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르망 24시 돌연 철수... 전기차 레이스 나간다
포르쉐, 르망 24시 돌연 철수... 전기차 레이스 나간다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7.29 14:55
  • 조회수 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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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를 비롯한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 LMP1 클래스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WEC 대신 전기차 레이스인 포뮬러 E와 GT 레이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철수 선언에 모터스포츠 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르쉐는 올해 시즌을 끝으로 지난 4년간 출전했던 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 LMP1 클래스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LMP1 클래스는 WEC의 최상위 클래스로, 고성능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만 출전할 수 있다. 도요타, 아우디 등이 경합을 펼쳤으나 지난해 아우디도 철수를 선언하면서 포르쉐 철수 시 도요타만 이 클래스에 출전하게 된다.

대신 포르쉐는 2019년부터 포뮬러 E 그랑프리에 출전한다. 포뮬러 E는 FIA(국제자동차연맹)가 개최하는 전기차 경주 대회다.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재규어, BMW, 아우디 등 유수의 브랜드들이 앞다퉈 포뮬러 E 출전을 준비 중이다. 2025년까지 순수 전기 스포츠카를 개발하기 위해 포뮬러 E로 전기차 퍼포먼스 노하우를 쌓는다는 게 포르쉐의 계획이다. 이 밖에도 911 RSR이 출전하는 국제 GT 레이스에는 기존과 같이 출전을 지속한다.



폴크스바겐의 WRC 철수, 아우디의 WEC 철수에 이은 포르쉐의 WEC 철수는 디젤게이트의 여파로 인한 재정적 부담 탓이다. 세 브랜드 모두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음에도 디젤게이트로 인한 폴크스바겐 그룹의 가치 하락과 북미, 유럽 등지에서의 각종 배상금 부담이 적지 않은 것. 폴크스바겐 그룹은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모터스포츠에서 줄줄이 철수할 뿐 아니라 고성능 바이크 제조사인 두카티 매각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향후 신차 개발 계획을 전기차 중심으로 수립하면서 비용이 적게 드는 포뮬러 E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저비용으로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수립하면서 모터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가져갈 수 있는 데다 전기차 개발 노하우까지 축적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는 것.

포르쉐 입장에서는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떨어지는 데다 우승하기 어려운 WEC에 굳이 출전을 이어갈 이유도 못 찾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포르쉐는 WEC 시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머신트러블로 하위 클래스인 LMP2에게 잠시나마 1위를 내어줬었다. 게다가 종합우승을 노리는 도요타의 거센 도전에 내년 르망 우승도 불투명하다.



당혹스러운 건 기존 모터스포츠 프로모터들이다. ACO(르망 24시 내구레이스 프로모터)와 FIA는 포르쉐의 갑작스러운 철수 선언에 불만을 드러냈다. 2020년부터 발효되는 새 규정 제정에 참여하고선 우승컵만 챙겨 발을 뺀다는 것. 포르쉐는 당초 2018년 시즌까지 출전을 약속했었다.

WEC LMP1 클래스에는 당장 내년부터 도요타 한 팀만 출전할 전망이다. 흥행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WEC 입장에서는 그간 연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 포르쉐가 빠지면서 내년 흥행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ACO와 FIA는 공식 성명을 통해  "포르쉐의 WEC 철수에 유감을 표하며, 2018년 시즌에 출전하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한다"며 "(WEC는) 비용절감과 안정성, 혁신을 이어가면서 이전보다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르쉐가 포뮬러 E 참전을 선언하면서 2019년 시즌 포뮬러 E는 역대 가장 치열한 대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 포뮬러 E에는 재규어, DS(시트로엥),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와 넥스트EV, 타치타, 패러데이 퓨처 등 전기차 스타트업을 합쳐 10개 팀이 출전 중이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이 합류해 2019년에는 12개 팀이 경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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