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성장 비결은...현대차가 썼던 미쓰비시엔진
중국차 성장 비결은...현대차가 썼던 미쓰비시엔진
  • 서현지 에디터
  • 승인 2017.07.10 23:58
  • 조회수 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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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차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국 현지브랜드들의 총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했다.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지리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볼보, 로터스 인수에 이어 비행차 회사까지 인수했다.

이 성장의 뒷배경엔 일본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미쓰비시 엔진이 있다. 미쓰비시가 중국차에 엔진을 공급한 덕에 중국차가 엔진 연구개발로 골머리를 썩히지 않고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일제 엔진’이라는 타이틀도 소비자의 환심을 얻는데 꽤나 유용했다.

중국은 비교적 늦게 자동차 시장에 발을 들였다. 1990년대 초까지 나라 문을 걸어 잠가 자동차 신기술을 구경하지도 못했다. 1993년 장쩌민이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이후에나 해외업체와 합자회사를 차리는 등 부랴부랴 따라잡기에 나섰다.

폴크스바겐, 마쯔다와 합작한 이치자동차가 만든 번텅 X80


내로라하는 해외업체 합작사, 저렴한 짝퉁차로 블루오션을 공략한 신생업체의 분발에 2000년대들어 중국 자동차시장의 기반은 어느정도 탄탄해졌다. 하지만 독자 기술을 개발하기엔 시간과 자원이 역부족이었다. 이에 해외업체와 손잡은 현지 브랜드는 파트너회사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연구개발을 대신했다. 이치(一汽)는 파트너사 폴크스바겐, 마쓰다의 기술을 그대로 신차에 적용했다.

해외 합작사가 없는 중국업체는 기술을 사오는 방법을 택했다. 연구개발이 까다롭고 연구성과도 전무한 엔진의 경우, 미쓰비시가 그들의 구세주였다. 미쓰비시는 1990년대 중국에 진출해 동안미쓰비시, 션양미쓰비시 등 합자회사 2곳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두 회사의 성장률은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각각 엔진 45만 대, 74만 대를 팔았고 전년도 대비 성장률은 20%를 웃돈다.

H6에 탑재된 미쓰비시 엔진


판매량이 증명하듯 중국 브랜드 차량엔 대부분 미쓰비시 엔진이 탑재된다. 중국 SUV 1등 하발 H6도 2014년까지 미쓰비시 4G69S4M 엔진을 사서 달았다. 현재 판매량 탑인 지리, 창청, 창안, 체리자동차 모두 초창기에 미쓰비시 엔진을 사서 달았다. 이들은 보장된 품질과 미쓰비시 브랜드 후광으로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동시에 엔진 연구 개발할 시간에 보다 연구가 쉬운 분야에 매진할 수 있었다. 미쓰비시가 엔진 조립까지 도와주니 중국업체가 미쓰비시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차에 가장 많이 달리는 미쓰비시 시리우스 엔진은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현대차가 미쓰비시와 제휴하고 받아 쓰던 엔진이기 때문이다. 1985년에 출시된 1세대 쏘나타에 달린 엔진이 시리우스 엔진이다. 돈 주고 엔진을 받아 쓰던 관계는 1991년 현대차가 알파엔진을 개발하며 달라졌다. 1999년 에쿠스를 끝으로 현대차는 미쓰비시의 품을 떠났다. 2004년엔 미쓰비시 자동차 랜서에 세타엔진을 공급하기도 했다.

체리가 독자개발한 ACTECO 1.8L 엔진


현대차처럼 엔진 개발에 투자해 엔진 자급자족을 꿈꾸는 중국 업체도 있긴 하다. 체리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체리는 일찍이 연구개발에 나서 중국 최초로 엔진 수출까지 성공했다. 2006년 자체개발한 ACTECO 시리즈 엔진을 미국 회사에 수출한 것. 피아트에도 1.6L, 1.8L 엔진 10만 대를 수출했다. 최근엔 북미, 중동, 동유럽에 엔진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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