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의 한수 F-페이스, 재규어의 SUV 전성시대를 열까
[시승기]신의 한수 F-페이스, 재규어의 SUV 전성시대를 열까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9.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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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이 취재팀




SUV가 인기 최고 인기를 얻는 이 때 ‘SUV를 만들지 않으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세단과 스포츠카만 만들던 재규어가 F-페이스로 SUV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동차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살아남기’다. 소수 차종을 생산하는 브랜드의 공통 고민이다. 과거에는 소품종 생산이 고상하고 희귀한 브랜드 가치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굳이 모델을 여러개 만들 필요도 없고 있는 모델만 잘 지키면 됐다.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망한다. 실제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가 꽤된다. 운이 좋아 살아남아도 다른 브랜드로 넘어가는 비운을 겪는다. 우연히도 영국 브랜드가 많다. 롤스로이스·재규어·벤틀리·로터스·애스턴마틴 등등. 재규어는 차종이 세 개 내지 네 개에 불과하다. 21세기 초만 해도 대형 세단 XJ, 중형 세단 S-타입, 컴팩트 세단 X-타입, 스포츠 쿠페 XK 밖에 없었다. 지금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XJ·XF·XK 세 종류만 유지하다가 최근 XK를 없애고 F-타입을 만들었다. X-타입 이후 비어 있던 컴팩트 세단 자리를 XE가 메운 게 최근 일이다. 재규어의 2015년 판매량은 8만4000대다. 100만대 선을 유지하는 벤츠·BMW·아우디 등과 차이가크다. 독일 빅3과 대등한 고급 브랜드라고 하지만 판매나 규모에서는 따라가지를 못한다. 그렇다고 마냥 군소 메이커로 남을 수는 없다. 회사의 기본 목적은 수익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망하거나 다른데 팔릴 수밖에없다.



판매량을 늘리려면 대량 판매 모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XE가 새로 나왔지만 워낙 전통적인 세그먼트라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 독일 경쟁차들이 워낙 막강해서 XE가 당장 세력을 늘리기도 힘들다. 소품종만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한 차종을 늘리더라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신의 한 수’가 될 모델은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세그먼트에 속해야 한다. 그 분야가 바로 ‘럭셔리 SUV’이다. SUV·럭셔리·고성능 열풍을 한꺼번에 흡수할 수 있는 차가 필요하다. 이 조건에 딱 들어맞게 내놓은 차가 F-페이스다. 재규어가 SUV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랜드로버 판매량에서도 답이 나온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46만대를 팔았다. 재규어 판매량의 6배다. 재규어가 시장에 빨리 자리를 잡을수록 판매도 그만큼 늘어난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만족


F-페이스는 F-타입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얻은 역동적인 디자인에 첨단 혁신 기술을 집약했다. 일상 생활에 알맞은 실용성과 효율성도 더했다. 국내 판매 모델은 6개 트림 구성이다. 퍼스트 에디션, 고성능 S, R-스포츠, 포트폴리오,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나뉜다. 엔진은 2.0L와 V6 3.0L 디젤, V6 3.0L 가솔린 수퍼차저 등 세 종류다.   코스는 인제 스피디움 서킷과 주변 온·오프로드를 달리는 구성이다.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는 30d를 타고 서킷을 돌았다. 인스트럭터가 모는 차를 옆자리에서 타는 택시 주행으로 시작했다. 옆자리였는데도 SUV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역동적인 감성이 전해졌다. 고속으로 달려도 안정감 넘치게 코너를 돌았다.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초반에는 일상적인 운전 습관에 맞춰 달렸다. 부드럽고 조용한 감성이 다른 고급 SUV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속페달을 좀 더 밟으니 그제서야 고음의 엔진 소리를 내뿜으며 강인한 면모를 드러낸다. 운전의 재미를 위한 차라고 해도 될 정도로 민첩하고 날렵하다. 오프로드 주행은 20d를 탔다. 강원도에는 국지성 호우로 꽤 많은 비가 내렸다. F-페이스의 지능형 AWD 시스템을 최적으로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오프로드에 들어서자 난생 처음 경험해 보는 흔들림이 시작됐다. 움푹 팬 지형이 반복돼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수시로 조절해야 했다. 내리막이
시작되면 속도와 흔들림을 조절에 더 신경이 쓰였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오프로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전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ASPC)’을 시험할 기회였다.




