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미니, 성장세 '삐걱'... 라이벌 등장에 놀랐나?
잘 나가던 미니, 성장세 '삐걱'... 라이벌 등장에 놀랐나?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7.11 11:50
  • 조회수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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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전문 브랜드 미니의 성장세가 주춤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지만 다양한 라이벌 모델들의 등장과 파괴력 있는 신모델의 부재로 앞으로 성장을 이어나가기 힘들 거라는 관측이다.

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미니 브랜드는 841대를 팔았다. 지난달 1013대를 판 것에 비해 17%나 감소한 것이다. 858대를 판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2% 줄었다. 이에 따라 미니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는 4344대로, 전년 동기(4312대) 대비 0.7% 성장에 그쳤다. 플러스 성장한 수입차 중 가장 저조한 성장세다.

한국에서 미니 브랜드의 성장이 이렇게 저조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미니는 누적 8632대를 팔아 7501대 판 2015년 대비 15.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전에도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소형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고공성장을 자랑했다.



미니 브랜드의 성장세가 꺾인 데에는 여러 라이벌의 등장이 한 몫 했다. 개성있는 소형차로서의 장점을 어필해 온 미니의 대체재가 늘어난 것. 특히 연 12만 대 규모로 성장한 소형 SUV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 SUV 시장에는 현재 10종 이상의 모델이 시판 중이다. 디자인 요소를 강조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피아트 500X, 지프 레니게이드 등 수입 모델들이 큰 인기를 끌며 미니의 젊은 소비자층을 빼앗아 왔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판매에서 시트로엥은 197.9%, 피아트는 216.9%, 지프/크라이슬러는 26.5% 성장했다.

미니 브랜드의 상품 경쟁력 약화도 영향을 줬다. 신형 미니는 라인업을 정리하면서 5도어와 클럽맨 등 '큰 미니' 위주로 성장세를 이어 왔다. 그러나 SUV 모델인 컨트리맨이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서 1세대 모델만큼의 파괴력을 지니지 못한 것. 기존 3840만~4560만원이었던 컨트리맨 쿠퍼 D는 신형으로 바뀌면서 4340~4990만원으로 가격이 훌쩍 뛰었다. 5540만원인 컨트리맨 쿠퍼 SD는 기존 대비 590만원이나 올랐다.



미니는 "신규 엔진이 적용되고 차체가 커지는 등 상품성이 대폭 향상돼 사실 상 급이 격상될 정도의 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가격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에게 500만원가량의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컨트리맨 이후 당분간 이렇다 할 신규 모델 출시 계획도 없는 만큼 향후 성장세를 회복할 지도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차, 그것도 세단 아닌 해치백형 모델만 생산하는 미니가 한국에서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도 대단한 것"이라며 "소형 SUV 등 경쟁모델이 다수 등장해 추가적인 성장보다는 현재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지키는 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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