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드는 르노삼성, 사골 SM5 가성비 판매전략에 SM6 추락
멍드는 르노삼성, 사골 SM5 가성비 판매전략에 SM6 추락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7.11.23 13:32
  • 조회수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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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대. SM5의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판매량이다. 이런 SM5가 지난 10월 평균 판매에 2배가 넘는 1000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모델 단종까지 예상되던 차량이 디자인 변경도 없이 두 배 가까이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출시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따끈한 신차 SM6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8년 된 SM5 왜 갑자기 잘팔리나?


아이러니하게도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의 경쟁차는 현대 쏘나타가 아닌 준중형 아반떼이다.


2018년형 SM5는 디자인이나 편의장치의 변화 대신 가성비를 높였다. 17인치 휠, 가죽 시트, 하이패스 룸미러 등 185만원 상당의 편의장치를 제공하고 가격 인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솔린 모델이 2195만원으로 아반떼의 주력 트림에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한 가격과 비슷해진다. SM5는 원래 현대차 쏘나, 기아차 K5와 경쟁하던 중형 세단이다. 아반떼 가격에 중형차를 타고 싶은 틈새시장을 SM5가 파고든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내·외관 변화 없이도 판매량 급증의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M5의 판매량이 늘면서 SM6의 판매량은 크게 줄고 있다. 대당 판매가격이 500만원이 더 높은 SM6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제는 르노삼성의 판매 전략이다. 르노삼성 딜러점에 가보면 이 문제를 손쉽게 느낄 수 있다. SM5는 현재 르노삼성의 판매 마케팅 전략 차종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로노삼성 박동훈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과 이런 판매전략의 연결 고리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판매대수를 끌어 올리려고 사골 SM5를 가성비로 둔갑 시킨 판매마케팅 전략은 궁극적으로 르노삼성을 멍들게 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르노삼성 판매 전략, 옳은 선택인가?

한때 잘나가던 SM6. SM5와의 판매간섭으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SM5의 선전에 따라 르노삼성 판매 성장을 이끌어온 중형 세단 SM6 판매량이 지난 7월 이후 급감하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 중형 세단 SM5와 SM6는 지난 8월부터 판매 간섭 심화를 겪고 있다.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해보자. 지난달 르노삼성이 내놓은 중형 세단 전체 판매량은 3066대다. 지난해 10월 5497대와 비교해 44.2% 감소했다. 르노삼성이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SM6가 올해 가격 경쟁력을 포함한 상품 경쟁력 약화로 1년 사이 58% 넘는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들어 판매 일선 현장에서 SM6와 SM5간 판매 간섭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SM5 판매 확대는 SM6 판매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SM5 판매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 8월부터 르노삼성 중형 세단 판매량은 3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M5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SM6 판매량이 줄어든 탓이다.르노삼성은 측은 이런 판매 간섭에 대해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SM6가 트림이 여러가지인 데 비해 SM5는 단일 트림만 운영하고 가성비에 집중한 판매전략을 내세워 SM6는 경쟁 모델이 아니다"라고 해명한다.

실제로 지난 8월 SM6와 SM5는 각각 2705대, 468대가 팔리면서 전체 판매량 3173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엔 SM6 2265대, SM5 855대로 총 3120대가 팔렸다. 지난달 SM6 판매량은 지난 9월보다 7.6% 줄어든 2093대, 같은 기간 SM5 판매량은 13.8% 늘어난 973대로 총 3066대가 팔렸다. SM6 판매량 감소와 SM5 판매량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달 중순 서울 지역 A딜러를 소비자 입장에서 찾았다. SM6 구입을 상담하면서 대부분의 소비자가 고민할 경쟁모델인 쏘나타와 가격 비교를 했다. 쏘나타에 비해 SM6 만의 특징을 갖은 대형 디스플레이가 달린 모델을 선택하려면 가격대가 3200만원 이상 줘야 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자 영업사원은 "SM6의 좋은 옵션을 다 넣고 차체 기본도 같지만 500만원 이상 저렴한 차가 SM5"라며  SM6 대신 SM5를 파는 데 열을 올린다.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가성비를 내운 SM5 판매가 더 쉽다는 점이다.

르노삼성 최고위 임원을 지낸 A씨는 "르노삼성이 SM6를 SM5보다 높은 차급으로 설정했지만 SM6만의 차별성을 갖은 기능을 모두 추가 옵션이나 최상위트림으로 설정해 지난해 신차 효과를 낼 당시의 힘을 완전히 잃은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SM6를 보러왔다가 SM5 가성비에 반해 SM5를 사가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지금의 판매 마케팅 전략은 자동차 판매 전문가의 입장에서 대표 모델인 SM6를 희석시킬 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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