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꺾은 알파고, 운전도 완벽
이세돌 꺾은 알파고, 운전도 완벽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5.09 20:19
  • 조회수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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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똑같이 인공 신경망 조직과 딥러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알파고는 하루에 3만번의 대국을 훈련했으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하루에 300만 마일을 시뮬레이션하면서 발생되는 문제를 체크하고 해결점을 스스로 찾아낸다.
지난 3월, 구글의 딥러닝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면서 전세계를 경악시켰을 때, 구글의 또다른 딥러닝 프로젝트 자율주행차 시스템도 훈련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5월 3일. 구글은 올해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의 2017년형 퍼시피카 미니밴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 100대를 일반 도로에서 시험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양산은 임박했다.

사실 구글의 퍼시피카 주행은 시험운행이라기 보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완성한 구글이 한번도 몰아보지 못했던 승합차에 대한 주행 훈련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마치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국을 준비하기 위해 한달 동안 1백만 번의 대국을 연습한 것처럼 말이다. 그 기간동안에 알고리즘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서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시도가 구글이 파이트-크라이슬러와 손잡고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양산화를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구글은 올해까지 자체제작 차량과 렉서스 RX 모델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해왔지만, 양산화 시점에서는 미니밴이나 버스 같은 대형교통수단을 선호한다고 이야기해 왔다.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끄는 존 크라프칙. 2013년까지 현대차 미주법인장을 역임했다.



알파고와 자율주행 시스템은 한 형제다

양산화가 임박했다는 것은 결국 시스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시스템은 알파고와 같은 딥러닝 방식이다. 기계적인 신경망을 구축하고 반복적인 훈련을 시키면서 스스로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방식이다.

구글이 무인자동차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은 이미 2009년부터다. 그동안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한 거리만 해도 130만 마일을 넘겼다. 매주 1만~1만5천 마일을 테스트한 셈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이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국하기 전에 16만개의 기보를 외웠으며 4주만에 100만번의 대국을 시뮬레이션한 것처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하루에 3백만 마일을 매일같이 시뮬레이션 해왔다. 이를 통해 구글은 보행자가 차도에 갑자기 튀어나왔을 때 대비한 감지 속도를 1년만에 60배 단축시켰다.

현재의 구글의 돌발상황에 대한 자동반응 속도는 0.25초다. 인간의 반응 속도와 엇비슷하다. 구글의 최종 목표는 0.07초다. 사람보다 3.5배 빨리 위험상황을 인지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람이 주행하는 것 보다 안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구글의 주행 센서 인식 시뮬레이션. 이세돌의 다음 수를 예측하는 알파고처럼 주변 차량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주행한다.



이미 작년부터 완성된 자율주행 시스템

2015년 가을 기준으로 구글의 자율주행 딥러닝 시스템은 99.5% 완성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작년 초반부터 시스템은 거의 완벽했다. 캘리포니아 주 차량관리국(DMV)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2014년 9월부터 작년 말까지 16개월 동안에 일반도로에서 42만 마일을 테스트했는데, 총 341회 자율주행 해제 건수가 발생했다. 자율주행 해제란 차량 스스로 위험하다고 판단해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도록 자동 전환하거나 운전자가 스스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강제로 운전대를 잡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주변차량의 돌발행동이나 사람이 차도에 뛰어드는 돌발상황 떄문에 생긴 경우가 78건, 감지 오류가 119건이었다.

그런데 돌발상황 인식 문제는 2015년 2월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고 감지 오류 현상도 4월 이후 안정화되었다. 더구나 올해들어서는 가벼운 추돌사고 1건 외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되지 않았다.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마르치오네 회장. 자율주행 기술이 없었던 피아트에게 구글과의 파트너십은 단비와도 같다.



내년에는 무인주행 셔틀 버스를 보게 될 것

이세돌과의 대국을 꾸준히 준비했던 알파고처럼 자율주행 딥러닝 소프트웨어는 16개월 동안 42만 마일의 도로연습과 수억 마일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끝냈다. 다음 단계인 대형차로 갈아 탈 준비를 마친 셈이다.

메이저 자동차 업체를 제치고 구글이 버스나 승합차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파트너로 피아트에 손을 내민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양산화를 가장 빨리 도울 수 있는 업체 또한 피아트인 것은 확실하다. 둘 모두 하루 빨리 승부를 짓고 싶어한다.

올해 말, 구글의 자율주행 딥러닝 소프트웨어들이 피아트 퍼시피카에 대한 훈련을 마치면 내년에는 실제 거리에서 무인 주행 셔틀버스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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