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다 못한게 없다 현대 아반떼
골프보다 못한게 없다 현대 아반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2.23 13:51
  • 조회수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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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나오자마자 10월 베스트셀링카(1만2838대)에 올랐다.
‘앞으로’라는 이름 뜻처럼 6세대 아반떼는 국산차 시장에서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글로벌 베스트셀러다운 저력을 드러낸다. 균형 잡힌 디자인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앞세워 갈수록 치열해지는 준중형차 시장의 마켓 리더로 다시 돌아왔다.

숫자가 증명한다. 아반떼는 나오자마자 10월 베스트셀링카(1만2838대)에 올랐다. 올 가을 국산차 판매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5세대부터 아반떼의 주 고객층 비율에서 청년층과 남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현대차는 이런 추세에 맞춰 디자인과 동력 성능을 개선했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표현은 스티브 잡스의 명언인 동시에, 2000년 이후 전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대표하는 말이기도 하다. 6세대 아반떼 디자인의 핵심은 ‘간결함’과 ‘현대 패밀리룩’이다. 5세대 디자인은 날아다니는 듯한 화려한 선들의 조합이다. 6세대는 5세대가 만들어낸 중심 라인들을 유지하되 불필요한 선들을 끊어 없애고 간결하게 다듬었다. 일부에서는 디자인이 바뀐 게 없다는 평이 나오지만 디테일을 관찰하면 많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6세대는 5세대가 만들어낸 중심 라인들을 유지하되 불필요한 선들을 끊어 없애고 간결하게 다듬었다.
아반떼가 자랑하는 헥사고날 프런트 그릴은 디자인의 중심축이다. 5세대부터 적용했는데 복잡한 라인들이 뒤엉켜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6세대는 그릴을 가로로 최대한 넓혀 안정감을 살리고 상단보다 하단을 강조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 헤드램프를 보다 간결하고 가늘게 처리해 날렵하고 강인한 분위기를 낸다. 복잡한 라인들이 사라지면서 그릴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헥사고날 그릴은 현대차 디자인을 상징하는 요소다. ‘서있어도 달리는 듯한 정제된 역동성’을 나타내는데 현대차가 생산하는 모든 모델에 적용된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릴 디자인을 통일시켜 패밀리룩을 완성하는 추세다. 그릴의 사이즈도 갈수록 커진다. 콩팥처럼 생겼다는 BMW의 더블 키드니 그릴, 폴크스바겐의 수평형 그릴, 아우디의 육각형 그릴, 애스턴마틴을 따라한 포드의 역사다리꼴 그릴 등은 최근 트렌드를 잘 나타낸다.



헥사고날 그릴은 현대차 디자인을 상징하는 요소다.
전면부와 다르게 후면부는 간결함을 유지하지만 강인함 대신 안정감을 강조한다. 복잡한 유선형이었던 리어램프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쓸데없는 라인들을 최소화하느라 머플러도 보이지 않게 감췄다. 놀라운 부분은 리어 디플렉터다. 트렁크 뒤 모서리 부분에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나긋나긋 위로 올라가면서 양쪽 리어램프 윗부분과 같은 라인으로 연결된다. 마치 한옥 처마 끝 부분과 같다. 한마디로 ‘엣지’ 있다. 거니 플랩처럼 후미로 흐르는 와류를 잡아주면서도, 별도의 스포일러를 덧대지 않은 하나의 카로셀이다. 주물형 카로셀에서 뽑아낼 수 있는 수준으로는 매우 아름답다.



후면부는 간결함을 유지하지만 강인함 대신 안정감을 강조한다.
실내는 C세그먼트 차급을 감안한다면 내장재도 무난하고 가죽 시트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대시보드의 플라스틱 질감만큼은 품질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센터페시아는 잘 정돈했다. 이미 시장에 나온 제네시스·쏘나타·투싼 같이 직관적이다. 내비게이션이 8인치로 커진 부분도 마음에 든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스티어링휠이다. 그립이 좋다. 2000년대 후반부터 현대차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과 주행감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개인적 취향이겠지만 조향에서 조금 더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면 스티어링휠의 사이즈를 좀 줄여도 좋지 않을까 싶다.



실내는 단정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플라스틱 질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CD플레이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아반떼의 주고객은 아직도 여전히 30대와 40대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어린아이를 키우고 차만 타면 동요와 오디오북을 들려준다. 그런데 동요와 오디오북은 아직도 USB나 블루투스로 듣지 않는다. 대부분 CD다. 처음 신혼생활에는 필요를 느끼지 못하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집안에 CD플레이어를 들이는 가정도 많다. 유치원생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매장에 왔다가
신형 아반떼에 CD플레이어가 없는 것을 보면 이 차를 구매해야 할 지 고민하게 된다.

