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전성시대의 개성파 신차 3題
SUV 전성시대의 개성파 신차 3題
  • 임 유신
  • 승인 2016.05.04 12:55
  • 조회수 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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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저격, 매력 넘치는 틈새 SUV : 볼보 XC90, 쌍용 티볼리 에어, 도요타 라브4
SUV 전성시대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신차의 대부분이 SUV이다. 평범해서는 주목을 끌 수 없다. 뭔가 색다른 매력을 제시해야 눈길이 간다. 틈새 SUV는 평범한 SUV에 대한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며 만족도를 한층 높인다.

SUV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전세계적으로 SUV 붐이 식을 줄 모른다. 국내에도 신차의 대부분이 SUV이다.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세단 선호현상이 수그러들고 SUV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SUV라고 모두 인기가 있지는 않다. 취향과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선택 받는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성격으로는 힘들다. 뭔가 특별한 매력을 제시해야 한다. 틈새 SUV는 보통 SUV가 줄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틈새이지만 주류로 올라설 수 있는 잠재력 또한 갖췄다. 지난 3월 선보인 세 종류의 SUV는 특이한 매력을 지닌 차들이다. 북유럽 감성이 충만한 볼보 XC90, 트렁크 공간을 확장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쌍용자동차 티볼리, 대중 SUV 중 유일한 하이브리드 모델인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평범한 SUV에 지친 이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볼보 XC90: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SUV

볼보 XC90의 변신은 화려하다. 2002년 처음 선보인 XC90은 2014년까지 12년 동안 한차례 페이스리프트를 빼고는 변화가 없었다. 페이스리프트도 정도가 약해서 변화했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당연히 존재감도 약했다. 볼보 SUV 라인업의 최고 모델이지만 자리를 지키기 위한 구색 맞추기 인상을 풍겼고, 볼보가 개발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015년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를 시작한 XC90은 업계와 시장의 의구심을 깨뜨리며 화려하게 변신했다. 차세대 볼보 제품의 전환점이 되는 디자인과 성능을 보여줬고 진정한 프리미엄 SUV로 재탄생했다. 벤츠 GLE, BMW X5,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 등이 포진한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에 당당히 견줄 상품성과 완성도를 지녔다.

XC90을 기점으로 볼보의 새로운 세대 변화가 시작됐다.


XC90은 안전의 볼보답게 안전장비를 대거 도입했다.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S90에 적용해 화제를 모은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도 갖췄다. 시속 130km 이하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틀어 앞 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린다.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은 주행 중 도로를 벗어나면 안전벨트가 탑승자의 상체를 고정해 척추 부상을 방지한다. 동물과의 추돌 위험성을 감지하는 업그레이드된 긴급제동 시스템도 들어간다.

평행주차와 직각주차까지 지원하는 자동주차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4존 온도 조절 시스템, 이중 라미네이트 글라스, 애플 카플레이, 20인치 휠 등 각종 고급·편의장비도 대거 도입했다.

디자인은 단순미를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코드를 세련되고 현대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헤드램프와 볼보의 새로운 아이언마크를 적용한 그릴은 새로운 볼보 디자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풀 LED 헤드램프는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한다. 앞으로 나올 볼보 신모델은 T자형 주간등을 기본으로 적용한다.

인테리어는 기능미가 돋보인다. 100% 천연 우드 트림으로 자연의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부각했다. 태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로형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최신 트렌드다.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을 그대로 채 택해 직관적이고 운전자 친화적이다.

센터 모니터로 간결미를 살린 실내.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12.3인치 대형 계기반은 국내 판매하는 모든 트림에 기본이다. HUD는 주행속도, 경고 및 정보 기호, 도로 진입 방향 등의 8가지 정보를 표시한다. 계기판은 4가지 모드로 테마를 바꿀 수 있다.

실내는 7인승으로 구성했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2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볼보가 세계 최초 개발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가운데 좌석에 배치했다. 3개를 개별 폴딩으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 했다. 3열은 키 170cm 성인도 편안히 앉게 설계했다.

국내에 선보이는 트림은 디젤 D5, 가솔린 T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세 가지다. 세 트림 모두 엔진은 2.0L이고 네바퀴를 굴린다. 디젤은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m의 힘을 낸다. 슈퍼·터보차저를 결합한 T6는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kg·m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역시 슈퍼·터보차저를 한데 모았고 전기모터와 힘을 합쳐 최고 400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뽑아냈다.



