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YOTA PRIUS, 미래형 하이브리드의 현실 강림
TOYOTA PRIUS, 미래형 하이브리드의 현실 강림
  • 임 유신
  • 승인 2016.04.26 10:31
  • 조회수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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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프리우스는 높은 효율성과 완성도로 하이브리드 전용차의 매력을 한껏 높였다. 하이브리드는 이래야 한다는 본보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개척자는 힘들다. 늘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빠르게 따라오는 추격자를 따돌려야 한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다. 1997년 양산형 하이브리드로 처음 선보였다. 지금까지 전세계에 350만대가 넘게 팔렸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고 넓히는데 크게 공헌했다. 프리우스가 나온 지 벌써 20년째이고 4세대 모델이 나왔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여전히 프리우스는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킨다. 도요타 4세대 프리우스는 성능과 승차감 개선이 뚜렷하고 실제 연비가 높게 나온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끄는 대표모델다운 실력을 갖췄다.


지난 3월 24일 4세대 프리우스 시승행사가 열렸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김포를 오가는 왕복 100km 코스다. 올림픽대로·강변북로·자유로·제2자유로를 오가는 고속화도로 위주다. 행사를 주최한 도요타코리아 측은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상황을 가정했다고 설명한다. 이 코스는 고속화도로이지만 통행량이 많고 곳곳이 상습 정체 구간이다.





도요타 신형 플랫폼 TNGA 첫 모델

4세대 프리우스는 플랫폼을 완전히 바꿨다.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라 부르는 이 플랫폼은 도요타가 앞으로 만드는 차에 쓸 예정이다. 프리우스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 TNGA를 검증하는 동시에 도요타의 비전을 보여주는 역할이 프리우스에 주어졌다.


이전 해치백 형태였던 차체는 쿠페형 세단처럼 가늘고 날렵해졌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공기역학을 고려해 매끈하게 다듬은 결과다.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기괴한 면모가 느껴지기도 한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새 차라는 인식은 확실하다. 실내는 간결하다.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잡은 전자식 계기판과 센터 모니터에 많은 기능을 담았다. 품질감은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값싸 보이지 않게 잘 마무리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 부분은 하얀 플라스틱을 덮었는데 분위기가 독특하다. 도자기 느낌을 내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일반 자동차와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차 아이오닉과 달리 프리우스의 실내는 미래지향적 친환경차다운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뭔가 색다른 차를 타는 기분이다.





실내공간은 앞뒤 모두 여유롭다. 뒷좌석은 천장을 움푹 파내 머리 공간을 확보했다. 키 170cm인 탑승자가 앉아도 머리가 닿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달리 키 180cm인 탑승자가 앉았지만 머리가 닿지 않는다. 트렁크 바닥에 있던 배터리는 뒷좌석 아래로 옮겨 트렁크 공간이 이전보다 56L 늘었다. 502L에 이르는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고 짐을 싣고 내리기도 편하다. 일본차 특히 도요타의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시트는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을 골고루 분산해 오래 앉아도 편안하게 만들었다. 에어컨은 사람이 있는 곳에만 바람을 보내는 기능을 갖췄다. 스티어링휠은 온도변화 억제 기능을 집어넣었다. 여름에 차 안 온도가 올라도 스티어링휠은 뜨거워지지 않는다. 겨울에는 반대로 차지 않다. 차를 타자마자 스티어링휠을 만지게 되는데 뜨겁거나 차가우면 에어컨과 히터를 바로 켜게 된다. 이러한 동작을 하지않게 유도해서 차에 가해지는 무리를 줄이고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1.8L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 결합

1.8L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 결합엔진은 1.8L 가솔린과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개의 전기모터를 쓴다. 트랜스액슬과 모터는 소형·경량화, 배터리는 고출력·고밀도화 했다. 파워 컨트롤 유닛도 고효율화 하는 등 파워트레인 계통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프리우스는 이번 세대부터 이전부터 쓰던 니켈수소 배터리에 최신형 배터리인 리튬이온을 추가했다. 국내에는 니켈수소만 들어온다.


