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탄생 50주년 기념...아벤타도르 미우라 오마주
람보르기니 탄생 50주년 기념...아벤타도르 미우라 오마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1.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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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람보르기니는 미우라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아벤타도르 미우라 오마주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지난 6월23일부터 26일까지 영국에서 열리는 스피드 오브 굿우드 페스티벌에 전시됐다. 50대 한정 생산될 예정이고, 이미 선택된 구매 고객들에게 완판됐다.

Lamborghini Miura, 1966


미우라는 람보르기니에게 있어 전설적인 모델이다. 최초로 투우장 황소의 이름을 차명에 붙였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엔진을 그린하우스 뒤로 옮긴 세계 최초의 미드십 GT카이기도 하다. 현재 미드십은 수많은 고성능 슈퍼카들이 채택하는 섀시 레이아웃이다. 미우라는 람보르기니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했고, 라이벌인 페라리를 긴장케 한 모델이었다.



미드십은 크게 RMR(Rear Mid-engine Rear-wheel drive)과 RMR-T(Rear Mid-engine transversely-mounted Rear-wheel drive)로 나뉘는데, 미우라는 RMR-T방식이었다. 미우라의 RMR-T방식은 V12기통이나 되는 커다란 엔진을 구동축과 병렬로 배치해야 했다. 트랜스미션과 디퍼렌셜도 엔진 룸에 가득 차야 했다. 섀시의 여유공간은 극단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형태의 제약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다.

미우라의 리어 데크 트렁크


미우라 이전의 전통적인 GT카 레이아웃은 FR(Front-engine Rear-wheel drive)방식이었다. 엔진이 앞쪽에 배치되기 때문에 데크에 트렁크 공간이 존재했다. 그랜드 투어러로서 트렁크의 존재는 중요했다. 미우라는 미드십 GT카 세그먼트를 새롭게 창출하는 모델이었다. 미드십은 레이아웃상 트렁크가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오로지 트렁크를 위한 공간은 노즈의 본넷이지만, 보험 긴급 출동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던 그 시절에 본넷의 여백은 스페어 타이어로 채워져야 했다. 하지만, RMR-T 레이아웃을 선택한 미우라는 엔진을 세로로 배치해 공간을 제약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데크에 트렁크가 존재했다.

Rosso Arancio 컬러와 골드 투톤의 미우라


카로체리아 Bertone의 소속으로 대부분의 람보르기니 디자인을 완성한 Marcello Gandini가 미우라를 디자인했다. Automobile Magazine의 에디터 Robert Cumberford는 간디니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의 디자인에서 흥미로운 점은 자동차의 구조, 구성, 결합 그리고, 메커니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그것들이 형태로 드러나지 않는다.”

1965 Turin motorshow에서 발표된 Miura Chassis


미우라가 채택한 RMR-T라는 독특한 레이아웃은 1965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섀시 공개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정식으로 데뷔했지만, 파워트레인엔 모래자루만 가득했다. 세계최초의 레이아웃은 엔지니어들의 골머리를 썩히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디자인이 주는 충격은 남달랐다. 낮고 날렵한 노즈에 뛰어나게 아름다운 곡선의 실루엣이 만들어졌다. 이런 미드십 특유의 형태에서 오는 자유로움은 Marcello Gandini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Miura Concept, 2006


미드십 레이아웃에서 오는 뛰어난 운동성능에, 미드십임에도 FR의 비례에서 오는 롱노즈-숏데크의 아름다움의 답습 그리고, GT카로서 실용성마저도 지닌 간디니의 미우라는 람보르기니의 대표 오마주 모델로서 손색이 없다. 2006년 Walter de Silva가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하던 당시 컨셉트를 통해 미우라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무산된 역사가 존재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50주년이 되어 그들은 아벤타도르에 한정판이란 이름으로 미우라란 이름을 거론한다.





미우라를 오마주로 삼은 근거로는 컬러가 대표적이다. 바디 패널의 하단부 씰을 미우라의 전통적인 투톤 컬러 방식으로 부활시켰다. 투톤은 골드와 실버를 선택할 수 있는데, 3가지 컬러에 따라 다르게 매칭된다. Rosso Arancio 솔리드 컬러에는 골드가, Verde Scandal 솔리드 컬러와 Blu Tahiti 메탈릭 컬러에는 실버로 말이다. 휠 역시 투톤 컬러의 영향을 받지만, 디자인은 불행히도 미우라의 오마주와는 거리가 멀다. 람보르기니 50주년 한정판으로 등장한 아벤타도르 LP720-4 Dione rim을 그대로 끼웠다. 인테리어 도어 상단과 익스테리어 도어 씰에 부착된 미우라 레터링 로고는 황소꼬리에 Tricolore 컬러를 더하고, 50이란 숫자를 더했지만, 그 옛날 그래픽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가장 미우라스러운 디테일이지만, 불행히도 속 알맹이부터 껍데기까지 아벤타도르일 뿐이다.



Miura 레터링 로고 디자인


아벤타도르 미우라 오마주 에디션은 여타 아벤타도르와 동일하게 V12 6.5리터 엔진을 얹고 있지만, 700마력이라는 숫자는 750마력의 LP750SV이 등장한 마당에 아쉬운 분위기마저 든다. 작년에 등장한 LP700-4 Pirelli Edition의 재고떨이용 같은 기분은 무얼까? 람보르기니의 상징과도 같은 위대한 모델인 미우라를 재고용 파워트레인에 패션적인 스타일만 입혀 오마주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써버렸다는데 안타까움을 느낀다.





자동차 디자인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대라고 일컫는 1960년대에 등장한 미우라는 세계 최초의 독특한 섀시를 갖고 있으면서도, 결코 겉으로 뽐내지 않았던 천재 디자이너 Marcello Gandini의 역작이었다. 또한 GT카의 덕목인 리어 트렁크의 실용성을 살리기 위해 12기통의 엔진을 가로로 우겨 넣은 열정 가득한 엔지니어들의 고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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