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Best Car 3, '화끈한 뒤집기'
2016 Best Car 3, '화끈한 뒤집기'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1.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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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훈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2016년 한국 자동차 시장은 늘 그렇듯이 많은 신차가 나왔다. 자동차 업체들은 1년 동안 사활을 건 각축을 했지만 기술 발전을 선도하거나 특별한 개성을 지닌 모델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몇몇 특별한 차들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주목받지 못했다. 국산차 업체는 혁신기술 도입보다 상품성 개선에 주력하면서 달라진 내수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2016년도 베스트 카를 선정했다.



2016년 아우디와 벤츠는 차선을 인지해 자동으로 차의 진행 방향을 제어하는 레인 어시스트와 드라이브 파일럿을 양산차에 도입했다. 이 기능은 운전자의 피로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줄 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 운전자 들도 이 기능을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사용하면 최대 30초까지 자율 주행의 초보적인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기술은 2016년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어난 가장 큰 기술 진보다. 이 두 선발주자에 이어서 BMW(LCA)와 볼 보(PAS2)도 이와 유사한 기술을 자사 최고급 모델에 선보이면서 자율 주행이라는 자동차 시장 의 거대한 흐름에 뛰어들었다. 한국 브랜드로는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에 이 기술(HDA)을 집어넣었다.

디젤 게이트의 후폭풍은 2016년에도 여전했고 아우디를 시작으로 많은 수입차 브랜드는 크고 작은 인증서 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차 도입은 고사하고 판매 중인 차를 퇴출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몇몇 독특한 차의 도입이 보류되거나 취소됐다. 아 우디 A6 올로드콰트로가 대표 예다. 인피니티 Q30은 2016년 하반기 국내 도입 예정이다가 엄 격해진 인증 절차로 6개월 이상 지난 2017년 봄에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 인증의 어려 움은 디젤 모델뿐만 아니라 가솔린 차도 마찬가 지다. 닛산 무라노 2.5SL 하이브리드의 경우 가솔린+전기 파워트레인을 가진 차인데도 인증에 6개월이 걸렸다.



자동차 시장의 많은 악재 속에서도 몇몇 차들은 눈에 띄는 판매고를 올려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D 세그먼트라 불리는 2L급 중형 승용 차 시장은 2016년 초반부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3월에 르노삼성 SM6가 데뷔했고 4월에는 쉐보레 신형 말리부가 선보였다. 2016년 한 해 동안 LF 소나타 7만 9510대 (하이브리드 포 함), SM6 5만 7478대, K5 4만 4637대, 말리부 3만 6568대가 판매됐다. 수치상 여전히 LF 소나타가 1위지만 현대차와 르노삼성의 기업 규모 차이를 고려한다면 SM6의 판매량이 상당하다. 쉐보레 말리부 역시 선전했지만 후반부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시판 초기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SM6의 등장으로 LF 소나타의 입 지가 약해졌다. 2015년 비해 판매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SM6가 수요를 빼앗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SM6라는 강적이 등장했지만 기아 K5의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2016년 중형차 시장은 신차로 인해 수요가 확장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D 세그먼트의 수입차 시장도 치열했다. 지난 몇 년 간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BMW 5시리즈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BMW 520d는 최근 몇 년 간 수입차 판매에서 늘 1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6년에는 벤츠 신형 E 클래스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E 클래스는 세대교체 전부터 시장 구 도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예상대로 E 클래스는 출시와 동시에 막강한 힘으로 BMW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D 세그먼트에서 일어난 정권교체의 불길은 이 두 브랜드의 플래그 십 모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015년 후반 첨단 기술을 싣고 시장에 등장한 BMW 7시리즈는 2016년 후반에는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2017년 새해 벽두부터 BMW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앞으로 5시 리즈와 E 클래스 사이에 엎치락뒤치락할 경쟁상 황이 예상된다.



소형 SUV 시장에서는 쌍용차 티볼리의 질주가 계속됐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꾸준한 판 매를 보였는데 2016년 12월에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했다. 티볼리는 2016년 한해 동안 5만 6935대를 기록해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SM6보다 많이 팔렸다. 이는 2014년 4만 5021 대보다 1만 1914 대 늘어난 수치다. 티볼리 열풍 은 의미가 크다. 티볼리가 속한 소형 SUV 그룹 은 2013년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2014년 한해 트랙스와 QM3 릉 통틀어 9214대가 팔리는 규모였지만 티볼리 덕분에 시장이 커졌다.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 확대에 큰 공을 세웠다.

2016년 베스트카 선정에서 르노삼성 SM6를 1 위, 벤츠 E 클래스를 2위로 정했다. 이미 발표된 국내 여러 매체와 SK엔카를 비롯한 자동차 업 체에서 발표한 거의 모든 순위에서 SM6가 2016 년 최고의 차로 선정됐다. 수입차 중에서는 E 클래스가 단연 선두다. 이에 비해 3위부터는 매체 나 발표 주체에 따라 많이 다르다. 다만 이런 중에도 현대차 모델이 적절히 섞여 있다. G80이나 아이오닉 전기차를 선정한 곳도 있다. 그중에 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10위 안에 12월에 출시된 그랜저 IG가 포함된 것이다. 이 경우 순위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티볼리를 3위로 정했다. SM6가 르노삼성을 살려낸 것처럼 티볼리는 쌍용차를 부흥시켰다. 베스트카 3의 면면을 보면 공통점은 ‘화끈한 뒤집기’라고 부를 수 있다.