ASPC는 저속으로 크루즈 컨트롤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으로 터치스크린에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미끄러운 노면이나 가파른 경사에서 운전자가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주행을 유지한다. 울퉁불퉁한 오프로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제동을 해가며 저속으로 내려간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ASPC를 끄고직접제어하는편이낫다는생각이들었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구간을 연속해서 달리니 금세 적응이 된다. 오르막길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아 밀어주고 내리막길에서는 ASPC의 도움을 받으니 매우 편리하다. ASPC 덕분에 별 무리 없이 오프로드를 벗어날 수 있었다.





F-페이스는 오프로드 성능이 우수하지만 한 집안인 랜드로버에 비교하면 온로드 성능에 더 초점을 맞췄다. F-타입에서 이어받은 더블 위시본 앞쪽 서스펜션과 뒤쪽 인테그럴 링크 서스펜션은 차체의 높은 비틀림 강성과 어우러져 스포츠카와 같은 날렵한 주행으로 이어진다. 앞뒤 균형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든다. 구불구불한 산악 와인딩 로드를 30d를 타고 달렸다. 언덕길을 올라갈 때 최대토크 71.4kg·m인 30d는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바로 치고 나갔다. 민첩하게 움직이지만 코너에서 SUV의 특성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급격한 와인딩 코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감이 꽤 높은 편이지만 스티어링휠의 반응이 다소 더뎠다. 조금 더 야무진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둔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급한 코너를 제외하면 키 큰 F-타입을 모는 것처럼 움직임이 날렵하고 경쾌하다. 30d 퍼스트 에디션은 브렘보 브레이크를 달아 제동력도 만족스럽다. 디자인 역시 재규어 특유의 역동적인 프로파일과 공기역학 요소를 살려 단번에 재규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스포츠카인 F-타입의 요소를 끌어와 비율도 비슷하다. 오버행이 짧아서 날렵한 쿠페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차체 밑에는 공기를 매끄럽게 흐르도록 하는 언더플로우 디퓨저를 달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냉각 효과를 높였다. 앞모습도 재규어의 패밀리룩을 강조한다. 크롬으로 마무리한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재규어의 스포츠 라인의 상징이다.





인테리어는 고급 가죽소재를 사용해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감성과 품격을 담았다. 뒷좌석 무릎공간은 넉넉해서체구가큰성인남성도편하게앉을수있다. 운전석과 동승석, 양쪽 뒷좌석을 두르는 무드 라이트도 전체 컨셉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 기분에 따라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천장은 스웨이드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편의 장비도 돋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장비는 T맵 서비스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재규어랜드로버 T맵을 다운로드 받은 후 USB단자를 연결하면 터치스크린에 내비게이션 화면이 나타난다. 수입차 자체 내비게이션은 대부분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진다. T맵은 익숙하고 사용이 편리해 만족도가 높다. 밴드 형태의 '액티비티 키'도 흥미로운장비다.방수및내진처리를한팔찌형태의 키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액티비티 키를 착용한 손을 테일게이트 재규어 이름표의 J 글자에 가까이 대는 식으로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아웃도어를 즐기고 새로운 아이템에 목말라 하는 얼리어댑터들이 환영할 장비다. 재규어의 SUV 시장 도전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늦었지만 성공적이다. SUV 전문 브랜드 랜드로버의 장점을 SUV 세그먼트에 잘 녹여냈고 모터스포츠의 정통성 또한 잘 유지했다. 실용성도 우수해서 일상 생활에서 만족도가 높다. 가격은 의견이 갈린다. 크기나 구성으로볼때 경쟁 고급 SUV에 비해 비싼 편이다. F-페이스는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은 노하우를 집약해 잘 다듬은 차가 분명하다. 재규어 브랜드를 신뢰한다면 F-페이스는 후회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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