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재규어=달리는 즐거움,자율주행차에도 핸들 단다"
[인터뷰]"재규어=달리는 즐거움,자율주행차에도 핸들 단다"
  • 서현지 에디터
  • 승인 2017.12.13 08:00
  • 조회수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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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톰슨 재규어 선행 디자인 디렉터, 미래 자동차 디자인을 논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 앞에 닥쳤다. 전기차는 이미 대중화에 가속도를 붙였고 자율주행차는 2021년부터 상용화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미래 자동차 디자인은 어떻게 변화할까. 변화의 잣대를 전문가를 통해 들어볼 기회가 찾아왔다. 재규어의 어드밴스드 디자인 디렉터인 줄리안 톰슨과 재규어 유일의 한국인 디자이너인 박지영 익스테리어 담당이 올해 2회째인 ‘2017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심사를 위해 2017년 12월 한국을 찾았다. 이들과 서울 조선호텔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들어봤다.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왼쪽부터 박하완 학생, 백정현 대표, 김동현 학생, 줄리안 톰슨, 최정미 학생


줄리안 톰슨은 영국왕립학교(RCA) 졸업 후 2000년 재규어 입사했다. 현 디자인 디렉터인 이안 칼럼과 함께 XK, XF, XJ, F-Type, XE, F-PACE와 최근 발표한 재규어 최초의 전기차 I-PACE 콘셉트를 디자인했다. 톰슨이 이끌고 있는 40명의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팀은 양산 직전의 콘셉트카 개발을 담당한다. 아울러 미래 디자인 테마와 자동차 신기술을 접목한 콘셉을 정의하고 디자인 원형을 개발한다. 1985년 이후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박지영 디자이너는 재규어 최초의 한국인 여성 디자이너다. 중앙대 산업디자인과 출신인 박 디자이너는 영국 유학을 떠나 RCA 졸업 후 2014년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의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어드밴스드 디자인팀에서 컨셉트카 프로젝트와 미래 재규어 디자인 컨셉을 담당하다 3년만에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리더로 승진했다.

다음은 재규어의 미래 디자인에 대해 두 디자이너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았다.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디렉터 줄리안 톰슨


줄리안 톰슨) 재규어는 2년째 한국에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를 후원하고 있다. 재규어 브랜드는 신예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디렉터로서 재규어 브랜드의 차세대 디자인을 맡고 있다. 어드밴스드 디자인팀은 20, 30년까지도 멀리 내다보고 미래의 차를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지금 작업하는 차도 2045년쯤 돼야 공도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때보다 빠르게 판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2018년에는 재규어 최초 전기차가 출시된다. 자율주행차 기술도 급격히 발달하면서 차량 내부에서 클라우드, 캘린더 등을 연동하는 등 어떻게 커넥티비티를 구체화할 지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변하고 있고 고객들이 차를 사용하는 방식도 변했다. 예전에는 구매하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다.

Q. 선행 디자인 팀의 리더로서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나

줄리안 톰슨)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측은 했지만, 변화의 속도가 놀랍다. 전기차 대중화가 놀랍도록 빠르게 진행된다. 여기에 수반돼야 하는 것이 관련 법규의 개정과 정부의 인프라 구축이다. 각 국가마다 전기차에 대한 산업적인 부품 공급, 그리고 국가와 소비자의 적응도에 따라 도입과 대중화 시기가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클래식카 수집을 좋아한다. 이런 차를 보면 오늘날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지고 있는 클래식카 중에서는 20년 이상 된 차도 많다. 이들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고 있을 뿐,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차량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현재 20년 뒤에 탈 자동차가 엄청나게 변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 같다.


내년에 출시될 재규어의 I-PACE


Q. 구체적으로 재규어의 미래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줄리안 톰슨) 미래 자동차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자율주행과 전기차다. 재규어는 감성적으로 차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브랜드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재규어의 기존 디자인 철학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래 디자인도 이런 재규어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규어의 럭셔리와 퍼포먼스, 드라이빙. 미래엔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적용이 될 지, 자율주행차에서도 운전의 감성이 살아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요소가 많다.

