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배민•카카오택시 대결..디디 vs 메이탄
중국판 배민•카카오택시 대결..디디 vs 메이탄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1.04 08:00
  • 조회수 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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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택시를 부를 때는 디디추싱(滴滴出行),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는 메이탄(美团)이 가장 유명하다.

최근 두 기업이 서로의 시장에 뛰어들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중국 소비 시장의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디디추싱(滴滴出行) : 디디의 택시호출 및 차량공유 앱


메이탄(美团) : 메이탄의 배달 사업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이동 수단을 부를 수 있는 택시 어플이다. 2017년 미국 우버(Uber) 중국지사를 인수한 후, 중국 모빌리티 플랫폼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 디디는 4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이미 200억 달러이상의 대출 및 투자를 받아 비상장회사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디디의 기업 가치는 500억 달러(53조원)를 돌파했다. 메이탄(美团)은 중국 최대의 O2O플랫폼(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협력체)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이다. 제휴음식점, 상점, 마사지샵 등 오프라인 상점 수가 2억9천만 곳에 달한다. 메이퇀의 기업가치도 엄청나다. 무려 330억 달러(약 35조원)를 돌파하였다. 메이탄의 창립자 왕싱(王兴 )은 디디의 창립자 청웨이(程维)에게 '택시 사업은 쓰레기'라고 평가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그런 메이탄이 디디의 주력 사업인 택시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메이탄(美团) : 메이탄의 모바일 택시 사업


디디추싱(滴滴出行) : 디디의 배달앱,중국판 '배민'


최근 중국 여러 매체는 "메이탄이 북경, 상해, 청두, 항주, 복주, 온주, 하문 일곱 개의 도시에서 모바일 택시사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메이탄은 이미 전국 7개 도시에서 택시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메이탄은 지난해 2월 난징시 관내에서 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10개월이 지난 현재 택시 사업체 충분한 운영 경험을 가진 셈이다. 또 메이탄은 디디의 핵심 사업인 택시에 뛰어들고 디디는 반대로 메이탄의 핵심 사업인 배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언뜻 보면 디디의 배달 사업 진출은 기존 택시앱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이동과 판매는 연계된 융합 사업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디디의 오랜 라이벌인 우버의 산하 배달 서비스인 'Uber Eat'은 이미 유럽 19개 도시에서 자신의 주 사업인 택시 사업을 넘어선 상태이다. 이렇듯 디디가 배달 영업에 뛰어든 것은 메이탄과 자존심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택시 사업과 결합한 융합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역으로 디디는 메이탄을 확실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메이탄 어플 사용자는 1억2천만명 정도다. 자주 사용하는 단골 고객은 2700만명이 넘고 총 1억5천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반면 디디가 내놓은 디디 배달 어플 어러마(饿了么)의 사용자는 9200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 디디가 배달 사업에서도 성공하려면 다양한 수단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디디와 메이탄이 라이벌 구도를 이루면서 이득을 본 것은 결국 소비자다. 경쟁이 심화하면 소비자가 혜택을 본다는 경제학의 기본이 실현된 셈이다. 오프라인 상점을 이미 장악한 기득권을 바탕으로 기존 사용자에게 옵션으로 이동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선전포고한 점이다. 메이탄을 통해 오프라인 식당을 예약하면 그 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어마무시한 경쟁력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우버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디디의 독점으로 사라졌던 '무료 및 할인 쿠폰'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디디와 메이탄의 경쟁을 쿠폰·할인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택시 시장 점유율 90%가 넘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디디가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메이탄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해 가격 인하 소문이 나오고 있으니 소비자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시장 독점을 깨뜨리고 소비자들의 선택에 다양성을 가져다준다면 중국이 진정한 자본주의 체제의 경쟁 원리를 제대로 맛볼 수도 있는 셈이다.

강혜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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