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본기 탄탄 SUV 정석..가솔린 변신한 7인승 티구안 올스페이스
[시승기] 기본기 탄탄 SUV 정석..가솔린 변신한 7인승 티구안 올스페이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11.12 09:00
  • 조회수 63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디젤의 명가 폭스바겐이 가솔린 엔진을 얹은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선보였다. 디젤 엔진만 고수하던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 선보인 첫 가솔린 SUV다. 올스페이스는 티구안보다 긴 휠베이스와 전장을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최근 디젤 대신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SUV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디젤 엔진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시장에서 퇴출 당한다. 더불어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가솔린에 비해 디젤의 주유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과거보다 가솔린 엔진의 출력이나 연료 효율이 개선된 점도 소비자들이 가솔린 SUV를 찾는 이유로 들 수 있다.

티구안은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SUV다. 대중 SUV의 모법답안이다. 전체적으로 딱딱한 승차감을 빼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튀는 곳이 없다. 무색무취에 가깝다. 다르게 표현하면 단점도 찾기 어렵다. 걱정없이 오래 탈 7인승 패밀리 SUV를 찾는다면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정답일 수 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티구안과 닮았다. 부분변경을 거친 티구안은 이전보다 도시적으로 변모했다. 이전 티구안이 독일 특유의 기계 느낌이 강했다면, 신형 티구안은 한껏 멋을 냈다. 눈꼬리를 잡아 늘린 헤드램프에 곁들여진 주간주행등이 새롭다. 그릴과 일체감 있게 디자인한 것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좌우로 한껏 늘려 수치보다 더 넓어 보인다. 직선 위주로 디자인했던 범퍼에도 라인을 추가했다. 보다 공격적인 모양새다.

측면으로 돌면 티구안 대비 길어진 전장과 휠베이스가 눈에 띈다. 티구안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220mm, 110mm씩 길다. 전장 4730mm, 전폭 1840mm, 전고 1660mm, 휠베이스 2790mm다. 현대자동차 중형 SUV 싼타페(전장 4785mm, 전폭1900mm, 전고 1685mm, 휠베이스 2765mm)와 비교하면 전장은 짧지만 휠베이스는 오히려 길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2열 도어를 길게 잡아 뺐다. 19인치 휠은 부분변경 이전과 동일하다. 후면은 올스페이스 레터링을 제외하고 기존 티구안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실내는 티구안과 판박이다. 고급 소재로 채워 넣은 프리미엄 수입차와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직선 위주로 정리해 말끔하다. 적재적소에 버튼이 위치한다. 계기반은 부분변경 이전과 동일, 디지털로 말끔하게 정리했다. 앰비언트 라이트 색상에 따라 계기반의 테마가 변화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센터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9.2인치다. 대화면은 아니지만 적절한 크기로 부족함이 없다. 무선 충전기도 마련했다.

공조기 조작은 터치 방식이다. 으레 터치 방식은 운전 중 조작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이 사용하는 터치식 공조기는 편리하다. 오히려 아날로그보다 직관적이다. 1열은 열선과 통풍을 모두 지원하는데, 특이하게 동시에 켤 수 있다. 으슬으슬 비오는 날 유용한 기능이다.

 

올스페이스는 넓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3열까지 갖췄다. 핵심은 넓어진 2열이다. 슬라이딩은 물론 리틀라이닝 기능까지 챙겼다. 면적이 넓어진 2열 측면 유리는 군더더기 없이 완전 개방된다. 별도의 송풍구는 물론 1열과 별개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열선 시트도 챙겼다. 별도의 USB 포트는 없지만 12V 파워 아울렛은 마련했다. 2열 머리 위까지 넓게 개방되는 파노라마 선루프도 매력 포인트다. 2열에 앉아도 시원스런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2인 탑승이 가능한 3열은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다. 2열 승객이 자리를 양보하면 앉을 수는 있지만 사실상 덩치가 작은 아이 전용이다. 3열은 없는 셈 치고 적재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다. 3열을 폴딩한 트렁크 용량은 700L, 2열까지 접으면 최대 1775L의 적재 공간이 완성된다. 완전히 평평한 공간은 아니지만, 차박은 물론 부피가 큰 짐을 싣기에도 문제없다.

새로워진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핵심은 보닛 속에 숨어 있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저 RPM부터 넉넉하게 뿜어져 나오는 두툼한 토크 덕에 가감속이 잦은 시내 주행에서 유리하다. 7단 DSG를 사용하는 디젤과 달리 토크 컴버터 방식의 8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한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빠른 반응보다 유연한 변속이 일품이다. 더구나 3단 저공해차 기준을 충족해 혼잡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최고출력 150마력을 뽑아냈던 2.0L 디젤 엔진보다 출력이 오른 만큼 사뿐한 발진 감각이 돋보인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꾸준하게 속도가 오른다. 급가속을 전개해 2500RPM를 넘어가는 순간 엔진음이 부각된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실내로 넘어오는 진동은 잘 억제했다. 그래서인지 시내 주행에서는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럽고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변속기다.  듀얼 클러치가 아닌 토크 컨버터 방식인데도 저단에서 울컥임이 느껴진다. 특히 1,2단을 오갈 때 자주 발생하는데 민감한 소비자라면 불편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아쉬움은 정차 시에 찾을 수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에는 정차 중 시동이 꺼지는 ISG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아울러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적용해 오토 홀드까지 달려 있다. 문제는 이 둘 사이에 있다. 브레이크를 밟아 정차를 하면 시동이 스르륵 꺼진다. 오토 홀드를 활성화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즉시 시동이 걸린다. ISG 기능을 계속 작동 시키기 위해선 오토 홀드와 무관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어야 한다.

독일차 특유의 기본기는 매력이다. 특히 고속으로 달릴 때 안정감이 상당하다. 고속도로 항속 주행을 하면, 엔진이 고단 기어를 맞물린다. 낮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실내는 고요하고, 주행의 스트레스는 없다. 잘 조율된 서스펜션 세팅도 인상적이다.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탄탄하다. 특히 휠베이스가 길어 우수한 직진 성능을 자랑한다. 국내 도로에서 하루 열댓 번은 마주하는 과속 방지턱을 소화하는 실력도 일품이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넉넉하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차선 유지 레인 어시스트 기능이 전 모델 기본이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연하게 조절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주행이 가능하다. 차선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지는 않지만 차량의 차선 이탈을 방지해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티구안 올스페이스 정부 공인 복합 연료 효율은 리터당 10.1km로 준수한 편이다. 실주행 연비는 꽉 막히는 도심에서 8km/L 내외지만, 정체가 약간만 풀려도 금세 10km/L 언저리로 올라간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12km/L 이상의 효율을 뽑아 낼 수 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가격은 5098만원이다. 4천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었던 디젤 티구안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진다. 꼼꼼히 살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SUV는 크기가 작다. 국산차로 눈을 돌리면 티구안 올스페이스와 비슷한 구성의 중형 SUV와 비교할 수 있는데,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전반적으로 아쉬움 없는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탄탄한 주행실력은 일품이다.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와우!’ 포인트는 없지만, 그렇다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단점도 찾기 어렵다. 가족과 함께 탈 5천만원대 수입 SUV를 찾는다면,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꽤나 괜찮은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성과 넓은 2열 공간

단점 : 5천만원을 넘기는 순간 마음의 벽이…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엔진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전장

4730mm

전폭

1840mm

전고

1660mm

축거

2790mm

최대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30.6kg.m

복합연비

10.1km/L

시승차 가격

5098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