일 튜닝업자는 신형 i30 페스트백의 레이싱버전의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자신 있게 투자해 튜닝 모델로 만든 셈이다.

아직 유럽에만  판매하는 i30 패스트백 모델에 적용한 이 에코튜닝 기술은 같은 1.4 GDI 터보엔진을 사용하는 국내 다른 모델에도 쉽게 전용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엔 아직 이런 튜닝 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튜닝시장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아쉽게도 튜닝산업은 아직 블루오션은 아니다. 친환경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기회로 독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의 에코튜닝 산업이 활성화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튜닝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드는 것은 소비자들이지 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이다.

베를린 이경섭 특파원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