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압도적 존재감 BMW 뉴 X7..럭셔리 아빠차의 정점
[시승기] 압도적 존재감 BMW 뉴 X7..럭셔리 아빠차의 정점
  • 임정환
  • 승인 2023.03.28 09:00
  • 조회수 3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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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대형 SUV X7이 지난달 큰 폭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돌아왔다.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그동안 불편했던 점을 대폭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2개로 나뉘어진 헤드램프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가장 큰 디자인 변화는 전면부다. 2개로 분할된 헤드램프가 먼저 출시된 신형 7시리즈와 패밀리 룩을 맞추고 있다. 큰 덩치와 대형 그릴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다소 급진적인 디자인 변경이라는 의견 속에 싼타페 혹은 구형 체로키와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견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측면은 기존 X7과 거의 동일하다. 3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D필러를 앞으로 당겨 놓고 전체를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 덕에 차량이 더욱 날렵해 보인다. 

육중한 덩치에 걸맞게 23인치 휠이 들어가 있다. 브레이크는 차량 크기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제동력도 평균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클램셸 방식의 트렁크 도어가 실용적이다.
3열을 전동으로 접어 보다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후면 역시 큰 변화는 없다. 질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이다. 높은 차체에 걸맞게 넓게 키워놓은 펜더 덕분에 안정적으로 보인다. 전동으로 열리는 클램셸 방식의 트렁크 도어는 에어 서스펜션 높낮이 조절 기능과 함께 트렁크에 짐을 넣고 빼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이 체급에서 X7이 돋보이는 포인트다.

실내는 큰 변신을 이뤄냈다. 7시리즈에서 먼저 보았던 iD8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다. 보다 넓어진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커브드 형태로 달려 있다. 공조기 조작도 디스플레이 속으로 들어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단지 공조기 설정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iD8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복잡하다. 여러 메뉴가 여기저기 배치돼 오너라도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다. 무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고, 스마트폰의 네비게이션 화면을 계기판에도 띄울 수 있어 편하다. 장거리 시승 중에 여전히 운영체제가 불안정해 재부팅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B&W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출력과 음질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기어 노브는 최신 BMW 차량과 동일하게 손가락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보다 깔끔해 졌지만 기존 변속 레버가 기함 급에 더 어울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만큼 조그 다이얼 사용 빈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좀더 간소화해 수납 공간 등으로 활용했으면 어떨까 한다. 

시트는 대형 SUV에 걸맞게 상당히 편안하다.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조절이 가능해 여러 체형에 완벽하게 대응한다. 대형 SUV지만 코너링에서도 BMW답게 상당히 자세를 잘 잡아주면서도 편안해 인상적이었다. 

천장에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적용되어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달려 있어 밤에는 무척 화려하다. 

대형 SUV답게 2열은 넉넉하다. 전동으로 움직이는 2열 독립 시트가 적용돼 고급스럽고 편안하다. 단, 암 레스트가 짧아 팔을 걸쳐도 불편하다. 두 시트 간격이 좁아 3열로 이동하는 통로로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 5존 공조가 적용돼 2열에서도 독립 공조를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3열 공조도 따로 조절이 가능하다. 

사용 빈도는 떨어지겠지만 3열로 이동하기 위해선 2열을 접어야 한다. 문 뒤편에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전동식 시트는 3열을 타고 내릴 때는 가끔 답답할 수도 있겠다.

3열은 역시나 좁은 편이다. 키가 183cm인 기자가 1열과 2열에 탑승했을 경우 2열을 최대한 당겨야 어느 정도 레그룸이 확보된다. 그러나 D필러가 두꺼워 시야 확보는 그리 좋지 않다. 좁은 시야 때문에 때로는 후륜조향과 더불어 멀미가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대형 SUV 답게 중형 SUV 3열 공간보다는 확실히 넉넉하다. 서울에서 대전까 2,3시간은 무난히 갈 수준이다.

럭셔리 SUV 답게 3열까지 USB C타입 충전 단자, 공조 조절, 심지어 글라스 루프에 전동으로 움직이는 선셰이드가 적용돼 있다. 럭셔리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디테일까지 신경 쓴 티가 난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40i 모델이다.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기존대비 41마력, 토크는 9.1kg.m 정도 출력이 좋아져 381마력 55.1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초반 응답성이 상당히 좋다. 2.6톤에 가까운 거구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8초만에 도달한다.  

연비는 차량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준수하다. 도로 흐름에 맞춰 시내를 주행해도 10km/L가 무난히 나온다. 고속 항속 주행을 할 경우 13km/L까지 볼 수 있었다. 이전에 시승한 M340i 투어링과 비교했을 때 연비가 2~3km/L  좋게 나온다. 720kg가 더 무거운 공차 중량을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다.

에어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차고조절도 가능해 상당히 편리하다.

주행 감은 대형 SUV에 걸맞게 부드럽지만 날렵함도 숨겨 놓았다. 에어 서스펜션의 변동폭이 커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스포츠 모드에선 BMW다운 핸들링 머신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실시간 노면에 대응하는 이그제큐티브 드리이브 프로가 적용돼 차량이 대각선으로 과속방지턱을 넘는 상황에서도 차체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롤도 상당히 억제해준다.

후륜조향 기능이 적용된 덕분에 휠 베이스가 3.1미터를 넘는 거구를 상당히 날렵하게 움직여준다. 좁은 공간에서 주차 또는 유턴을 할 때도 마치 X3를 모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뿐하다. 고속에서는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보다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ADAS는 상당히 훌륭하다. 시내와 막히는 길에서도 여러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또한 터치 타입 스티어링 휠이라 편안함이 극대화 된다. 그러나 정차 후 재출발 시 앞차와의 간격을 너무 넓게 유지해 조금 답답했다. 

새롭게 바뀐 X7 40i는 1억 4580만원부터 시작한다. 수입 대형 SUV 중에서는 벤츠 GLS와 경쟁하지만 40i만큼은 대체제가 없다. 가족을 생각하는 패밀리 SUV로, 아빠차로도 손색이 없는 게 X7의 압도적 위용이다.

 

한 줄 평

장점: 에어서스펜션이 7시리즈의 편안함, 5시리즈 같은 경쾌함을 제대로 해결해준다.

단점: 여전히 헤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복잡한 운영체제

 

BMW X7 xDrive 40i

엔진

L6 3.0 가솔린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변속기

8단변속기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5180mm

전폭

1990mm

전고

1835mm

축거

3105mm

공차중량

2575kg

최대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5.1kg.m

복합연비

7.8km/L

시승차 가격

1 48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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