르노삼성 SM6

1위 르노삼성 SM6


2016년 3월 1일 선보였다. SM6는 르노의 탈리스만을 그대로 도입했지만 부산공장에서 생산 만 하는 단순한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을 교체했고 인테리어와 편의사항도 탈리스만과 차별화했다. LF 소나타의 독무대였던 한국 중형 세단 시장에 오랜만에 나타난 신인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SM6 출시 한 달 이후 예정보다 한참 늦게 한국에 출시된 말리부 역시 도발적이었다. 이 두 신인들은 LF 소나타와 K5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SM6는 연말까지 꾸준한 판매가 이뤄졌다. 출시 전 이런저런 사정으로 소비자들의 애를 태웠던 말리부는 결국 뒷심을 잃었다.

SM6 성공의 이유는 국산차 한두 차종이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한 계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결함이 독점자로 하여금 주기적인 성능·구조·디자인 발전 없이 상품성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교체가 쉬운 일부 부품만 바꾼 후 제품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였다. 자동차 시장은 몇 년째 계속 달라졌다.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없는 스테디셀러들 사이에서 SM6는 완전히 새로운 자극이었다. 2017년에도 SM6의 인기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SM6는 몇 가지 구조적 약점을 지닌다. 르노삼성이 그동안 보여준 상품개발 방식을 고수할 경우 진보함에 빠져 QM3의 전철을 따른 가능성이 크다.

벤츠 E클래스

2위 벤츠 E클래스


일반 도로에서 자주 접할 수 있고 이해 가능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 벤츠는 선호도가 높다. 선호도가 높다고 해도 시장 판매 상황을 예측하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변수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2016 년 E 클래스는 BMW 520d가 수년째 지키던 국내 최다 판매 수입차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런 결과는 자동차가 가진 각각의 성능과 특징보다는 두 브랜드의 마케팅과 영업전략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BMW 5시리즈 신형이 출시되면 펼쳐질 두 브랜드의 마케팅과 세일즈 전쟁은 벌써부터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E 클래스는 어렵게 오른 지금의 자리를 지키려 할 것이고 BMW는 5시리즈의 신차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수입차 1위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E 클래스에는 드라이브 파일럿이라는 기초 단계 자율 주행 기능이 포함돼있다. 무인 차가 아닌 유인 차를 기준으로 개발해 실제 사용하는 보조 기능으로는 완성도가 높다. 벤츠의 섀시 강성과 주행성능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실내 디자인 완성도와 편의장비 수준 역시 만족도가 높다..

쌍용 티볼리

SUV의 전통을 이어오는 쌍용차가 만들고 SUV로 판매하지만, 정통 SUV도 아니고 내구성 역시 예전 쌍용차 같지 않다. 그런데 전혀 쌍용차 같지 않아서 잘 팔리는 아이러니한 차가 티볼리다.


3위 쌍용차 티볼리


성공 요인은 가격 때문이기도 하다. 모델과 트림 선택의 폭도 넓다. 경쟁 차 중에서 유일하게 구동방식으로 2WD와 4WD를 선택할 수 있다. 티볼리는 2015년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2016년 3월에 확장형 모델인 티볼리 에어를 출시해 세부 트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티볼리는 유럽에서 진행된 ‘2017년 올해의 차’ 선정에서 국산차 중에 현대 G80,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함께 후보 차로 언급되기도 했다.

베스트는 아니지만 주목할 차들

이번 선정에서 3위 후보로 거론된 차로는 렉서스 ES 300h, 닛산 알티마가 있었다. ES 300h는 묵직하고 편안한 주행감이 장점이다. 전기모터 +가솔린 엔진 주행모드에서 203마력의 출력을 내고 연비는 1L에 16.4km로 경제성도 우수하다. 연비 향상을 목적으로 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요타가 앞서간다.

전면부에 적용한 복원 성 페인트는 미세한 흠집을 스스로 복원하는 능력을 갖춰 기술적으로도 주목할 만 하다. 닛산 알티마는 실용성이 높아 미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한국 시장에 도입되면서 일반 수입차와 달리 편의장비를 최소화해 가격을 3000만 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닛산 알티마는 내구성이 높아 잔 고장이 적은데, 실용성 위주로 차를 선택하면서 가격에 대해 민감한 수입 차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다.

2016년에 시트로엥 C4 칵투스와 피아트 500X 같은 디자인이 특이한 차도 나왔다. C4 칵투스 는 2015년 서울 모터쇼에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출시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 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 영향을 미쳤다. 특정 브랜드와 차에 집중하는 쏠림 현상과 불합리한 판매구조 등 국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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