자율주행차는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중요해진다. 앞으로 재규어는 인테리어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도 더 많이 고용하고 소재나 내부에 들어가는 기술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더라도 재규어는 항상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다. 재규어는 스포츠카 DNA가 브랜드를 유지하는 하나의 아이콘 역할을 한다. 운전 기능의 추가와 함께 스포츠카 모델도 계속 개발한다. 어쨌든 간에 미래에도 ‘재규어스럽게’ 발전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도 결국 사용자가 자동차와 상호 작용(인터랙션)하는 부분이 바뀔 뿐이지 중요한 브랜드의 가치와 정체성은 유지할 것이다.

박지영) 내년에 출시될 전기차 ‘아이페이스’로 재규어 전기차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자동차 역사는 성능 위주의 ‘좀 더 빨리 달리기’가 중심이었다. 더 빠르게 달리고, 가속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이 중시됐다. 반면 자율주행은 빨리 달리는 즐거움보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 이제까지 빠른 스피드와 어울리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면, 앞으로 재규어는 차 안에서의 시간에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다.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팀의 박지영 디자이너


Q. 재규어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아름다움’이란.

줄리안 톰슨) 이안 칼럼 디자인 총괄과 함께 디자인을 할 때 고수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차량의 아름다움에 대한 완벽한 비율이다. 굉장히 심플하다. 최근 화려한 디자인이 많아지는 추세지만이런 변화 속에 있다 보면 다시 심플한 것을 찾게 된다. 재규어가 가장 잘 지키고 고수하는 부분이 엔지니어와 계속해서 상의하면서 완벽한 비율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불필요한 데코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라인을 지키는 것이다. 이는 재규어의 역사 속에서 늘 관찰할 수 있는 ‘헤리티지’이다. 이런 ‘비율’은 굉장히 중요하다. 컴퓨터로 그리는 것이 아닌 감성적인 부분이다. 재규어의 개성도 같이 드러나야 한다. 독일 차의 경우 정확성을 중요시해 컴퓨터로 아주 작은 단위까지 맞춰 디자인한다. 재규어는 상대적으로 감성적인 면을 더 중요시한다.

박지영) 재규어가 항상 디자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이전부터 느껴왔다. 이는 자동차가 갖는 본질과도 연결된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판매량이라는 결과로 반영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규어는 숫자로 보여지는 결과를 생각하기 이전에 재규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신차 디자인을 통해 제안하고 싶어한다. 디자인에 답이 없듯이 비율에도 답이 없다. 정확한 비율이 아닌,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비율은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감성으로 보일 수 있다. 재규어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쌓여온 경험과 지혜에 기반한다. 줄리안 톰슨 같은 상사를 보면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쌓은 날카로운 직관력을 갖고 있는 걸 체감한다. 이런 것을 재규어에서 배우고 있다.


Q. 박지영 디자이너는 재규어 입사 후 어떤 차의 디자인에 참여했는가. 한국인 여성 디자이너로서 재규어에서 일하는 재미는 무엇인가.

박지영) 지금까지 나온 콘셉트카는 이미 입사 시기에 어느 정도 완성된 차들로 기여한 것이 없지만, 앞으로 나올 콘셉트카에는 대부분 참여했다. 선행 디자인 팀에서 먼 미래를 보면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2, 3년마다 나와야 하는 페이스리프트 카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강한 디자인적 언어를 콘셉트카에 접목시켰다.

재규어에서 일하면서 한국인 또는 여성 디자이너로서 어떤 페널티와 이익도 없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한 때 그런 시선이 불편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성 디자이너로서 개인이 드러낼 수 있는 감성이 중요하다. 재규어에 입사를 한 것은 재규어 디자인에 대한 공감이 컸기 떄문이다.

줄리안 톰슨) 박 디자이너는 입사 당시 RCA 졸업생들 중에서도 최고의 학생이었다. 재규어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재규어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일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다. 나라마다 너무나 다른 디자인 감각을 갖고 있다. 다양한 시각을 줄 수 있는 해외 디자인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재규어랜드로버 디자이너 남녀 비율이 5:5에 근접한다. 여성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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