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신형 BMW 5시리즈 대박 예감...독특한 캐릭터 라인 승부
[칼럼]신형 BMW 5시리즈 대박 예감...독특한 캐릭터 라인 승부
  • 이준호
  • 승인 2016.11.11 12:49
  • 조회수 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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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자동차 측면에는 다양한 라인이 있다. 라인을 통해 측면 디자인에 개성을 살린다. 1920년대 모노코크 방식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할때부터 윈도우와 바디 패널을 구분 짓는 볼륨이 측면 라인으로 유행했다. 30년대 들어서는 크롬 몰딩을 장식으로 사용해서 라인을 꾸미기도 했다.

알파로메오 8C 2900B


측면 라인의 존재는 미적인 요소로만 존재했다. 장식으로 쓰인 측면 라인은 장식의 기능만을 충실히 해서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는 측면 라인을 통해 우아함을 증대시킨다. 30년대는 휀더와 바디가 일체화되는 유선형 디자인이 트렌드를 리드했는데 유션형이 되면서 패널은 웅장하고 비대해졌다. 카로체리아 토우링(Touring)은 이를 측면 크롬 라인을 장식으로 쓰면서 상쇄시키는 감각을 발휘했다.

들라이에 135M, 1936


프랑스의 예술적인 자체 제작자인 피고니에 팔라시 작품인 들라이에 135M은 아르누보 스타일의 장식 라인이 특징이다. 고차원적인 형태를 라인으로 쓰기 위해선 몰딩을 덧붙이는 방식 밖에는 없었다. 이후 프레스 머신을 통한 스탬핑 기술의 발전으로 라인의 표현은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볼륨을 따라 'ㄱ'자로 꺾는 절곡은 기본이고, 3D 형태를 가진 볼륨 있는 엣지도 형성 가능해졌다.

현대 YF 쏘나타, 2011


2011년 등장한 쏘나타는 절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세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난(蘭)의 휘어짐을 형상화한 입체적인 라인은 당시 현대 디자인 기조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표현했다. 21세기 들어서 측면 디자인은 패널 자체만으로 장식을 내기에 충분해졌다.

아우디 RS6 Avant, 2016


도어 캐치 상단을 가로지르는 아우디의 라인은 단순한 절곡으로 만들어졌다. 절곡 프레싱은 자동차 디자인 역사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방식이다. 직선을 형태적 조형요소로서 베이스를 깔고 있는 디자인 랭귀지와 절곡으로 만들어진 측면 라인은 통일성이 훌륭하다.

날카롭고, 단순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강인하고 다부진 이미지를 완성한다. 측면 라인은 여백이 허전해 보여 그려 넣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을 넘어서 전체적인 디자인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로 전이됐다.



측면 라인은 컨템포러리 트랜스포테이션 디자인에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제일 상단부터 벨트 라인, 캐릭터 라인, 웨이스트 라인으로 말이다. 특히 캐릭터 라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디자인에 캐럭터를 형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즉, 디자인 랭귀지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라인이라는 뜻이다.

BMW Z4 쿠페, 2006


BMW는 크리스 뱅글이라는 뛰어난 디자이너가 영입되면서 디자인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특히 Z4는 측면 라인을 통해 뛰어난 캐릭터를 형성한 모델이었다. 휀더의 모서리부터 시작된 엣지는 리어 휀더로 굴곡져 이어지면서 캐릭터 라인을 형성했다. 여기에 Z 이니셜은 확장의 모티를 제공한다. 웨이스트 라인이 도어 파팅 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생성됐고, 사이드 리피터를 관통해 비스듬한 각도로 내지른 두 번째 캐릭터 라인이 부여됐다. 이름하여 Flame Surface의 탄생이었다.

Z4의 Z 이니셜을 형상화한 캐릭터 라인


엣지는 장식적 라인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형태를 지배하고 있다. 도화지에 그린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금속성 패널에 그대로 대입한 놀라움이다. 또한 트렌드 세터로서 단조로움 뿐이던 측면 라인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확장시켰다. Z4가 양산된 시기는 13년 전인 2003년도이다.

BMW 5시리즈, 2016


2016년 10월 새로 등장한 코드네임 G30 5시리즈의 디자인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캐릭터 라인과 웨이스트 라인이다.

캐릭터 라인의 경우 언뜻 보기에 전형적인 엣지라인으로 착각하기 쉽다. 전형적인 디자인에서는 1개의 캐릭터 라인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G30 5시리즈의 캐릭터 라인은 2개다.



프런트 휀더 뒷부분에서 시작되는 1번 캐릭터 라인은 도어 패널에서 완벽하게 두갈래로 나뉜다. 나눠진 2번 캐릭터 라인은 전형적인 메인 스트림으로 진행한다. 메인 스트림 같았던 1번 캐릭터 라인은 BMW 아이덴티티인 호프 마이스터 킥을 폼고 C필러를 돌아 오른다.



양 갈래로 나눠진 캐릭터 라인은 도어 캐치 부위에 두툼한 면적을 만든다. 단순한 절곡으로 표현하였지만 생성되는 입체감은 신선하다. 윈도우 패널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보이는 조형미는 바디 패널을 좀 더 우람하게 보이는 효과를 낸다.

1번과 2번 라인이 만들어내는 캐릭터 라인은 두툼한 입체로 시작하지만, 1번 라인이 호프 마이스터 킥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역할로 분할되면서 그 뒤로는 전통적인 형태로 회귀한다. 그 마무리가 자연스럽다.



아울러 형태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1번 캐릭터 라인의 역할은 웨이스트 라인에서도 통일성 있게 나타난다. 에어 브리더를 위한 크롬 가니시의 형태를 그림자처럼 둘러싸고 후방으로 진행하는 웨이스트 라인은 호프 마이스터 킥을 둘러싼 1번 캐릭터 라인과 일맥상통하다. 그 조화가 참으로 아름답다. 빛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이지만, 에어 플로우가 만들어내는 형태 같기도 하다.



측면에 존재하는 3가지의 라인에 따라 디자인의 뉘앙스는 변화한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모델 중에는 라인을 없애기도 한다. 하지만, 개성을 중시하는 현 디자인 추세에 측면 라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BMW 디자인은 패스트 팔로워를 지양한다. 위대한 디자이너가 있던 그 시절, 입체적 디자인과 아이덴티티를 위해 고민하고 양상화시켰던 숭고한 디자인 정신을 잇고 있다. i3의 벨트 라인이 그렇고, i8의 놀랍도록 복잡하지만 놀랍도록 기능적인 캐릭터 라인이 그렇다. 최근에는 그들의 철학인 다이내믹 에피시언스의 실천을 위한 에어 브리더의 기능성을 웨이스트 라인에 대입시키고 있다.

새로운 BMW 5시리즈는 진보된 디자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델이다. 캐릭터 라인의 변주를 즐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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