최상위 트림인 T8 엑설런스는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본딴 모델이다. 7인승을 4인승으로 바꿔 2열 공간을 넓혔다. 마사지 기능과 전동 쿠션 익스텐션, 전동 사이드 서포트 기능을 2열 좌석에 모두 적용해 안락함을 극대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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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다니엘손 (볼보자동차그룹 아태지역 총괄 수석부사장)이 말하는

볼보의 비전

“더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스웨디시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라스 다니엘손 볼보자동차그룹 아태지역 총괄 수석부사장은 지난 1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볼보전시장에서 열린 볼보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비전을 이같이 말했다. 이어서 “XC90은 볼보를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게 한 상징적인 모델로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격전지인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입지를 굳히고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라스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지난 3년 동안 S80이 세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국가”라며 “볼보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은 신기술과 유행에 민감하고 까다롭다”며 “한국은 볼보 미래 성장의 척도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XC90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출시 7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모두 4만621대가 판매됐다. 주문 건수도 8만8000대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볼보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50만3127대를 기록했다. XC90에 새롭게 선보인 SPA 플랫폼,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새로운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으로 높아진 볼보의 상품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라스 수석부사장은 “볼보의 자율주행기술은 도로 위 다양한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둔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분야 리더십도 강조했다. 볼보는 내년까지 스웨덴 일반 도로에서 100대의 자율주행차를 달리게 하겠다는 ‘드라이브-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T8 트윈 엔진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의 경쟁력도 그룹 차원의 중요한 전략과제”라고 설명했다. 볼보자동차는 2019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su_quote]




쌍용 티볼리 에어: 트렁크 확장형 크로스오버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에어로 준중형 SUV 시장에 도전한다. 티볼리 에어는 소형으로 분류되는 티볼리의 길이를 늘려 트렁크 공간을 키운 준중형급 모델이다. 하나의 차로 두 차급을 동시에 공략하는 쌍용차의 전략이 효과를 볼지 관심이 쏠린다.

국산 준중형 SUV 시장은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의 판매 비중이 높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투싼 4만1755대, 스포티지 4만7729대, 쌍용차 코란도C 2만1840대, 르노삼성자동차 QM5 8947대 순이다. 투싼과 스포티지 신모델이 나오면서 다른 두 차종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소형 SUV로 가면 판도가 달라진다. 쌍용차 티볼리 4만5021대, 르노삼성 QM3 2만4560대, 쉐보레 트랙스 1만2727대로 쌍용차가 큰 차이로 앞선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고 준중형차 시장 확대를 위해 내놓은 차다. 쌍용차는 코란도C와 티볼리 에어 두 차종으로 준중형 SUV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티볼리 에어의 길이는 4400mm로 4195mm인 티볼리보다 20.5cm 길다. 휠베이스(2600mm)는 그대로 두고 뒤쪽 오버행(자동차의 차축보다 바깥으로 나온 부분)을 늘렸다. 차체 뒤가 길어지면서 뒤쪽 옆면에 유리창이 새로 생겨 옆모습 뒷부분이 변했다. 트렁크 공간은 423ℓ에서 720ℓ로 커졌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440ℓ로 늘어난다. 늘어난 트렁크 덕분에 적재 능력이 개선되고 공간 활용성도 커졌다.

티볼리의 뒤를 늘려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길이가 길어지고 공간이 넓어지면서 차급도 준중형급으로 올라갔다. 쌍용차 측도 경쟁상대가 1.7L 디젤 엔진을 얹은 준중형 SUV라고 밝혔다. 해당 경쟁 차종은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다. 티볼리 에어의 파워트레인은 1.6L 115마력 디젤 엔진과 6단 자동 또는 수동변속기로 티볼리와 같다.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 1949만원, 자동변속기는 2106만~2449만원이다. 티볼리 디젤 자동변속기 최저가 모델 기준으로 100만원 가량 올랐다. 경쟁 모델인 현대기아차 준중형 SUV와 공간은 큰 차이 없으면서 가격이 낮은 게 장점이다.

