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페라리 푸로산게..그들이 만들면 4도어도 슈퍼카가 된다
[최초시승] 페라리 푸로산게..그들이 만들면 4도어도 슈퍼카가 된다
  • 김태현
  • 승인 2023.10.12 08:00
  • 조회수 9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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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최초의 4도어, 4인승... 수 많은 최초의 수식어를 달고있는 푸로산게는 지금까지 페라리에서 보기 어려웠던 프로포션을 갖췄다. 페라리에서는 이 차를 FUV(Ferrari Utility Vehicle)라고 표기한다.

 

세세히 살펴보면 지금까지 탄생한 스포츠카 브랜드의 가지치기 모델과는 결이 다른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포르쉐 카이엔과 람보르기니 우르스는 폭스바겐 투아렉의 플랫폼을 개량해 만든 것이지만 푸로산게는 페라리 FR쿠페 로마 GT의 플랫폼을 개량해 사용했다.

 

즉 푸로산게는 기존 플랫폼 기반이 아닌 스포츠카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것이라는 얘기다. 프론트 미드쉽으로 배치된 6.5L V12 엔진이나 뒷차축에 붙어있는 트랜스미션이 이를 증명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형적인 롱노즈 숏테크 GT 디자인에 가깝다. 특유의 높은 바디가 느껴지지만 풍만한 곡선과 22인치, 23인치에 달하는 대형 휠 덕분에 둔해 보이지 않는다. "철판을 어떻게 가공해 이런 자태가 나왔을까"하는 궁금증이 들 정도로 육감적인 바디라인을 가졌다.

 

전기차와 친환경, 경제성이 중요한 시대의 흐름에서 역주행하는 6.5L V12 엔진을 달았다. 어지간한 패밀리카 휠만한 브레이크 디스크는 노란색 캘리퍼에 감싸져 있다. 서류상에 적힌 숫자를 읽어 내려가다보면 괴물같은 슈퍼카가 연상된다. 물론 이차는 페라리에서 만든 고성능 모델이다. 그럼에도 이질적인 느낌이 여전히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푸로산게 전면은 요즘 자주 채용하는 컴포지트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주간 주행등이 일자로 이루어져 있고 눈으로 인식되는 공기흡입구가 ‘ㄷ’자 모양이다. 헤드램프는 범퍼 하단으로 존재감을 숨겼다. 플라스틱 바디클래딩을 둘렀지만 카본 트림으로 변경하는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슈퍼카에 가까운 감성이다.

실내는 페라리 로마에도 적용한 듀얼 콕핏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중앙에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로마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콕핏의 크기를 늘리고 조수석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운전석과 같은 수준으로 크기를 키워 차별화 했다.

 

뒷좌석은 여타 쇼퍼드리븐 세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독립적인 각도, 포지션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헤드룸은 182cm인 기자가 앉기에 타이트한 편이다. 럭셔리와 컴포트 성격을 강조하는 차량이다 보니 부메스터 오디오 시스템도 적용됐다.

뒷좌석 탑승자가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게끔 롤스로이스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치 도어를 채용한 것도 특징이다. 버킷타입의 시트는 몸을 잘 지지해주지만 마사지, 열선 기능을 포함한 럭셔리한 부가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다른 페라리들과 달리 시트포지션이 조금 높은 편이다. 뒷좌석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푸로산게는 전모델 4인승이다.

 

트렁크 용량은 페라리 모델 중에서 가장 크지만 아쉽게도 골프 캐디백 하나도 제대로 싣기 어려운 수준이다.

스티어링휠 중앙에 위치한 터치 버튼을 길게 누르자 725마력에 73kgfm 토크를 내는 6.5L V12 엔진이 깨어난다. 플래그쉽 FR 슈퍼카 812 슈퍼패스트에 장착된 F140IA 엔진을 개선해 장착했다.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네바퀴를 굴린다.

