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최근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을 선보였다. 기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바탕으로 편의사양을 강화해 한층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기존 7인승 혹은 9인승만 판매하던 하이리무진을 VIP 의전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4인승로 만든 점이 특징이다. 기업, 관공서, 연예기획사 등에서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은 국산 대중 브랜드로 가격이 9천만원(풀옵션)을 넘겼다는 점이다.
대표 장비로 후석 리무진 시트, 7인치 터치식 통합 컨트롤러, 후석 냉ㆍ온 컵홀더, 후석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후석 전용 테이블, 발 마사지기, 냉ㆍ온장고, 후석 수납합 등이 있다. 편의장비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장비가 2열 승객을 위한 것들이다.
화려한 편의장비와 더불어 놀라운 점은 가격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의 가격은 시그니처 단일 트림 8683만원이다. 여기에 단 3가지의 옵션만을 제공한다. 스노우 화이트 펄(10만원), 스마트 커넥트,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원격 스마트 보조(192만원)를 엮은 선택 사양 한 가지와 프리미엄 팩(204만원) 등이 있다. 모든 선택사양을 넣은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의 가격은 9089만원이다. 사실상 대중 브랜드 모델 중 최고가다. 기아 K9 풀옵션(8807만원)보다도 280만원 가량 비싸다. 카니발 기본 모델(3180만원)을 대략 3대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은 V6 3.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만 선택할 수 있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앞바퀴로 굴린다.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발휘한다. 기존 카니발 하이리무진에서 120만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선택이 가능했던 L4 2.2L 디젤 엔진을 제외한 데는 N.V.H.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카니발 4인승 모델이 탄생한 데는 카니발의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 한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은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대체제가 없는 모델로 꼽힌다. 현대가 스타렉스의 후속 버전인 스타리아를 선보였지만 맞상대가 되지 않는다. 최근 대형 SUV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미니밴의 수요를 어느정도 대체하고 있지만 정통 미니밴을 원하는 꾸준한 수요가 있다. 또한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시에나와 같은 수입 모델도 있지만 카니발(기본 모델)에 비해 가격이 높고, 하이루프 버전을 선택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카니발은 지난 6월까지 11개월 간 9만1039대를 판매하며 월평균 9천대 이상씩 팔려나가고 있다. 기아가 8천만원이 넘는 카니발을 선보인 데는 잘 팔릴 것이라는 자신감이 밑바탕 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7인승 하이리무진은 9인승보다 200만원 가량 비쌌다. 편의안전사양은 9인승 모델과 동일하지만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의 적용이 주요했다. 반면 4인승 모델의 경우 7인승에 비해 2200만원 더 비싸다. 역시 2열 시트의 변화가 크다 기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는 리무진 전용 시트로 변화한다. 릴렉션 기능은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기존 나파 가죽이 퀼팅 나파가죽으로 변화한다. 열선과 통풍 기능은 기본으로 적용된다. 좌석이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난 만큼 좌석 좌우에 넉넉한 크기의 팔걸이와 컵홀더를 마련했다. 옵션을 선택하면 무선 충전패드도 적용했다. 더불어 2열 승객이 앉은 자리에서 실내 장비를 조작할 수 있는 7인치 터치식 통합 컨트롤러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2열에 앉은 승객이 간단하게 식사를 하거나 업무를 볼 때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한 후석 전용 테이블도 장착된다. 2열 좌우 승객이 각각 하나의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다. 1열과 2열 사이 광활한 공간을 활용한 편의장비도 주목할만한 사항이다. 2열 좌측 승객석 전면부에는 발등, 발바닥, 발뒤꿈치를 마사지하는 발 마사지가 장착된다. 휴테크와 기아 협업으로 개발된 장비다. 기아 최초로 적용된 편의 사양이다. 또한 500ml 생수 6병 가량을 넣을 수 있는 냉온장고도 구비했다. 신발 한 켤레를 보관할 수 있는 슬라이딩 수납함도 만들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시트가 2열까지만 있는 만큼 트렁크 공간도 약간의 변화를 거쳤다. 옷을 수납할 수 있는 옷걸이가 마련된다.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되는 만큼 수납 공간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더불어 별도의 LED바가 장착돼 편의성을 한층 끌어 올렸다.
4인승 모델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데는 특수한 수요가 한 몫 한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발의 인기가 높다고는 하지만 4인승 모델의 선택 비율은 5%도 채 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새로운 편의장비는 다른 모델과 공유하지 않는다. 때문에 편의장비 하나를 연구개발하고 장착하는 들어가는 비용의 대 당 단가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카니발은 7인승, 9인승, 11인승의 기본형 모델부터 루프를 높게 올린 하이리무진 버전, 레저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고객을 위해 7인승 모델에 추가한 아웃도어 트림에 이어 완결판으로 4인승 버전까지 확장했다. 국산차로 이 시장을 독점한 카니발의 인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