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을 시작한 EQ900이 하루 만에 4342대를 돌파
1억원 훌쩍 넘는 고가 대형 세단 S클래스 독주BMW 7시리즈 이어 내달 EQ900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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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것은 2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EQ900이 하루 만에 4342대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2009년 2월 에쿠스가 첫 날 기록한 1180대보다 네 배나 많다. 이것저것 옵션을 더하면 1억원을 훌쩍 넘어 역대 국산차로는 최고가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데다 특수층을 타깃으로 하는 대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지금까지 이런 고급 대형 세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이끌어 왔다. 이 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는 모두 8964대가 팔렸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 데뷔한 S클래스의 최고급 모델인 마이바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억 원이 넘는 차가 출시 이후 매달 100대가 넘게 팔려 올해 누적 판매량이 1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국산차 최고가이자 대형 세단인 현대차 에쿠스는 1~10월 4412대가 팔렸다. 딱 S클래스의 반 토막 수준이다. 현대차가 에쿠스 후속인 제네시스 EQ900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EQ900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벤츠 S클래스를 잡고 다시 대형 세단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수입 고가 대형 세단의 또다른 강자인 BMW 신형 7시리즈 역시 소비자의 관심이 큰 모델이다. 11월 본격 판매를 시작한 이 차는 초기 계약 대수가 1000대에 이르는 등 반응이 좋다.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보면 S클래스의 독주다.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가 고급차 구매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판매대수로 따지면 S클래스가 선두를 달리고 BMW 7시리즈와 아우디 A8이 S클래스를 뛰어 넘기 위해 도전하는 양상이다. 1~10월 사이에 7시리즈 판매량은 1425대에 그쳤다. 9000대 가까이 팔린 S클래스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7시리즈는 신형 출시로 반전을 노린다. A8은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기는 했지만 출시한지 6년차에 접어들어 반응이 시들하다. 국산 대형 세단은 수입차에 밀려 위축됐지만 최근 현대차가 반격에 나섰다.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를 론칭해 수입차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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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리즈가 내세우는 첨단기술 중 하나는 제스처 컨트롤이다. 1열 천장에 위치한 3D 센서가 센터콘솔 부근 운전자의 손동작을 감지하는 원리로 차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원을 그리면 오디오 볼륨이 커지고, 반대로 돌리면 낮아지는 식이다. 전화를 받거나 거부하는 일, 주차 카메라 방향 조절, 내비게이션에 집주소를 띄우거나 스크린을 끄는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원하는 기능을 특정 제스처로 설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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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컨트롤 파킹은 반자동 주차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디스플레이 키를 조절해 차를 차고에 넣고 뺄 수 있다. 운전자가 내리기 힘든 좁은 공간에 차를 주차할 때 유용하다. 차 바깥에서 차를 조정하기 때문에 직접 차 안에서 차를 움직이는 것보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국내에는 내년부터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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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에는 터치커맨드라고 불리는 태블릿이 달려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7인치 갤럭시탭으로 7시리즈에 최적화한 제품이다.암레스트에 고정시켜 사용하거나 떼어서 손에 쥐고 쓸 수도 있다. 시트 위치·조명 색상·마사지 기능 등 차 안의 각종 편의 기능을 태블릿을 이용해 제어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기술은 눈에 띄는 BMW가 내세우는 수십 가지 첨단 기술 중 눈에 띄는 일부다. 파워트레인·성능·주행·퍼포먼스·승차감·편의·IT·커넥티비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거나 개선한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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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클래스가 시장을 대표하는 럭셔리 대형 세단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고급스러운 품질과 전통 때문만은 아니다. 세대를 달릴 할 때마다 따라 붙는 ‘기술 선도자’ 타이틀이 말해주듯, 시장을 이끄는 최첨단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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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대형 세단의 경쟁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기본은 자동차의 본질인 기술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차일수록 기술이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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