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치이고 팰리세이드 낀' 싼타페..낙동강 오리알
'쏘렌토 치이고 팰리세이드 낀' 싼타페..낙동강 오리알
  • 김선엽 에디터
  • 승인 2020.10.17 10:00
  • 조회수 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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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더 뉴 싼타페 외장
현대 더 뉴 싼타페

현대자동차의 대표 SUV인 싼타페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형제차량인 기아 쏘렌토에 치이고 한 등급 위인 팰리세이드에 끼이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대차는 싼타페 부분변경을 출시했다. 이후 신차효과는커녕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결국 9월 판매량에서 기아차 쏘렌토와 미니밴 카니발에도 밀렸다. 판매 인력이 현대차가 기아보다 1.5배 이상 많은 상황을 감안하면 싼타페의 참패다. 현대차에선 대형 SUV 펠리세이드가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싼타페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경쟁 모델에도 밀리고 내부에서도 위기를 겪는 싼타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여기에 디자인이 혹평을 받으면서 판매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9월 싼타페 판매량은 4520대다. 지난달보다 27.4%, 작년보다 42.1%나 감소한 수치다. 9151대가 팔린 쏘렌토의 딱 절반이다. 지난해 월평균 1만 대를 기록했던 싼타페가 쏘렌토 신차 열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 4만3100대로, 현대차가 연간 목표로 삼은 6만5000대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2019년 싼타페는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8만 6198대를 판매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었다.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보증수표와 같은 싼타페는 지금은 해결할 숙제가 많은 차종이 됐다. 

기아자동차 쏘렌토
기아자동차 쏘렌토

싼타페는 쏘렌토에 전체적인 부분에서 밀린다. 가장 큰 부분이 디자인이다. 현대차가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명명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철학을 기반으로 제작 된 신차가 소비자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 하고 있다. 그릴 사이즈를 키워 헤드 램프와 일체형을 이룬 전면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낯설게 다가갔다. 소비자는 신형 싼타페 전면 디자인이 부담스럽다며 혹평한다. 마찬가지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이 적용 된 신형 쏘나타 역시 메기입이라며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동급 경쟁 모델인 기아차는 디자인에서 국내외 호평이 이어진다. K5는 디자인 면에서 극찬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쏘렌토는 싼타페에 비해 디자인 호평이 이어지면서 많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은 기아차의 압승이었다.

더 뉴 산타페, 4세대 쏘렌토

쏘렌토는 올해 초 출시 초기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쏘렌토는 최초 하이브리드 출시 당시 제조사가 친환경차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시해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8월 인증을 포기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면서 대박 행진을 이어간다.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좋은 연비와 정숙성, 2종 저공해차 혜택 등 소비자의 구매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싼타페는 미국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놨지만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싼타페 인기에 자신했던 결과다. 싼타페도 국내에서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싼타페가 아닌 쏘렌토를 선택한다. 디자인과 연비 모든 면에서 쏘렌토가 유리해서다.

마지막으로 크기다. 그동안 줄곧 싼타페가 쏘렌토에 앞서왔다. 싼타페는 이 부분을 장점으로 삼으며 쏘렌토와 경쟁했다. 현재 풀체인지 쏘렌토는 전장 4810mm, 전폭 1900mm, 전고 1700mm, 축거 2815mm다. 부분변경 싼타페는 전장 2785mm, 전폭 1900mm, 전고 1685mm, 축거 2765mm와 비교했을 때 전폭을 제외하고 모두 쏘렌토가 더 크다. 더 이상 싼타페의 크기는 쏘렌토를 앞설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싼타페를 향한 현대차의 고민은 낙엽이 쌓인 한가을처럼 깊어져만 가고 있다.

 

김선엽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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