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구경에 딱! 피크닉에 어울리는 '로제 와인 '
봄꽃 구경에 딱! 피크닉에 어울리는 '로제 와인 '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4.27 10:27
  • 조회수 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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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칼럼리스트 carguy@globalmsk.com

봄 꽃이 만개하는 4월은 로제 와인이 제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로제 와인이 레드나 화이트에 비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와인 종주국인 유럽에서는 로제 와인의 분홍빛 매력에 빠진 경우가 상당수다. 와인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대중화돼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로제 와인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봄꽃을 닮은 화사한 빛깔에 살랑살랑 섬세한 아로마, 조심스러우면서도 조밀한 타닌감과 입안을 상쾌하게 하는 산도를 지녀 기분 전환에도 그만이다. 어디 그뿐인가! 로제 와인은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한식과도 잘 맞는다.



화이트도 아니고 레드도 아니라 한국에서만 애매한 위치의 로제 와인. 이 애매함이야말로 로제가 사랑 받아야 할 이유다. 로제는 음식 친화적이다. 화이트 와인처럼 상쾌해 해산물과 잘 어울리면서 레드 와인이 지닌 타닌감이 살아 있어 고기나 생선회와도 잘 어울린다. 하물며 회를 초장을 찍어 먹어도 로제 와인이라면 이 까다로운 소스를 감싸 안을 수 있다. 참 마음이 넓은 스타일이다. 중구난방으로 온갖 음식이 다 섞인 피크닉에서도 모두를 아우른다. 봄꽃을 닮은 깔 맞춤은 물론이며, 햄과 치즈가 들어간 샌드위치나 생햄이 곁들어진 샐러드도 무사 통과한다. 기름진 프라이드치킨이나 양념치킨도 로제 와인의 산미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온갖 재료가 섞인 와인 매칭 난코스인 김밥도 문제가 없다. 봄 꽃이 흩날리는 이 순간, 화창한 날을 골라 피크닉을 떠나보자. 이때 봄과 잘 어울리는 로제 와인 한 병을 챙기는 건 옵션이 아닌 필수다.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식

어떻게 로제 와인을 만들까? 와인 초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섞어서 만든다”라고 대답한다. 안타깝게도 오답이다. 로제 와인은 예상을 뛰어 넘어 적포도로 만든다.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색의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추출하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컬러의 로제 와인이 생산된다. 포도즙을 짜자마자 즙과 껍질을 분리한 후 발효를 진행하면 껍질에 붙어있는 색소가 아주 적게 나와 연한 분홍빛의 로제 와인이 만들어진다. 주로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로제 와인이 여기에 속한다. 발효가 진행된 후 껍질과 즙을 분리하기도 한다. 이때는 조금 더 색이 진하게 우러나오게 된다.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다. 샴페인(champagne)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로제 샴페인은 앞서 이야기 한 블렌딩(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따로 만들어 섞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와인을 만드는 방식을 로제 다쌍블라쥬(Rosé d’assemblage)라고 부른다.

샴페인 트리보 로제(Champagne Tribaut Rosé)

로제 샴페인은 분홍빛 색깔과 기포가 아우러져 애호가들이 즐긴다. 대부분의 로제 샴페인은 보통 샴페인보다 훨씬 비싸다. 치명적인 단점이다. 이 단점을 극복할 샴페인 트리보는 만족할만한 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와인이다. 1929년부터 4대에 걸쳐 내려오는 패밀리 샴페인 하우스에서 소규모로 와인을 생산한다. 피노누아(Pinot Noir) 40%,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30%, 샤르도네(Chardonnay) 30%를 블렌딩했다. 달콤한 딸기를 필두로 한 붉은 과실향, 은은한 미네널러티가 인상적이다. 식전주로 적합하다. 튀지 않는 산도를 지녔으며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소비자가격 11만5000원.

왼쪽부터 샴페인 트리보 로제 · 로제 드 세니에 · 몬테스 슈럽


보아랑 쥐멜, 로제 드 세니에(Champagne Voirin-Jumel Rosé de Saignée)

피노누아 100%로 만든다. 세니에는 압착으로 나온 주스와 포도 껍질을 접촉해 색상을 뽑아낸다.  보아랑 쥐멜 로제 드 세니에는 레드 베리류의 향이 지배적이며 기포의 지속성이 매우 훌륭하다. 2~3개 빈티지를 블렌딩한다. 식전주로 마셔도 좋지만 바디감이 훌륭해 어느 음식과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보아랑 쥐멜은 자가 포도원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샴페인을 생산하는 드문 ‘레꼴떵 마니퓰렁(RM, Récoltant Manipulant)’이다. 당연히 생산량은 매우 제한적이다. 현지의 스타 레스토랑에 모두 수록된 인기가 많은 와인이다. 소비자가격은 17만원.

