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시승기]생각보다 오프로드 좋네..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차박시승기]생각보다 오프로드 좋네..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03.01 08:00
  • 조회수 8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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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ACTIV
오프로드 타이어를 끼워 승차감이 말랑말랑한 트레일블레이저 ACTI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여러가지로 유별난 존재다. 지난 1월 출시된 이래 독특한 디자인과 쓰임새로 인기를 끈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은 국산차 처음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외관을 3가지 디자인으로 조금씩 차별화했다. 기본형과 오프로드가 가능한 ACTIV, 고성능 멋을 부린 RS까지 갖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 부평 공장에서 생산한다.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책임진다. 옵션 구성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의 입맛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고려한 상품성이 특징이다.

이번 시승은 아웃도어 활동에 초점을 맞춘 ACTIV 모델이다. 한 마디로 생각보다 준수한 오프로드 실력을 보여준다. 소형과 준중형 SUV를 넘나드는 트레일블레이저의 매력을 오프로드와 차박을 통해 흠뻑 만끽했다. 

듀얼포트 그릴 하단에 'X'자 형태의 프로텍터가 덧씌어졌다
후면도 일반 모델과 차이를 뒀다
ACTIV 트림 전용 휠과 터레인 타이어

트레일블레이저 ACTIV는 정통 오프로더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우선 외관이 다르다. 전면 범퍼에 위치한 ‘X’자 형태의 프로텍터 디자인과 더불어 불쑥 솟은 다크 크롬 재질의 플레이트가 다부진 인상을 더한다. 측면은 직선을 강조했다. 여기에 최저지상고가 기본 모델보다 10mm 정도 높아 오프로더 느낌을 더한다. 바디와 다른 색으로 칠한 루프가 SUV 특유의 역동성을 뽐낸다. ACTIV 트림 전용 17인치 휠은 터레인 타이어가 조합된다. 후면 역시 다른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전면 동일한 형상의 다크 크롬 느낌의 플레이트가 범퍼 하단을 감싸고 있다. 범퍼 양 옆으론 사각형의 테일파이프가 자리한다.

ACTIV 트림만의 아몬드 버터 색상의 실내
센터페시아는 현대차와 쉐보레를 섞은 듯 하다
여전히 미국차스러운 공조기 조작부
아이들링 스탑을 드디어 켜고 끌 수 있다

사막의 모래를 연상 시키는 아몬드 버터 컬러의 내장은 ACTIV 트림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편의장비는 쉐보레에 대한 편견을 깨기 충분하다. 과하다 싶을 만큼 꽉꽉 채웠다. 소형과 준중형 SUV 사이에 위치하지만 편의장비만큼은 준중형 SUV에 가깝다.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는 유선으로 지원, 무선은 구글 정책에 따라 추후 적용 예정)를 무선으로 지원한다.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한 공조기 조작부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버튼과 다이얼을 혼용해 주행 중에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아이들링 스탑 기능은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해졌다.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 외에 컨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열선 스티어링휠,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자랑한다.

성인에게도 넉넉한 2열
성인에게도 넉넉한 2열
2열을 폴딩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2열을 폴딩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60mm, 휠베이스 2640mm로 소형 SUV 가운데 가장 크다. 지난해 출시돼 인기몰이 중인 기아 셀토스보다 전장 50mm, 전폭 10mm, 전고 55mm씩 더 길고, 넓고, 높다. 휠베이스 역시 10mm가 더 길다. 2열에 앉아도 공간의 아쉬움이 없다. 성인 4명이 타고 장거리 이동에도 불편이 없는 수준이다. 2열을 위한 편의장비도 충분하다. USB 충전포트 2개와 열선 시트를 챙겨 넣었다.

트렁크는 기본 용량 460L에 2열 시트를 60:40으로 폴딩할 수 있다. 최대 1470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대형 캐리어 2개 이상을 실을 수 있다. 촬영장비와 성인 2명의 캠핑 용품을 실었음에도 부족함이 없다.

