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알티마, 가격 파괴자의 공습
닛산 알티마, 가격 파괴자의 공습
  • 강병휘
  • 승인 2016.05.04 10:50
  • 조회수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티마가 2000만원대에 파격적으로 등장했다. 국산 중형차와 차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수입차가 국산차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때가 왔다. 알티마가 칼을 뽑아 들었다.


알티마가 날카로워졌다. 완전변경이 아닌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일부 외장 패널 변경 만으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어냈다. 성형이 제대로 된데다 효율성까지 좋아졌다. 닛산을 상징하는 V모션 그릴이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좌우 뾰족한 형상 LED 헤드램프도 독특하다. 펜더 패널과 맞물리는 부분이 매우 입체적이다. 조립할 때 정교한 맞물림이 어려운 형태 그대로 양산된 셈이다. 스타일링에 대한 입김이 기획 단계에서 크게 작용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과거 YF 쏘나타는 중형 세단 디자인에 파격을 몰고 왔다. 2016 알티마의 첫인상은 현재 D세그먼트에서 가장 독특하고 강렬하다. 뒷모습은 테일램프를 좌우로 길게 늘여 이전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작은 디테일의 차이로 큰 변화를 만들어 냈다. 4기통 엔진에서 보기 힘든 듀얼 머플러 팁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돋구는 요소다.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이전 알티마보다 한 체급 더 커진 느낌이다. 이전 세대는 단정한 모범생이었는데 이번 알티마는 눈 화장을 짙게 그리고 몸을 만든 아이돌처럼 튀어 보인다.


눈에 잘 들어오고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



패밀리카 기본기 충실, 넓고 편안

운전석에 앉자 전면 유리 너머로 가운데 불룩 솟아오른 보닛 디자인이 역동적인 감성을 전한다. 클러스터는 오랜 시간 익숙한 닛산 고유 디자인이다. 큼지막한 두 원형 다이얼에 rpm과 속도계를 배치했다. 그 사이에 풀 컬러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정보를 띄운다. 디스플레이 창의 각도가 운전자 시선을 향하지 않고 위를 향해 누워있는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 가독성에 문제는 없지만 원형 다이얼과 비교해 시점 거리가 차이 나기 때문에 주행 중 초점 옮기기가 쉽지 않다. 센터페시아는 테두리 베젤 장식이 약간 달라졌고 스위치 디자인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큼직하게 자리잡은 오디오와 공조 버튼이 미국차 느낌을 준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오는 차이니 당연한 일이다. 기어 레버 주변 장식도 소폭 변경했다. 더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패턴으로 은근히 포인트를 줬다.


1열 운전대의 거리 조절 범위도 여유가 있어 편안한 자세를 잡기 좋다. 2열 시트는 레그룸이 충분한데다 쿠션의 형상도 흠 잡을 곳 없다. 히프 포인트가 다소 높은 탓에 헤드룸이 넉넉지 않다. 내장 마감은 부드러운 소재처럼 보이게 표면 처리에 공을 들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국내에서 따로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기존 오디오 시스템과의 통합 완성도가 다소 아쉽다. 두 개의 다른 음원, 예를 들어 라디오와 DMB 방송이 동시에 소리가 나기도 하는데 이는 국내 개발업체와 작동 시나리오 설정에 더 공을 들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저중력 시트의 착좌감은 평균 이상이다.



시동 버튼을 눌러 4기통 2.5L 엔진을 깨운다. 이전과 같은 QR25DE 엔진이지만 더 조용해진 느낌이다. 혹시나 싶어 엔진룸을 열어보니 보닛 안쪽부터 펜더 안쪽 모서리 부분까지 구석구석 흡음재를 덧댄 꼼꼼함이 보인다. 여기에 이중 접합 유리를 달아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다시 한 번 걸러낸다. 일반적인 엔진 회전수 때는 정숙성이 돋보인다. 가끔 엔진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오는 파워스티어링 모터 소리가 감지될 뿐이다. 무단변속기(CVT)는 알티마를 대표하는 장점 중 하나다. 구형 알티마의 경우 일본 3사 중형 세단 중에서 단연 앞선 연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유로운 주행에서는 언제나 rpm을 2000 밑으로 가두며 미끄러지듯 차를 밀어준다.


