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삼성전자 하만 M&A에 빨간 불 켜질까
이재용 구속, 삼성전자 하만 M&A에 빨간 불 켜질까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2.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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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연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됐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금액인 미국의 카오디오 전장회사 하만 인수에 빨간 불이 켜질 듯 하다. 삼성은 복잡한 인수합병 승인을 거쳐 올해 3분기까지 인수를 마무리 할 계획이었다.

하만은  17일(미국 현지시간) 오전 9시 미국 코네티컷주 스탠포드시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합병안을 의결한다. 한국과 시차를 고려하면 오늘 자정을 넘겨서야 결과가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 50%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주주들이 낮은 인수가를 이유로 합병에 반대하고 있지만 무난히 타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하만 이사회와 합의한 인수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28%, 30일의 평균 종가보다 37%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의 하만 인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9조 3천억원(80억달러)에 하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만은 미국의 대표적 우량기업이다. 연간 매출은 8조 4000억원(70억 달러), 영업 이익은 8400억원(7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에는 프리미엄 카 오디오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보안과 카 텔레메틱스 등 커넥티드 카와 연관 된 기술을 보유한 대표 기업이다.

삼성은 스마트폰이나 유기발광 다이오트, 각종 반도체와 가전제품에서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는 황무지다.  그동안 이 부회장 주도로 중국 전기차 회사인 BYD 지분 투자나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FCA 그룹의 전장 자회사를 인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를 포함해 자동차 전장 분야에 강자로 우뚝서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남석 중앙대(경영학) 교수는 "하만 인수 가격이 비싸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삼성이 인수 이후에 어떤 시너지를 내고, 회사가치를 얼마나 키워낼 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하만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의결되도 갈 길은 멀다. 미국 · EU · 중국과 같은 주요 정부기관의 반독점규제 관련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패방지법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해외 부패방지법 적용대상이다. 적용되면 대규모의 과징금과 함께 해외 영업활동에도 제약을 받는다.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은 기본적으로 미국 회사가 해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는 법안이다. 미국에 현지 법인을 둔 외국회사도 대상에 들어간다. 하만을 인수하면 삼성에게도 적용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형 인수합병 반대 입장인 것도 어떤 영향을 줄 지 미지수다. 주주총회는 무사히 넘어갈지라도 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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