1.35L 가솔린 터보 엔진
1.35L 가솔린 터보 엔진

트레일블레이저는 2가지 파워트레인이 장착된다. 시승차는 1.3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AWD를 선택하면 적용되는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힘을 발휘한다. 단 전륜 구동을 선택하면 무단변속기가 탑재된다. 참고로 1.2L 가솔린 터보는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없다.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낸다. 무엇보다 두 파워트레인 모두 3종 저공해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할인 같은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3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트레일블레이저의 몸놀림은 가볍다. 즉각적인 가속 성능이 매력이다. 3기통 특유의 엔진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적당히 묵직한 스티어링휠이 고속에서의 안정감을 더한다. 고속에선 배기량의 한계가 명확히 느껴진다. 고속에서의 안정감과 매끄러운 하체 세팅이 단점을 상쇄한다. 기본형이나 RS 모델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말랑말한 승차감이다. 두툼한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 영향이다.  

반자율 주행은 말그대로 '반'만 도와준다
험로에서 빛을 발하는 터레인 타이어

트레일블레이저에는 대형 SUV 트래버스에도 없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앞차와의 간격 조절이 매끄럽다. 기본 트림부터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다만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 중앙을 유지 하지 못한다. 차선을 벗어 날 것 같은 상황에서 차를 안쪽으로 부드럽게 밀어 넣는다. 어디까지나 운전의 주체가 사람이라는 신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후륜에 토션빔을 개선해 사용한다. Z링크를 적용해 토션빔의 단점을 보완했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적절히 조합했다. 코너에서도 지체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차체를 붙든다. 세단이나 스포츠카와 같은 칼 같은 코너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최소한의 운전 재미를 보장한다. 18인치 대형 타이어가 장착된 RS트림과 달리 ACTIV 트림엔 17인치 타이어가 조합된다. 한 사이즈 작은 휠 덕분에 ACTIV 승차감이 더 좋다. 

눈길에서도 거침이 없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정돈된 하체 세팅은 오프로드에서 빛을 발한다. 간단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실력을 점검했다. 눈이 쌓인 길을 마주쳐도 트레일블레이저는 머뭇거림이 없다. 터레인 타이어는 눈길과 진흙, 돌길에도 빠르게 대응한다. 네바퀴의 접지력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분배한다. 대형 SUV 못지 않은 험로 주파 실력을 자랑한다.

차박은 가능하다...물론 노하우가 필요!
뻥뚫린 천장을 통해 밤하늘을 보는 것 역시 차박의 매력

험로를 뚫고 차박을 테스트할 장소에 도착했다. 2열을 폴딩하고 1열을 최대한 앞으로 밀면 성인 남성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된다. 트렁크 끝에서 2열 시트 끝까지 길이가 160cm에 불과하다. 1열과 2열 시트 사이를 짐으로 메꿔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대형부터 소형 SUV까지 다양한 차종에서 차박을 진행하며 얻은 노하우다. 대형 SUV를 제외한 소형부터 중형 SUV는 모두 2열 발공간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폭은 성인 남성 2명에게 딱 맞다. 뒹굴거리며 여유를 즐길 순 없지만 하루 정도 잠을 청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넓은 면적의 파노라마 선루프가 개방감을 높인다.

트레일블레이저 ACTIV는 레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세련된 스타일과 다양한 편의장비가 만족도를 높인다. 1995만원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도 매력 포인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성공의 조건을 제대로 갖췄다

그간 국내 판매된 쉐보레 모델은 국내보다 북미 시장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국내에서 쉐보레는 “기본기는 출중하지만 국내 소비자를 선호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기획”이라는 쓴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요목조목 살펴 본 트레일블레이저는 성공의 조건을 제대로 갖췄다. 큰 크기와 세련된 스타일, 화려한 편의장비와 착한 가격까지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는다. 쉐보레 특유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기본기는 덤이다. 다만 코로나19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고객 인도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 출고는 3월 이후 본격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줄 평

장점 : 예상보다 출중한 오프로드 실력과 넉넉한 실내 공간

단점 : 차선 중앙 유지 기능까지 포함시켰다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ACTIV

엔진

L3 1.35L 가솔린 터보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60mm

축거

2640mm

공차중량

1460kg

최대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

복합연비

11.6km/L

시승차 가격

327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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