 

사륜구동 시스템도 상당히 독특하다. 대부분의 AWD 차량이 조금이라도 전륜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것과 달리 PTU 시스템을 도입해 5단이상으로 변속되면 작동이 해제된다. 즉 고속에서는 후륜구동에 가까워진다.

 

725마력을 도로에 온전히 쏟아 부어보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3초, 200Km/h 까지는 10.6초로 화끈한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차의 대중화로 더 이상 놀랍지 않은 가속력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200km/h에 근접해도 넘치는 파워는 인상적이였다. 최고속도는 310km/h다.

이날 시승한 푸로산게의 가장 큰 특징은 페라리 최초로 액티브 서스펜션을 장착한 차량이라는 것. 레이스용 코일오버 서스펜션처럼 생겼지만 차고 조절을 위한 에어컵이 마운트에 장착되어 있다. 감쇄력을 조절하는 엑츄에이터도 달려있다. 이 엑츄에이터는 48V로 전기로 작동하며 빠른 속도로 순간적인 댐핑값을 조절한다.

 

액티브 서스펜션은 노면데이터를 빠르게 읽어 들여 실시간으로 댐핑값을 수시로 변화시킨다. 이 덕에 노면이 불규칙한 상황에서도 매끄럽게 가속을 이어갈 수 있다. 높은 출력이지만 노면 대응력이 상당히 높아 거칠게 몰아붙여도 자신감이 계속해서 생겼다.

 

핸들의 락투락(lock to lock)이 상당이 짧아 고속에서 급한 코너를 들어가더라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바퀴 반 정도 돌리면 끝이다. 후륜조향을 더해 회전반경이 크게 줄어 좁은 코너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운전이 가능했다. 즉 큰 덩치지만 도심에서 운전하기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전장 4973mm에 전폭 2028mm의 큰 덩치를 가졌지만 운전하는 감각은 준중형차에 가깝다. 그만큼 큰 덩치가 날렵하고 경쾌하게 움직인다. 2톤이 넘는 무게를 액티브 서스펜션이 최대한 억제한다. 때문에 특유의 롤이 적은편이며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운전감각이 돋보인다.

 

물론 물리법칙을 완전히 거스를수는 없는 거동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믿음직하게 크고 강력하지만 고속에서의 제동시에 무거운 무게가 그제서야 실감이 된다. 물론 동급 차종에 비하면 말도 안될 정도로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돌지만 말이다.

 

1947년 엔초 페라리가 창업을 하면서 페라리는 레이싱에에 나갈 돈을 벌기 위해 경주차를 생산했다. 현재의 페라리는 앞으로 비전을 위한 확실한 수익성 모델을 제대로 만들어냈다. 5억5천만원대부터 가격이 시작하지만 지금 계약해도 수 년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공개 초기 정통성을 깼다고 평가받던 푸로산게는 형태가 변해도 페라리 그 자체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 형태에 걸맞는 컴포트한 주행감각과 럭셔리한 실내도 돋보인다.

 

현재 여러 스포츠카 브랜들들이 스포츠카 이외의 물건을 만들어 엄청난 수익을 챙겼지만 페라리는 조금 다르다. 이런 유행을 따른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기술이 완성되었을 시점에 푸로산게를 출시했다는 것이다. 포르쉐 카이엔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흐려 놓았다는 비판도 일부 나온다. 페라리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기술력을 실현할 단계에서 새로운 차종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른 셈이다. 페라리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역작이 바로 푸로산게다. 

 

한 줄 평

 

장점 : 모든 면에서 페라리! 최고의 유산 자연흡기 V12엔진

 

단점 : 탑승하면 당황스러운 좁은 실내

 

용인=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페라리 푸로산게

 

엔진

V12 6.5L

변속기

8단 DCT

구동방식

FR 기반 AWD

전장

4973mm

전폭

2028mm

전고

1589mm

축거

3018mm

공차중량

2033kg

최대출력

725마력

최대토크

73kg.m

시승차 가격

5억 5700만원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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