엔진과 모터의 출력은 각각 98, 72마력이고 둘이 합쳐 122마력 힘을 낸다. 변속기는 CVT를 쓴다.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엔진이 힘을 쓰기 전엔 전기모터만 작동한다. 제원상 출력은 그리 높지 않은데 실제 가속은 여유롭다. 무리 없이 속도를 올린다. 이전에는 가속이 굼떴는데 그런 현상을 말끔히 해소했다. 4세대 프리우스 어시스턴트 치프 엔지니어 야마다 히로유키 씨는 “전기모터의 성능을 키워 모터만으로 가속하는 영역이 늘었다”며 “3세대 모델의 결점으로 지적된 더딘 가속을 중점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연결되고 끊어지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일련의 과정은 매우 부드럽게 이뤄진다. 신경쓰지 않으면 느끼기 힘들다. ‘지잉~’하는 전기모터 작동소리도 최대한 줄여 일반 자동차와 유사한 주행 감각을 구현했다. 주행모드는 에코·노멀·스포츠로 나뉘고 전기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는 별도의 EV 모드를 갖췄다. 주행모드 사이에 성능 변화 차이가 제법 크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전보다 역동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전해진다.





4세대 프리우스는 무게중심을 낮추고 차체 강성을 키웠다. 서스펜션도 뒤쪽은 토션빔에서 더블위시본으로 바꿨다. 안정성과 승차감이 확연히 개선됐다. 이전 프리우스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가속이나 성능 등 다른 부분은 희생을 감수하는 차라는 인식을 줬다. 신형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도 주행성능이나 감성이 일반 가솔린 엔진 자동차와 다를 바 없다. 유연하고 부드럽고 푹신한 차에서 절도 있게 움직이고 탄탄한 하체를 지닌 차로 변했다.


공인연비는 도심·복합·고속도로가 1L에 각각 21.9·22.6·21.0km다. 20km대 중반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기대보다 높지 않다. 얼마 전 현대차가 선보인 하리브리드 모델 아이오닉(22.4· 22.5·22.2km/L)과 연비 차이가 얼마나 될지 관심거리였는데 도심 연비만 소폭 높게 나왔다. 실제 연비는 아주 잘 나온다. 잠실에서 김포 반환점까지 52km를 달렸다. 이번 시승행사는 연비대회로 열렸다. 실제 주행 상황에 맞추기 위해 주행시간은 80분 이내로 제한했다. 주로 에코 모드에 놓고 평소 습관대로 운전한 결과 1L에 30.3km가 나왔다. 돌아오는 코스에서 동승자는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달렸는데 갈 때와 연비가 같게 나왔다.


22명의 참가자 중 테스트를 위해 격하게 달린 3명은 10km대 연비가 나왔다. 20km대 5명, 30km대 10명이 나왔고, 40km를 넘긴 참가자도 4명이나 됐다. 전체 평균연비는 1L에 30.5km를 기록했다. 트립컴퓨터 연비이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20여 명씩 4회 이루어진 시승에서 매 세션마다 연비가 비슷한 비율로 나온 걸 보면 대체적으로 높게 나온다는 점은 확실하다.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대표 모델다운 노하우가 돋보인다. 20년 동안 쌓아 올린 내공이 막강하다. 매 세대마다 결점을 보완하고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한 사실이 피부로 느껴진다. 무엇보다 도요타 그룹이 프리우스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TNGA 플랫폼을 가장 먼저 적용해 미래 비전을 향한 시초로 삼았다는 사실에서 프리우스가 그룹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모델인지 드러난다. 단순히 연비 높은 차를 넘어 하이브리드의 비전이 담긴 차라는 사실에서 우러나는 존재감이야 말로 프리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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