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지만 잘달리는' 전기차 BMW i3 시승기... 주행거리 연장이 성공의 관건
'못생겼지만 잘달리는' 전기차 BMW i3 시승기... 주행거리 연장이 성공의 관건
  • 정재헌 인턴
  • 승인 2017.03.28 08:49
  • 조회수 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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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된 최초의 수입 전기차 i3를 제주도서 시승했다.

BMW의 i시리즈는 BMW의 서브 브랜드로 친환경 및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BMW의 생각을 담았다. 첫 주자인 i3는 2014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베이스로 출시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Top3 중 하나인 i3를 속속들이 들여다 봤다.

옆모습이 미래지향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i3의 디자인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 적응이 안 된다. 한 마디로 실루엣이 뚱뚱하다. 그 덕에 작은 사이즈지만 볼륨감 있는 디자인 덕에 커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 앞 모습은 2000년 초 나온 E46 3시리즈와 비슷하다. 전기차라 그릴이 막혀 있지만 BMW 특유의 그릴모양과 헤드램프 형상을 하고 있다. 옆 모습은 CUV 같지만 뒷문 손잡이가 없어 쿠페처럼 보이기도 한다. 프레임레스 도어로 스포티함을 더했다.

가장 아쉬운 건 뒷 모양. 트렁크가 검은 색인데 가운데 램프가 있다. 테일램프는 마치 SNS상의 못생긴 이모티콘을 연상시킨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표현하려고 한 듯하지만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B필러가 없는 코치도어 형식으로 문이 열려 개방감이 좋지만 뒷열에서 문을 열기는 불편하다.


인테리어는 아름다웠다. 미래자동차의 인테리어가 이렇지 않을까? 차체의 카본이 그대로 노출된 것, 나무 무늬를 살린 원목이 고급스러워 보였다. 천연 가죽과 재생이 가능한 부직포 소재는 전기차의 친환경적인 특성을 표현했다. 변속기는 앞뒤로 돌리는 다이얼 형태인데 미래 자동차 느낌을 준다. 마감 면에서는 경쟁사의 전기차보다 한 수위라고 할 만하다. 실내는 차체 크기에 비해 좁지 않다. 전기차 특성상 엔진과 여러 부품이 빠져 실내공간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을 발휘했다.

i3는 화려함과 친환경이라는 두 토끼를 다 잡은 듯한 미래 실내디자인 방향을 보여줬다.


실내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꾸몄다.






전기차는 차량의 앞뒤를 모두 수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i3도 다른 전기차처럼 뛰어난 가속력을 자랑한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힘은 경쟁사 모델보다 더 뛰어나다. i3에 탑재된 모터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차체 밸런스가 좋아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이 때문에 i3오너라면 과속을 주의해야 한다. I3의 핸들링은 ‘전기차의 BMW’ 답다. 오토바이 헬멧을 연상시키는 외관 디자인 때문인지 핸들링에 대해서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BMW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래도 일반 내연기관 BMW보다는 날카롭지 못하다. 코너에서 버티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타이어다. 주행거리를 늘리는 게 목표인 전기차는 연비 중심의 타이어를 장착한다. I3도 19인치 155mm의 비정상적으로 얇은 타이어를 장착한다. 스페어타이어 같아 보이지만 브릿지스톤사가 i3를 위해 개발한 타이어다. 이런 타이어를 장착하고 이 정도 핸들링을 보여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i3의 특징 중 하나는 카본파이버 샤시(Chassis)가 달렸다는 것. 무거운 배터리의 무게를 버티게 하려 가볍고 강한 좋은 카본파이버를 사용했다. 좋은 핸들링은 베터리에 의한 낮은 무게중심과 강한 차체 강성 덕도 있다.

주행의 특이점은 싱글 페달 제어 기능.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회생 제동모드가 활성화돼 배터리에 전력이 공급되면서 제동 효과가 생긴다. 실제로 저속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차가 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처음엔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관성주행모드가 작동하지 않아 꽤 당황했다. 그래서 모든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야 했다. 아이오닉처럼 제동능력을 조절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저속과 고속에서 오른발을 이용해 조절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i3의 가장 큰 단점은 짧은 주행거리. 1회 충전시 120km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기자가 하루동안 120km정도 주행했는데 방전이 두려워 2번이나 급속충전을 했다. 다행히 오는 5월 주행거리 200km의 신형 i3가 나온다.

제주 월드컵경기장 앞 급속 충전기.


차량 안에서도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제주도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인상적이었다. 꽤 많은 충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충전기의 상태를 볼 수 있고 유료, 무료 여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 전기차가 늘고 1600여대의 렌터카가 투입되면서 급속 충전기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했다.

충전은 간편하다. 카드를 대고 충전기를 뽑아 꼽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되고 잔여시간도 보여준다. 또 차량내부에도 표시가 돼 충전 중 차 안에서 히터를 틀며 대기할 수 있다. 20분 정도 충전하면 80퍼센트 이상 충전이 되지만 i3는 주행거리가 100km정도 이므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여러 충전소를 다녔는데 충전소마다 기계의 모양이 가지 각색이었다. 크기도 달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통일을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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