이번 모델은 고속 정속 연비테스트에서 3명의 성인을 태운 채 15km가량 평지를 경제 속도로 달려 구간 평균 1L에 22km 수준의 연비를 기록했다. 알티마의 무단변속기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여유롭게 달릴 때 극저속 회전수를 유지해 뛰어난 연비를 낸다. 신호로 가다서다 하는 시내 구간에서는 1L에 9km를 기록했다. 효율성 부문은 분명 강점이 있다. 새롭게 적용한 스텝 시프팅 스포츠 변속 프로그램도 인상적이다. 구조적으로 CVT는 기어 단수가 존재하지 않지만 급가속시 가상의 기어 단수를 구현해 rpm이 오르내리는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재현한다. 가속이 더 빨라졌다기보다는 엔진과 변속기가 견고하게 연결된 듯한 감성적 만족감이 크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CVT에 재미도 챙긴 셈이다. 계측기를 통해 측정한 0→시속 100km 가속 성능은 약 9.3초다. 2.5L급 세단 기준으로 경쾌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출력 부족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시속 100km→0 정지 성능은 41.3m로 준수하다. 초반 제동 반응이 우수하고 제동시 자세도 매우 안정적이다.


스포츠 세단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역동적인 디자인.



승차감과 핸들링 균형 우수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구성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스프링과 댐퍼의 최적 튜닝으로 승차감과 핸들링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55시리즈 17인치 타이어와의 궁합도 좋다. 덕분 에 도로 위 맨홀 뚜껑이나 요철을 밟기 전에 긴장할 필요가 없다. 코너가 연속 되는 2차선 국도에서도 조종성은 까다롭지 않다.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을 추가했지만 한계 상황에서 언더스티어 발생량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대신 앞타이어의 접지력을 되찾아 오기 쉬운 핸들링 성향이기 때문에 한계 상황에서도 대응이 어렵지 않다. 평균적인 운전자 또는 그보다 약간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눈높이를 맞췄다. 운전대의 무게는 평균보다 무거운 편이다.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무게감을 변경할 수 있는 별도 모드를 제공하면 좋겠다. 기본 사양인 BOSE 오디오 시스템은 가격 대비 가치가 우수하다. 중저음을 강조해 음악을 듣고 싶다면 베이스를 올리는 대신 트레블을 약간 낮추고 볼륨을 키워보자. 왜곡이 적은 강력 한 중저음을 즐기는 팁이라고 보스 엔지니어가 알려줬다. 원격 시동 장치 덕분에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 미리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각지대에서 달려오는 차를 감지하는 레이더는 SL 테크 트림부터 들어간다.


가솔린 수입 중형 세단 시장은 국산차에서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가격대다. 알티마는 기본형의 가격을 2990만 원으로 책정해 국산차와 가격대를 더욱 좁혔다. 수입 중형 세단으로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현대차 쏘나타 중간급 모델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제 국산차와 수입차가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하는 때가 왔다. 알티마가 그 불을 지폈다.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알티마가 수입차 는 물론 국산차 시장까지 뒤흔들어 놓을 태세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이제 수입 중형 세단이 2000만원대 가격으로 떨어졌다. 현대차

쏘나타 중간급 모델과 가격이 비슷하다. 알티마가 제대로 한 방 먹였다.

임유신_ 외부 디자인은 대중 세단치고는 파격적인데 실내는 세련미가

떨어진다. 무난하고 평범해서 한 세대 전 차라는 느낌이 든다.

강병휘_ 개성 넘치는 스타일과 완성도 높은 CVT 파워트레인이 돋보인다.

운전의 재미와 연비를 중요시하는 고객에게 알맞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