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럭셔리 내장에 최상의 승차감,연비..렉서스 RX450h+
[시승기] 럭셔리 내장에 최상의 승차감,연비..렉서스 RX450h+
  • 김태현
  • 승인 2024.03.27 08:00
  • 조회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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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렉서스는 한국을 포함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설정하고 있다. 렉서스는 작년 1~10월 미국에서 제네시스 3만여대 대비 4배 이상 많은 14만9413대를 판매했다. 렉서스는 특유의 정숙성에 높은 연료 효율성까지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렉서스 RX는 렉서스의 준대형 SUV 라인업으로 북미에서 가장 볼륨이 큰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GV80,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E, 아우디 Q7 등과 경쟁한다. 렉서스 세단 ES, 중형 SUV NX와 더불어 판매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볼륨 모델로 한국에 판매하는 RX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시승에 앞서 1억원 가격표가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아무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다지만 벤츠,BMW 동급 모델과 가격이 엇비슷해졌다는 것이 다는 점은 걸림돌로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납득이 가능할지 궁금증을 안고 시승에 올랐다.

신형 RX는 전작의 날카로운 렉서스 특유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비율로 수정을 거쳤다. 그릴 일부를 차체색상과 같이하면서 독특한 이미지를 구현해 냈다. 스핀들 그릴의 거대한 존재감을 최대한 옅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헤드램프는 L자 DRL을 기반으로 정갈하게 다듬었다. AHS 시스템이 적용되어 야간주행시 필요한 부분만 상향등을 비춰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이다보니 프론트 오버행이 꽤나 긴 편이다. 거기다 툭 튀어나온 프론트 그릴 상단이 눈길을 끈다. C필러쪽에서 매끄럽게 떨어져 내려오는 DLO와 휘몰아치는 캐릭터 라인은 풍만한 볼륨감과 역동적인 감각을 더한다.

후면에는 최신 트렌드에 따라 한줄로 이은 테일램프가 장착됐다. 렉서스 엠블럼은 정갈한 레터링으로 대체됐다. 양 끝 리플렉터 부분에는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L자 패턴이 적용됐다. 럭셔리 브랜드답게 디테일이 훌륭하다. 다만 LED 램프의 밝기가 균일하지 않고 좌우 끝단에서 작게 켜진다는 렉서스 특유의 브레이크 등이 아쉽게 다가온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외관이 다소 과격했다면 실내는 점잖다. 촉감이 부드러운 패브릭과 고급스러운 가죽을 적절히 분배한 인테리어는 랩 어라운드 디자인을 적용해 탑승객을 포근하게 감싸는 안락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은은하게 켜지는 엠비언트 라이트도 간접식이라 고급스럽다.

 

먼저 운전석에 앉으면 거대한 센터 디스플레이에 압도된다. 버튼을 최소화하고 커다란 태블릿을 하나로 붙여 놓은 듯하다.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상·하로 나눴다. 상단은 내비게이션, 하단은 공조장치 조작부다.

공조기를 터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하면 운전중 조작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RX는 터치 버튼을 키우는 방법으로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했다. 디스플레이를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어놓은 점도 불편을 줄이는 데 충분했다.

 

내비게이션은 국내 토요타 렉서스 모델의 경우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개량해 사용하고 있는데 길안내 기능은 우수하지만 실내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 올드한 UI 디자인이 단점이다. 게다가 큰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음에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UI 디자인이 단조롭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계기판은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요즘 트렌드와 딴판이다. 비교적 작은 컬러 디스플레이에 전통적인 인디케이터를 합쳤다. 작은 디스플레이에 운전에 필요한 정보만 뽑아 제공한다. 큰 화면을 낭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간결해 좋아보인다. 또 인디케이터를 별도로 마련한 덕에 디지털 계기판이 고장일 때도 경고등을 확실히 켜줄 수 있다.

 

작은 디지털 계기판이 좋았던 또다른 이유는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통상적으로 계기판에 담기는 정보를 HUD에 담았다. 이에 따라 계기판에 시선이 가는 경우가 드물어진다. ADAS의 차간 거리 설정 그래픽도 HUD에 담긴다. 시선은 언제나 도로를 향하고 있어 안전운전에 유리하다.

