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기차에 완패 내연기관,저공해·고연비 마쓰다 엔진 해답
[칼럼]전기차에 완패 내연기관,저공해·고연비 마쓰다 엔진 해답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5.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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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희 칼럼니스트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내연기관은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해야 한다. 갈수록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에 자동차 관련 업계는 혁신 기술로 내연기관의 수명을 늘리려고 애쓴다.

전기차가 조금씩 세를 넓혀가고 있지만 내연기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각종 배출가스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의 경제성을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최근 자동차 메이커들이 속속 선보인 몇몇 엔진은 그 동안 여러 제약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던 기술을 실용화했다. 이들이 내연기관의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스카이액티브 G 엔진-구조


마쓰다, HCCI 연소 기술로 30% 연비 높여

2017년 1월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신문은 마쓰다가 HCCI 연소 기술을 활용한 새 가솔린 엔진을 개발해 2018년 말에 양산차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새 엔진은 이전 대비 30% 정도 좋은 연비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HCCI(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기술은 '균일충전 압축점화' 또는 '예혼합압축점화'라고 부른다. 일반 가솔린 엔진이 연료와 공기가 섞인 혼합기를 압축한 다음 플러그의 불꽃으로 폭발을 일으키는 것과 다르다, 이 엔진은 디젤 엔진처럼 플러그 없이 혼합기를 압축만으로 폭발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연소실 안에서 폭발이 고르게 일어나므로 열 효율이 높고, 낮은 온도에서 연소가 일어 노킹 가능성이 낮다. 질소산화물이나 입자상 물질 등 유해 배기가스가 적게 발생한다는 장점도 있다.

GM과 폴크스바겐 같이 HCCI 기술의 장점에 주목한 여러 자동차 회사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를 연구해왔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가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F700 콘셉트카와 함께 디조토(DiesOtto)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기술이다. 아직 실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마쓰다가 보도대로 HCCI 엔진을 양산차에 사용한다면 처음으로 HCCI 기술을 실용하는 메이커가 된다.

마쓰다는 이에 앞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카이액티브(SKYACTIV)라는 이름으로 자동차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가솔린 엔진인 스카이액티브-G는 높은 압축비를 바탕으로 엔진 작동과 관련한 여러 기술을 최적화 해 비용 대비 성능 개선 효과를 높여 화제가 됐다. 일반 가솔린 엔진의 압축비는 10:1에서 12:1 정도다. 연료 특성상 노킹에 따른 토크 저하와 유해 배기가스 배출 문제로 압축비를 크게 높이기는 어렵다. 마쓰다는 효과적으로 노킹을 억제하는 기술로 압축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1세대 스카이액티브-G 가솔린 엔진의 압축비는 14:1까지 높아졌다.

마쓰다 알렉사


마쓰다는 2014년 한 자동차 매체와 인터뷰에서 "1세대 스카이액티브-G 엔진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2세대에서는 압축비를 18:1까지 높이고 HCCI 기술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20년 이전에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지만, HCCI 엔진이 처음 올라갈 차종은 2018년 풀 모델 체인지 예정인 4세대 악셀라(마쓰다3)가 점쳐진다.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악셀라 가솔린 엔진 모델의 일본 JC08 기준 연비가 20km/L(5도어 앞바퀴 굴림 모델 기준) 전후다. 2세대 스카이액티브-G 엔진으로 30% 정도 연비가 개선되면 약 26km/L 수준까지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티 VC-터보 엔진