몬테스 슈럽 로제(Montes Cherub Rose)

한국에서 국민 와인으로 대접(?) 받는 몬테스는 시라 품종을 처음으로 칠레에 처음으로 소개한 장본인이다. 아기 천사를 의미하는 ‘슈럽’은 시라 100%로 만들었다. 시라 품종이 재배되는 곳은 칠레 콜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다. 태평양에서 18km 떨어진 포도밭이다. 이곳은 해풍의 영향으로 포도 나무의 성장이 천천히 이루어진다. 덕분에 로제 와인에 적합한 컬러와 산미, 상쾌한 과실의 아로마와 훌륭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 100% 손 수확한 시라를 부드럽게 파쇄하고 약 8시간의 침용을 거쳐 만든다. 체리 핑크빛. 장미, 딸기, 오렌지 껍질 등을 비롯해 시라 품종 특유의 스파이시한 아로마가 더해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나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소비자가격은 3만6000원.

왼쪽부터 방돌 로제 · 위스퍼링엔젤 · 모스카토 로사


도멘 오뜨 방돌 로제(Domaines Ott Bandol Rose)

도멘 오뜨는 ‘프로방스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와인이다. 칸(Cannes)∙모나코 등의 지중해 휴양지에서 특히 각광을 받는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선호하는 와인으로도 알려졌다. 반짝이는 골드 컬러에 가벼운 핑크빛이 감돈다. 풋풋함이 감도는 아로마에 스모키한 뉘양스도 느껴진다. 홍차 같은 예상치 못한 향 또한 더해진다. 중성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구조감이 견고하고 과실향이 풍부하다. 우아한 여운을 지녔다. 명품 드라이 로제 와인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다. 소비자가격  8만8000원.

데스클랑 위스퍼링 엔젤(D’esclans Whispering Angel)

19세기 프랑스 랑끄(Ranque) 가문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에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다. 샤토 라스꼼브(Château Lascombes), 샤토 프리외르 리신(Château Prieure Lichine) 소유주의 아들 사샤 리신(Sacha Lichine)이 와이너리를 인수한 이후 현대적인 마케팅 기법을 적용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와인메이커 파트릭 레옹(Patrick Léon)은 샤토 라스콤브 등 보르도의 유명 와이너리에서 총괄 와인메이커를 역임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명성에 맞는 품질을 데스끌랑 와인에 접목했다. 복숭아∙멜론과 가벼운 자스민 향이 주를 이루는 과일 향 이 후각을 자극한다. 산딸기∙체리 향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유명 와인 평론가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이 ‘세계 최고의 로제 와인’이라는 찬사를 남겼다. 대한항공 퍼스트 프레스티지 클래스 와인으로 제공된다. 그르나쉬(Grenache) 90%, 롤(Rolle) 10%를 블렌딩했다. 소비자가격은  6만5000원.

레 뮈레르 두쓰 비(Les Muraires Douce Vie)

샤토 파프 클레망(Château Pape Clémant)을 비롯해 보르도 지역에 4개의 그랑 크뤼 와이너리를 소유한 베르나르 마그레(Bernard Magrez) 그룹이 만든 로제 와인이다. 프로방스 르 뤽(Le Luc) 지역에서 생산한다. 쉬라(Syrah), 쌩소(Cinsault), 그르나슈(Grenache) 품종을 블렌딩했다. 투명하고 밝게 빛나는 핑크빛을 띠는 와인으로 딸기∙라즈베리 등의 섬세한 과실향이 느껴진다. 생기발랄한 산도와 신선함이 돋보인다. 연어 카르파치오나 샐러드, 많이 달지 않은 과일 타르트와 조화롭다. 소비자가격 5만3000원

그랜트 버지 모스카토 로사(Grant Burge Moscato Rosa)

호주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를 대표하는 그랜트 버지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모스카토 와인이다. 그랜트 버지는 1855년부터 5대 걸쳐 와인을 만들고 있다. 지역 와인 메이킹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와이너리로 호주 와인의 대가인 제임스 할리데이(James Halliday)로 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의 모스카토 와인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는 모스카토 다스티 보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조금 더 높다. 모스카토 다스티의 경우 약 5도의 알코올 도수로 출시되지만 그랜트 버지 모스카토 로사는 8도의 알코올 도수를 지닌다. 음료수처럼 느껴지지 않고 밸런스가 훌륭하다. 밝고 투명한 진홍색, 향기로운 딸기를 비롯한 붉은 과실의 향기가 아름답다. 달콤한 여운과 함께 잘 어우러지는 산도가 있어 쉽게 질리지 않는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 딸기∙복숭아,살구 타르트 등과 잘 어울린다. 소비자가격 4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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