최신 토요타 계열 차량처럼 스티어링 휠 버튼도 여타 차종과 달리 별도의 디자인을 넣지 않았다. 버튼에 손가락을 올리면 HUD에 해당 버튼 기능이 나타난다. 처음엔 당황할 수 있지만 금세 익숙해져 편리하다.

2열 공간은 준대형 SUV답게 안락하다. 키 182cm의 기자를 기준으로 무릎 공간과 헤드룸은 각각 주먹 1개 이상 들어간다. 전륜구동 플랫폼 기반에 후륜은 전기모터로 구동해 센터 터널도 낮아 평평하다.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등받이 리클라이닝도 지원해 성인 3명이 앉고도 중·장거리를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다.

문을 열고 나설 때는 전동식 도어래치가 달려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개방이 가능하다. 버튼을 누르면 잠금이 해제되는 식이며 반대로 당기면 물리적인 와이어가 연결돼 도어를 열 수 있다. 차량 사고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세이프 기능까지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서도 똑똑하게 담았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2열이 전동으로 접히고 펴진다. 순정으로 러기지스크린을 제공하며 용도에 따라 다양한 위치에 거치할 수도 있어 공간 활용성이 좋다. 다만 2열 시트 아래 배터리 탑재로 인해 완벽한 평탄화는 이루지 못했다.

차의 전원을 켜면 어떠한 기계적인 사운드도 들리지 않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 배터리 용량이 넉넉하면 시동도 거의 켜지지 않는다. 18.1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50km 정도는 배터리만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최대 100Km에 가까운 주행거리를 가지는 독일산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아쉽지만 전기 모터만으로도 일상적인 대부분의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RX450h+는 2.5L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더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309마력에 달한다. 변속기는 PSD를 기반으로한 E-CVT가 달려있다. 오랜 시간 사용해 온 파워트레인에 플러그인 시스템을 탑재하다보니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아쉬움이 없다.

공차중량이 2.2톤에 달해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토요타 RAV4 PHEV보다는 가속감이 덜한 편이지만 렉서스 특유의 안락함은 일품이다. 회생제동도 자연스럽고 이질적이지 않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어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탄탄하게 세팅할 수 있다. 스포츠모드로 단단히 조이면 어느 정도의 롤이 발생하면서도 안정적인 트랙션을 보여준다.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자잘한 노면 요철을 기분 좋게 걸러준다. 안락함에 있어서는 에어 서스펜션에 필적할 정도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돌아가지만 너무 민감하거나 둔하지 않다. 일관적으로 반응하며 기존 4세대 모델에 비하면 조금 더 날카로운 감각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스포티함보다는 운전하기 편한 감각이 지배적이다.

 

21인치에 달하는 대형 휠에 트레드의 폭은 235mm로 덩치에 비해서는 좁은 편이다. 브릿지스톤의 알렌자 스포트 AS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는 사계절 타이어다. 한마디로 주행성능보다는 안락함과 연료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야기다. 좁은 단면폭 덕분에 큰 덩치를 날렵하게 이끌어 나가지만 독특한 타이어 사이즈 탓에 교체시 번거로움이 수반될 수도 있겠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RX450h+는 전체적으로 15~16km/L대의 만족스런 연비를 보여줬다. 특히 배터리를 가득 채우면 시내 구간에서 전기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 높은 품질과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 에어 서스펜션 못지 않은 좋은 승차감은 독일 경쟁 모델과 다른 확실한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하다.

 

준대형 SUV 시장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경쟁 모델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전기차를 고려하지만 여러가지 단점이 우선적으로 보인다면 RX450h+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고민할 필요 없이 계약을 서두를 만한 차량이다.

 

 

한 줄 평

 

장점 : 안락한 승차감과 럭셔리에 걸맞는 실내 품질, 수준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단점 : 1억원대의 경쟁자를 압도할 뾰족한 매력이 부족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렉서스 RX450h+ Luxury

 

엔진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변속기

e-CVT

구동방식

AWD

전장

4890mm

전폭

1920mm

전고

1695mm

축거

2850mm

공차중량

2180kg

시스템 합산 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23.1kg.m

복합연비

14.0km/L

시승차 가격

1억 99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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