닛산은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인피니티 브랜드를 통해 실용화한 첫 가변 압축비 터보 엔진을 공개했다. VC-터보라는 이름의 새 엔진은 지금까지 고정되어 있던 가솔린 엔진의 압축비를 연속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특수한 구조를 엔진 내부에 설치해 실린더 안의 피스톤 작동 범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압축비를 바꾼다. 압축비는 최저 8:1에서 최대 14:1까지 조절된다. 특수 구조 덕분에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일반 엔진에서는 피스톤과 출력의 축인 크랭크샤프트가 커넥팅 로드와 직접 연결되지만, 이 엔진은 커넥팅 로드가 크랭크샤프트를 감싸는 형태다.  커넥팅 로드가 연결되는 링크 반대쪽에는 엔진 아래쪽의 전동 모터로 조절되는 컨트롤 암을 달았다. 상황에 따라 전기 모터를 이용해 컨트롤 암의 작동 각도를 조절하면 크랭크샤프트를 축으로 연결한 링크와 커넥팅 로드의 작동 범위가 변한다. 피스톤의 상사점 높이가 달라지는 식으로 압축비에 변화를 준다. 압축비는 엔진 작동에 관한 여러 정보를 취합해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가 판단하고 제어한다. 높은 출력이 필요할 때에는 압축비를 낮춰 성능을 높이고, 저속에서 작은 힘만으로도 달릴 수 있을 때에는 압축비를 높여 연료소비를 줄인다.

인피니티 QX50


이런 멀티링크 시스템은 엔진 진동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링크 구조가 더해지면서 엔진에 들어가는 베어링 수는 일반 엔진의 세 배로 늘었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르노 스포트 F1 팀과 협력해 내구성 높은 저진동 베어링을 개발했다. 전체적으로 진동을 억제하는 기계적 요소가 늘어나면서 소음도 줄었다.

고정 압축비 엔진의 단점을 보완한 것도 VC-T 엔진의 장점 중 하나다. 압축비를 높이면 노킹이 일어나기 쉽다. 이를 직접 연료분사와 연속 압축비 최적화로 보완한다. 압축비가 높을 때에는 가변 밸브 타이밍이 밸브가 열리는 시기를 조절해 앳킨슨 사이클이 작동한다. 앳킨슨 사이클은 흡기 밸브를 더 오랫동안 열어 펌핑 로스를 줄이고 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닛산은 2.0L VC-터보 엔진을 2018년부터 양산해 인피니티 주요 모델에 쓸 예정이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90Nm의 성능을 내면서 비슷한 출력의 V6 엔진보다 연비를 27% 높이는 게 목표다. 이 엔진이 쓰일 첫 모델은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QX50 콘셉트카의 양산 버전이 될 듯하다.


코로스 캠프리 엔진

2016년 11월에 열린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코로스 오토는 코로스 3 해치백을 개조해 실제로 주행 가능한 차를 공개했다. 이 차에는 프리밸브(FreeValve) AB의 기압-유압 전동 액츄에이터(Pneumatic-Hydraulic-Electric-Actuator, PHEA) 기술을 쓴 ‘캠프리(QamFree)’ 엔진을 얹었다. 이는 앞서 4월에 베이징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캠프리 엔진의 실용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스웨덴 코닉세그 오토모티브의 자매회사인 프리밸브 AB가 개발한 PHEA 기술이다. 간단히 말해 캠샤프트가 없는 엔진이다. 캠샤프트 대신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PHEA가 밸브를 직접 제어한다.  밸브 개폐 시기와 열림 양을 더 정확하게 맞춤 제어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흡기와 배기 밸브에 모두 적용하면 전통적인 캠샤프트 구동 밸브를 쓸 때보다 성능과 연비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2016년 11월,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공개된 코로스 캠프리 엔진


광저우 모터쇼에서 선보인 것은 1.6L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프리밸브 기술을 써서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20Nm의 성능을 낸다. 코로스에 따르면 전통적 캠샤프트 구조를 쓰는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출력은 47%, 토크는 45% 높으면서 연료소비는 15% 적다. 캠샤프트를 비롯한 밸브 구동에 관계된 타이밍 기어 및 벨트 같은 여러 부품이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동급 엔진에 비해 20kg 가볍다. 크기도 작다. 연비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엔진룸 배치 자유도도 높아졌다. 밸브 제어가 자유롭고 정확해 까다로운 연소 조건을 맞추기 위한 고가 부품이 필요 없다는 것이 프리밸브 AB와 코로스의 주장이다.

광저우 모터쇼에서 선보인 캠프리 엔진은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 타입이다. 대량생산을 염두에 두고 조립했다. 코로스는 양산에 앞서 프리밸브 사와 함께 시험용 엔진을 여러 기 제작하면서 기술을 더 다듬어 양산차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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