앞좌석 실내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문제는 뒷좌석이다. 5세대 아반떼보다 차고를 0.5cm 높였지만 키가 큰 사람이 앉기에 불편하다. 천정을 높이긴 했지만 헤드레스트도 작고 헤드룸 자체가 여유롭지 못하다. 뒷자리에 키 큰 사람을 태우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운전자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뒷좌석은 천정을 높이긴 했지만 헤드레스트도 작고 헤드룸 자체가 여유롭지 못하다.
시동을 켜면 기분 좋은 엔진음과 함께 디젤의 특유의 진동이 느껴진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거슬리던 소음과 진동이 이제 거의 다 잡혔다. 현대차에서도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흡차음재 보강, 차폐구조 개선, 연결 부위 재설계 등을 통해 소음과 진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가솔린만큼 조용하다고 평가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저중속 특히 시속 60km 이하 스피드 영역에서 정숙성은 많이 개선됐다.

여기서 오디오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JBL 사운드는 두드러지는 장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차라리 브랜드 인지도도 높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저음 영역에 강한 BOSS였다면 만족도가 훨씬 높았을 것이다. 디젤 사운드를 감아낼 수 있는 능력도 탁월하니 말이다. 고음이 주무기인 JBL은 조용한 곳이 아니라면 그 특유의 음색을 감지해내기가 쉽지 않다.



고음이 주무기인 JBL은 조용한 곳이 아니라면 그 특유의 음색을 감지해내기가 쉽지 않다.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왕복 170km 구간을 달렸다. 시내는 차가 많고 시내를 빠져나가면 시속 200km로 달려도 될 정도로 한산했다. 아반떼의 놀랍다는 동력성능을 느껴볼 기회다. 시승차는 자동 7단 더블클러치를 쓰는 1.6리터 VGT 디젤이다.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0.6kg·m로 이전 모델 대비 각각 6.3%, 7.4% 향상됐다. 참고로 연비는 1리터에 17.7km로 1등급이다.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운전습관에 따라 1리터에 3~4Km 정도는 더 나오거나 덜 나온다.



디젤 모델의 연비는 1리터에 17.7km로 1등급이다.
대부분의 편의장치들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오밀조밀 자리잡았다. 오디오와 크루즈컨트롤, 휴대폰 연결은 스티어링휠에서 바로 조작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기어 주위에 있는 ISG(오토 스톱 앤 스타트)와 주행모드 선택 버튼 위치다. 주행을 위한 기능들은 일반 편의기능과 구분해 그룹화해야 한다. 더구나 운전자가 ISG 버튼을 누르려면 팔을 기어 건너편 동승석까지 뻗어야 한다. 불편하다. 그래도 작동은 잘된다.

시승을 하는 동안에 주행모드를 계속 바꾸어 보았다. 일반 운전자라도 각 모드간에 감성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면 언제라도 페달에 즉각적인 응답을 할 수 있도록 2000rpm 영역을 유지하고 스티어링휠이 묵직해지면서 서스펜션 역시 단단해진다.



7단 듀얼클러치 자동기어는 시프트업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 상태에서 엑셀 페달을 꾸욱 밟으면 듀얼클러치와 적절한 기어비 세팅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시프트업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졌을 뿐 아니라 고속 주행까지 전혀 거리낌이 없이 고른 가속감을 보인다. 1단에서 7단까지 모두 6번 변속 때마다 느낄 수 있는 공백을 최대한 줄였다. 시속 140km까지는 전혀 헉헉거림이 없다. 현대차가 강조하던 아반떼의 역동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시속 140km에서 순간적으로 차선 이동을 할 때도 차가 생각보다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주행 안정성이 좋다. 이전 모델과 다른 플랫폼의 강성이 느껴진다. 플랫폼이 바뀌면 차의 모든 것이 바뀐다. 섀시 지오메트리가 바뀌고 부품의 배치와 구조계산이 달라지니, 무게배분과 소재에 대한 고민도 달리 할 수밖에 없다. 6세대 아반떼는 일반 강판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53%로 확대했다. 강성이 좋아지면서 안전성도 높아진다.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정지상태까지 브레이크를 꽉 밟아보았다. 급제동시 뒤가 흔들리는 피시테일 문제는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서스펜션과 차체 강성이 받쳐주니 피칭 문제도 꽤나 진일보한 듯하다. 노면이 불규칙한 도로나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도 출렁거림이 덜하다. 서스펜션은 단단하다고 꼭 좋지만은 않다. 요철에서 튀어 오르는 스프링을 댐퍼가 효과적으로 막아 최적의 조합을 이뤄야 탑승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반떼는 단단하지만 쫀득하게 달라 붙는 느낌이다.



별다른 고민 없이 무난하게 탈 수 있는 대중차의 표본이다.
시승차의 가격은 2371만원이다. 준중형차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모든 편의기능이 거의 다 있다. 동력성능도 좋다. 무난하게 타기에 이만한 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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