쌍용차는 올해 티볼리 에어를 2만대 팔 계획이다. 지난해 티볼리는 내수와 해외 합쳐 6만3693대를 팔았다. 올해는 9만5000대로 목표를 높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트렁크 크기 때문에 티볼리를 가족차로 선택하기에 망설이던 고객들이 티볼리 에어에 관심을 보인다"며 "목표 대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도요타 라브4: 국내 유일 하이브리드 대중 SUV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대중 SUV 중 처음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가솔린 SUV의 단점인 낮은 연비를 보완했다. 디젤이 주도하는 SUV 시장에서 가솔린 SUV의 입지를 높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수입 준중형 SUV 시장 1등은 폴크스바겐 티구안이 차지했다. 9467대로 SUV는 물론 수입차 전체 1위다. 도요타 라브4는 1908대, 혼다 CR-V 1371대를 기록했다. 라브4와 CR-V는 가솔린 모델치고는 선방했지만 디젤과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가솔린 SUV가 경쟁 우위에 서려면 무엇보다 연비가 좋아야 한다. 일반 가솔린 엔진으로는 디젤을 따라갈 수 없다. 하이브리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SUV가 몇 종류 나왔지만 대중 SUV 시장에는 없다. 이번에 선보인 라브4 하이브리드 SUV가 처음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L에 13.0km로 동급 디젤 SUV와 비슷하다. 연비 하나만 놓고 보자면 디젤 SUV의 대안이 될 자격을 갖췄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4세대 라브4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파워트레인만 다를 뿐 안팎으로 거의 같다. 바로 전 모델과 비교하면 달라진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공기흡입구를 최소화한 전면부 디자인이 독특하다. 뒤쪽은 LED 면발광 방식을 도입한 투명한 테일램프로 세련미를 살렸다.

투명 테일램프가 독특하다.


실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투박했던 계기반은 가운데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4.2인치 풀컬러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클러스터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변화를 줬다. 머그컵을 넣을 수 있게 개선한 컵홀더는 발상이 기발하다. 공간은 앞뒤 모두 넉넉하다. 뒷좌석 공간이 특히 편한데 등받이 조절 각도 범위가 꽤 넓다. 바닥 가운데도 튀어나오지 않고 평평해서 여유를 더한다. 트렁크도 꽤 크다. 2열 시트를 접으면 공간은 더 커진다. 트렁크 도어는 전동식이라 편하게 여닫을 수 있다.

기능적이고 간결한 인테리어.


2.5L 가솔린 엔진의 출력은 152마력이고 전기모터는 143마력이다. 전체 시스템 출력은 197마력이다. 최대토크는 21.0kg·m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CVT)를 쓴다. 시동을 걸어도 움직이기 전까지는 엔진과 모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만을 이용해 스르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속도를 올리고 힘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본격적으로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가면서 또는 함께 힘을 낸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연결이 자연스럽고 매끈하기 때문에 주행 감각은 가솔린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가속은 여유롭다. 순간적으로 급하게 속도를 올릴 때에는 좀 더디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주행모드는 전기로만 달리는 EV, 연료를 절약하는 에코, 힘차게 달리는 스포츠, 평범한 노멀 모드로 나뉜다. 각 모드마다 차이가 제법 느껴진다. 운전을 얌전히 하는 스타일이라면 에코 모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스포츠 모드는 격한 역동성보다는 좀더 힘찬 느낌을 주는 수준이다.

공간은 앞뒤 모두 넉넉하고 트렁크도 넓다.


라브4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중 하나는 'E-Four'라고 부르는 네바퀴굴림이다. 일반방식과 다르게 앞뒤 축이 연결되지 않고 뒤쪽에 따로 모터를 달아 필요할 때에만 뒷바퀴를 굴린다. 키 큰 SUV 특성상 급격한 움직임에 차체가 기울거나 흔들릴 수밖에 없지만 E-Four 덕분에 그 정도는 크지 않다. 굽은 길을 지날 때에나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때에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한다.

시승코스는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청평 자연휴양림을 돌아오는 왕복 120km 코스다. 가는 길은 고속도로 구간이 80% 차지한다. 보통 하이브리드 시승은 연비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인데 이번 시승은 가속성과 안정성 체험에 주안점을 뒀다.

가는 길은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이고 가속을 자주 했더니 연비가 1L에 9.2km가 나왔다. 10대의 참가차 연비는 8.4~11.4km 범위다. 가는 길 역시 고속도로 구간이 길었지만 속도를 내볼 구간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1L에 14.0km를 기록했다. 참가차는 10.1~14.3km 범위를 보였다. 실생활에서 일반적인 운전습관으로 탄다면 공인연비 이상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연비 높은 대중 하이브리드 SUV는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국내 시장에 없었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대중 SUV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 디젤 일색인 SUV 시장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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